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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김우룡 등 방문진 이사들에 임명장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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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김우룡 등 방문진 이사들에 임명장 수여

"이들이 방문진 이사라니, 자존심 상한다"…시민사회·노조 반발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7일 오전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 등 새로 선임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8기 방문진 이사회는 다음주 초 첫 회의를 열어 이사장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임명장 수여에 앞서 "방문진 이사 임명이 이렇게 큰 관심을 모으게 된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면서 "이는 여러분들이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문진 임원 임기 중 일어날 방송·미디어의 변화와 개혁은 언론사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각각의 생각과 뜻은 다르나 MBC를 국민의 신뢰를 받는 방송으로 만들려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방문진 임원들 간 긴요한 협력과 협상을 통해 마음이 하나되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방문진 이사라니 자존심이 상할 지경"

그러나 이사 공모 단계에서부터 사전 내정 의혹, 밀실 추천 논란 등에 휩싸였던 것처럼 신임 방문진 이사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일부 방문진 이사들이 'MBC 민영화', '경영진 교체' 등을 공공연히 거론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 미디어행동 등 시민사회와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은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건물 앞에서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 방문진 이사 선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여당 측 방문진 이사들을 비판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문진의 여당 측 위원 6명은 하나같이 정치 편향, 이념 편향을 보이는 사람들"이라며 "이는 MBC 노동조합을 손보는 것을 넘어 공영방송에 편향 이념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최상재 위원장은 "이들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논리를 전파하기 위한 홍위병에 불과할 뿐 방송에 대한 어떤 철학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부적격 인사가 이사로 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민주주의와 공영방송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공영방송의 최대 주주인 MBC 이사로 선임된 이들을 보니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수준 이하"라며 각 이사들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방문진 이사장 사전 내정설이 거론되고 있는 김우룡 교수를 두고 "어떠한 학술적 이력이 있는가. 단지 관변단체에서 한자리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 부끄러운 이력밖에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최홍재 공정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에 대해선 "그의 변절과 전향에는 왈가왈부 하지 않겠지만 이런 이사를 우리 공영방송 이사로 받아야 하나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간신배들이 권력의 부스러기를 먹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세상이다. 간신배를 몰아내는데 사력을 다하겠다"면서 "앞으로 방문진과의 싸움에 목숨을 걸겠다. 오늘 방문진 이사에 이름을 올린 이들을 역사의 간신배, 시대의 간신배로 새겨 놓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명수 언론노조 헤럴드미디어 지부장은 "조·중·동과 같은 거대 신문들이 일방적인 보도를 내놓는데도 국민들이 균형을 갖고 있는 것은 MBC와 같은 방송이 다른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라며 "방문진이 뉴라이트 인사로 바뀌고 MBC가 장악된다면 한국 언론의 미래는 갑갑할 뿐"이라고 우려했다.

▲ 7일 방통위 앞에서 열린 일방적 방문진 이사 선임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프레시안

"헌법적 가치를 파괴할 것인가"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방송의 다원주의, 독립, 자유는 미디어의 기초이고 엄연한 헌법적 가치"라며 "이번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 방문진 이사의 다수는 헌법적 가치와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오히려 헌법적 가치 파괴를 위한 이사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극우 편향'은 '다원성'과는 거리가 멀고, 이명박 정권과의 유착은 '독립성'을 지켜낼 수 없게 한다. 또 <PD수첩>에 관여하려는 생각은 '자유'를 짓밟는 것"이라며 "이러한 이사들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국회나 이명박 정부 곳곳에 뉴라이트 세력이 암세포처럼 침투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신우익, '뉴라이트'가 아니라 새 어둠, '뉴 나이트'"라며 "지금의 어둠이 길고 짙을지 모르나 새벽은 이길 수 없다.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MBC 방문진 이사를 맡았던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위원장 선임만 해도 첫 회의에서 위원간의 호선으로 결정되어야 하는데 이미 결정돼 있지 않느냐"면서 "'낙하산' 외에 원칙도 논리도 아무것도 없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방문진이 해체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방통위는 선임 과정에서도 구체적인 기준을 밝히지 않았고 단지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했다. 선임된 이사들의 면면도 방송에 대한 철학이나 전문성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것일 뿐"이라며 "게다가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가. 단지 '한줌'도 안되는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임명장을 받기 위해 기자회견장을 지나치던 김우룡 한양대 석좌교수와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프레시안

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방문진 정관에는 MBC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고 민주적이며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진흥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선언적 문구가 아니라 80년대 말 민주화 투쟁을 통해 쟁취한 값진 역사적 산물"이라며 "방문진은 MBC 공영성 수호 및 강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기구여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공영방송 MBC를 정권의 주구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천명한다"면서 "이명박 정권이 몇몇 하수인을 방문진에 투입하는 것으로 공영방송 MBC를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이는 완전한 오판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새로 선임된 이사진은 고진(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 김광동(현 나라정책연구원장), 김우룡(현 한양대 석좌교수), 남찬순(현 고려대 초빙교수), 문재완(현 한국외대 법과대학 부교수), 정상모(전 MBC 통일방송연구소 전문위원), 차기환(현 우정합동법률사무소 공동대표 변호사), 최홍재(현 <시대정신> 이사), 한상혁(현 법무법인 정인 변호사) 등 9명이다. 감사에는 김영 부경대 평생교육원 명예원장(전 부산MBC 사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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