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는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출정식 및 파업 집회를 열 예정이며 오후 7시부터 언론노조 조합원들과 시민·학생들이 함께하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문화제 이후에는 밤샘 농성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용산과 쌍용차만큼 싸울 수 없는 것이 우리의 부끄러움"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 본사 1층 민주의 터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근행 MBC 노조 본부장은 "폭염에 조합원을 끌고 나가 싸움을 해야하는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사람이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다면 사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우리뿐 아니라 정권이 바뀌고 나서 병원에 시신 안치해놓고 그 시신 들고 청와대로 가겠다는 가족의 절규가 있다. 쌍용자동차에서는 조합원이 죽고 아내가 죽었다. 어린아이가 있던 아내가 죽었다. 다 절규한다. 솔직히 우리는 그렇게 싸울 수 없다. 다르지 않나. 그것이 바로 우리의 부끄러움이다. 우리가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대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그것은 남은 싸움 방심하지 말고 힘들어도 나서 싸우는 것이다."
그는 "평상시라면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면 되고 권력과 사회 부조리 감시하고 억눌린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면 된다. 그러나 마이크, 카메라, 편집기를 놓고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더 큰 희망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4박 5일의 싸움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불퇴전의 각오로 싸워나가자"고 했다.
그는 "이기느냐 지느냐를 따져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1, 2차 파업에 작은 성과를 이뤘으나 3차 파업에서 지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패배를 하게 될 것이고 가장 뼈아픈 후회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 싸움의 성패와 관계 없이 이시대 방송, 언론으로서 시대를 호흡하고 후회하지 않을 기억들이 각자의 머릿속에 남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방송 노동조합이 21일 서울 여의도 MBC 본부 1층 로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뉴시스 |
"한나라당이 언론장악 포기할 때까지"
MBC 노조는 이날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권은 수십 년간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쌓아온 소중한 민주주의를 단 1년여 만에 20년 전으로 돌려놓고 말았다"며 "MBC에 낙하산 인사를 보내거나, 경영진을 길들여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을 막아내겠다는 그 검은 속내를 국민들은 이미 읽고 있다. 우리는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을 포기하고 언론장악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그 순간까지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YTN 노조도 이날 11시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층 로비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YTN 노조는 결의문에서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밀어붙이는 속내는 조·중·동과 재벌에게 방송 뉴스를 선물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단순히 방송사 한두 곳을 장악하는 것을 넘어서, 전체 언론을 손에 쥐고 국민의 눈과 귀를 틀어막아 대한민국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량 해직과 체포 등 온갖 핍박과 협박에도 불구하고 단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불의에 맞서왔던 YTN 조합원들도 최후의 일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는 분명 2009년 여름을 벼랑 끝 위기에 몰린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YTN을 지켜낸 해로 기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SBS 노조도 이날 서울 목동 SBS 사옥 1층 로비에서 조합원 비상총회를 갖고 '미디어 악법 저지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야4당, 시민사회 "언론노조 4박5일 농성에 적극 동참"
이번 언론노조 4박 5일 농성 파업에는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는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적극 결합할 예정.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미디어행동 등은 이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악법 저지, 비정규악법 저지 4박 5일 100시간 비상국민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에 해고를 조장하는 비정규악법까지 날치기한다면 한국 사회는 사실상 민주주의 사망과 빈익빈의 악순환에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지경에 처할 것"이라며 "언론 노동자들의 3차 총파업에 전폭적인 지지와 연대를 밝힌다"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번 언론악법 강행처리의 핵심은 바로 '조·중·동 방송'이라는 것을 이제는 모르는 국민들이 없다"며 "왜곡과 조작, 언론을 정권 유지와 장기 집권의 수단으로 삼기위해 재벌과 조·중·동에게 넘기려는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