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구본홍 사장 사퇴 이후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고 있는 배석규 전무가 5일 실국장들에게 보직 사퇴서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YTN 안팎에서는 배석규 대표가 자신의 '대행 체제'를 거쳐 '정식 사장 눌러앉기'를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무성한 상황. 게다가 배 대표가 보도국의 선거로 뽑힌 보도국장도 보직 사퇴서 요구 대상에 포함시켜 YTN노동조합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표이사 '대행'이 "회사 기강 바로잡겠다"?
YTN은 이날 배 대표가 첫 실국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새로운 체제 정립을 위해 보직 사퇴서를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오랜 노사 분규 과정에서 회사의 기강이 상당 부분 무너져 내리는 안타까운 상황에 와 있다"면서 "간부들이 무너진 기강을 바로잡지 못하면 회사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어떤 상황이 생길지 알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그는 이날 회의에서 "원칙과 소신을 갖고 회사가 흔들리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며 '적극적인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민영화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 조직원 대다수의 뜻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회사 생존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YTN 노조 "보도국장 사퇴서 요구…보도국 장악 시도" 반발
그러나 이날 배 전무의 '사퇴서 요구'는 YTN 노동조합에 '보도국 접수 기도'로 받아들여지면서 반발을 부르고 있다. YTN 노동조합은 이날 낸 성명에서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 하나는 조직을 장악하고 간부들을 자신 앞에 줄 세우겠다는 의도와 다른 하나는 보도국장 교체 또는 보도국 장악"이라고 비판했다.
YTN 노조는 "일반적인 보직 간부의 경우 보직 사퇴서 제출은 인사권자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바꾸고 싶으면 인사권을 행사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보도국원들의 선거를 거치며 임기가 보장되는 보도국장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보도국장을 언제라도 바꿀 수 있는 근거를 손에 쥐는 것이며, 지위가 불안해진 보도국장을 통해 보도국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다"면서 "YTN의 보도를 장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본홍 씨가 사실상 경질된 마당에, 외압을 행사한 쪽에서 보면 보도국장인들 눈에 거슬리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배석규 대표에 대해 "마치 사장이나 된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 YTN에 필요한 것은 후임 사장이 투명한 절차를 통해 조속히 선임되는 것이지 직무대행의 적극적 경영이 아니다"라며 " 이런 상황에서 사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았다면, 사장 자리에 욕심이 없으며 추후 사장 공모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부터 분명히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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