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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영화학교가 문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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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올 가을 영화학교가 문 엽니다

교장에 한창호 선생, 9월부터 강의

인문학을 배우고 즐기려는 사람들의 문화공동체인 인문학습원에 올 가을 <영화학교>가 개교합니다. 여러분의 삶에 깊이와 색채를 더하는 영화학 강의에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영화학교 교장선생님은 한창호 선생(영화평론가)입니다. 그는 <중앙일보> 기자를 거쳐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에서 학위(라우레아)를 받았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출강하며 <씨네21>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영화평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 ⓒ프레시안

한창호 교장선생님은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이야기합니다.
어떤 영화는 1천만 관객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영화를 좋아하는 문화를 가진 것처럼 해석해도 될 듯합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영화가 급격하게 산업화되다 보니, 취향도 닮아간다는 점입니다. 생산자는 잘 팔릴만한 비슷한 것들을 찍어내고, 소비자는 또 그런 익숙한 영화들을 선호합니다. '영화 문화'에도 표준화의 규칙이 지나치게 작동하고 있는 겁니다.

이러다보니 우리는 만날 할리우드 영화 아니면, 할리우드 흉내 낸 충무로 영화에 길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영화들이 개봉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그곳으로 쏠려가는 것이지요.

문화는 본능적으로 동일한 것을 거부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영화 문화는 과연 문화의 테두리 속에 넣을 수 있을까요?
<영화학교>에서의 만남을 통해 영화를 즐기는 다양한 감각을 (되)찾아내고 발전시켜 봅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즐기려면 일정한 문학 공부가 필요하듯,
자신의 영화 감각을 발전시키는 데도 어느 정도의 영화 공부가 필요합니다.
영화 보기의 스펙트럼도 넓혀야겠지요.

우리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다양한 그대로 되돌려 놓는 데 <영화학교>는 소금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영화문화가 '문화'라고 이름 붙여도 부끄럽지 않을 개성 있는 색깔을 가졌으면 합니다.

<영화학교>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봅시다.


이번 강의는 모두 8강으로,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영화와 미술의 만남
- 영화는 미술을 어떻게 이용하는가?

영화는 탄생의 순간부터 미술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영화와 미술은 모두 시각예술이고, 후배격인 영화는 선배의 역할을 당연히 참조하는 것이지요.

영화의 탄생은 1895년 뤼미에르 형제의 작품부터라고 정의합니다.

프랑스의 이 형제들은 기차가 역에 들어오는 모습, 배가 바다 위를 지나가는 모습 등을 다큐멘터리처럼 찍었습니다. 이게 영화의 출발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들은 바로 당대의 인상주의 화가들이 화폭에 많이 표현한 이미지들을 닮았던 것이지요.

이를테면 모네의 <생 라자르 역>(1877)에 기차가 들어오는 장면, 또는 마네의 <보트타기>(1874)에 그려진 물과 배의 모습들이 스크린으로 옮겨온 듯한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영화가 의식적이든 혹은 무의식적이든 출발부터 미술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에 영화는 이렇게 미술을 간접적으로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발전해가며,
스크린을 캔버스처럼 이용하는 영화감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그림에서 이야기의 테마를 빌리기도 하고,더욱 구체적으로는 그림처럼 화면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스크린은 한 순간 명화를 옮겨 놓은 듯한 거대한 캔버스가 되는 겁니다.

영화와 미술이 모두 발전했던 유럽에서,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이런 현상들이 뚜렷하게 나타났지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장-뤽 고다르, 에릭 로메르, 자크 리베트 같은 프랑스 감독들, 그리고 루키노 비스콘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같은 이탈리아 감독들이 대표적입니다.

이제는 이런 현상이 유럽에 한정돼 있지 않고 세계의 모든 영화계에서 발견됩니다.
미국은 말 할 것도 없고, 우리 영화도 미술적인 효과를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지요.

예를 들어, 그림들을 자주 인용하고, 또 칼라의 상징을 잘 이용하고 있는 김기덕의 영화들, 조선시대의 사물들을 세세하게 표현한 이재용의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2003), 그리고 바로크적인 세트 효과가 돋보이는 박찬욱의 <올드 보이>(2003),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2003) 등 2003년을 전후하여 미술적 효과를 의도적으로 노리고 만든 작품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영화와 미술의 태생적인 친화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번의 강좌는 미술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노린 작품들을 주로 다루겠습니다.

그래서 넓은 의미의 '미술' 보다는 범위를 좁혀 구체적으로 '그림'이 어떻게 영화제작에 참조가 됐는지를 주로 보겠습니다.

한 순간 스크린이 캔버스로 변화는 순간에 더욱 주목하겠다는 겁니다.

그럼으로써 영화와 미술의 친화력을 더욱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느끼도록 하는 게 이번 강좌의 목표입니다.

제1강[9월 10일] 독일 표현주의 영화와 미술: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미술이 영화제작 요소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될 때가 1920년대 독일 표현주의 영화들이 나올 때입니다. 대표작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을 통해, 영화제작요소로서의 미술의 역할을 살펴보고, 또 표현주의 미술의 심리 묘사가 어떻게 영화적으로 옮겨졌는지 보겠습니다.

제2강[9월24일] 바로크 정물화: <쓰리 타임즈>

정지된 생명을 그리는 것이 정물화입니다. '생명이 정지됐다'는 역설 속에는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도 있고, 동시에 생명은 곧 끝날 것이라는 회한도 들어 있지요. 생명과 죽음의 역설적인 만남을 긴장되게 그리고 있는 허우샤오시엔의 <쓰리 타임즈>를 통해 영화와 정물의 특성을 비교하겠습니다.

제3강[10월 8일] 바로크 장르화: <밤과 낮>

일상의 아주 무의미해 보이는 일들을 그린 작품들을 장르화라고 부릅니다. 주로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여성들이 청소하고 부엌 일 하는 것 등, 말 그대로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이 조용하게 화폭에 표현돼 있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의미가 없을 것 같은 지극히 평범한 일들을 모아 커다란 이야기를 직조해낸 작품이 홍상수의 <밤과 낮>입니다. 장르화와 같은 일종의 일상예찬인 것입니다.

제4강[10월 22일] 바로크의 빛과 어둠: 누아르 필름

서양미술에서 빛의 아름다움이 발견된 시기는 바로크입니다. 캔버스는 어둠 속에 묻혀 있고, 한 줄기 빛이 그 어둠을 가르는 그림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카라바지오, 렘브란트 등의 작품을 떠올려 보세요. 명암의 극적인 대조가 미학의 열쇠 역할을 하는데, 스크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누아르라고 부르는 영화들입니다. 스크린은 늘 어둠에 덮여 있으며, 가느다란 빛이 긴장감을 불어 일으키지요. 오손 웰스의 <악의 손길> 등 대표적인 누아르 작품들을 통해, 빛과 어둠이 충돌하는 긴장된 순간들을 보겠습니다.

제5강[11월 12일] 고전주의 풍경화: <로맨스>

풍경은 또 다른 심리의 표현입니다. 등장인물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캐릭터는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셈이지요. 하급 장르로 인식되던 풍경화가, 최고로 사랑받는 장르로 발전하던 시기가 17세기입니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화를 스크린 위에 무심하게 옮겨놓은 듯한 작품이 에릭 로메르의 <로맨스>입니다. 풍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겠습니다.

제6강[11월 26일] 19세기 프랑스 미술과 뮤지컬: <파리의 미국인>

자유, 그리고 예술의 낙원처럼 비치던 19세기 후반의 파리. 여기에 대한 서양인들의 동경은 지금도 여전하지요. 미술사적으로 본다면,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그리고 세기말의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올 때입니다. 19세기 말의 프랑스 화단의 작품들을 뮤지컬의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 빈센트 미넬리의 <파리의 미국인>입니다. 뮤지컬과 그림이 유쾌하게 만나는 순간을 확인할 것입니다.

제7강[12월 10일] 누드화와 영화: <누드모델> <강박관념>

누드화는 여성의 아름다운 몸을 그린 것이지요. 르네상스 때 보티첼리가 비너스를 그린다는 핑계로 여성의 벗은 몸을 그린 이후로 본격화된 장르입니다. 이때부터 여성의 몸이 전시의 대상이 됩니다. 남성은 바라보고, 여성은 바라보이는, 남녀성차에 따른 차별적인 위치가 드러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누드화의 관습을 뒤틀어, 남녀의 차별적인 위치의 의미를 인식하게 하는 작품이 비스콘티의 <강박관념>입니다. 그리고 여성 몸의 아름다움 자체가 찬양돼 있는 <누드모델>도 함께 보겠습니다.

제8강[12월 24일] 비스콘티의 <베니스에서의 죽음> 읽기

7번의 강의를 종합하는 시간입니다. 영화 속에 미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작품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비스콘티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보겠습니다. 특히 인상주의의 빛나는 순간들이 스크린 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표현돼 있습니다. 영화가 어떻게 미술의 효과를 종합해내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강의 장소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문학습원 서울강의실이며, 강의 접수와 안내, 문의는 huschool.com 또는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으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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