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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의장, '조·중·동 방송' 위한 직권상정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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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의장, '조·중·동 방송' 위한 직권상정할 것인가"

전·현직 언론인 "언론자유, 지난 수십년간 피눈물로 지켜왔다"

"한나라당은 언론악법의 최종안을 내놓으면서도 그 내용이 무엇인지 공개하지 않고 '직권상정 때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직권상정'이 한나라당이 내놓을 카드인가.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없다'고 밝혀야 하는데 김 의장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니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 아닌가."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대표)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는 전·현직 언론인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악법 저지를 위한 전(全) 언론인 결의대회'가 열렸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언론광장 등 원로 언론인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결의 대회에서는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형오 의장이 '제왕적 대통령' 운운할 자격 되나"

고승우 대표는 "국회법을 보면 직권상정은 해당 안건에 대한 심도 있는 충분한 사전 심의가 이뤄져야 발동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난해엔 공청회 한번 열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악법 직권상정을 시도해 국회가 파행을 겪었고 이후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를 발동했으나 여론조사도 하지 않았다. 직권상정에 필요한 요건이 전혀 충족되지 않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고 대표는 "김형오 의장은 개헌을 이야기하며 '제왕적 대통령' 운운하는데 국회의장 직분 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제왕 운운할 수 있느냐"며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앞에서는 전·현직 언론인들이 모여 언론악법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프레시안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오늘 새벽 김형오 의장이 올린 글을 읽어보니 여야 정치권을 향해 '네잎 클로버를 찾겠다고 화단을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던데 과연 누가 네잎클로버를 찾고 있는지 돌아보라"며 "자기들이 들어가 이 꽃 저 꽃 다 밟으며 네잎 클로버를 찾고 있는 것 아니냐. 빨리 화단에서 나오라"고 비판했다.

이근행 본부장은 "김형오 의장은 스스로도 이번 미디어법의 본질은 '조·중·동에 방송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며 "스스로 조·중·동에게 방송을 주기 위한 직권상정을 할 것인지 말지만 밝히면 된다. 직권상정을 하려면 국회의장 사퇴한다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날 결의대회의 사회를 맡은 권철 언론노조 사무국장도 이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직권상정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을 들어 "'직권상정'은 1973년 2월 2일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유신 독재를 강화하기 위해 의결된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직권상정이라는 제도는 없다"면서 "그 대통령의 딸마저도 반대 의견을 던진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형오 의장은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시 권력과 재벌의 개가 되어 살 수는 없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특히 이번 주가 언론 자유가 20~30년 이상 후퇴하는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원로 언론인들의 우려가 높았다.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은 "수십 년 동안 피눈물로 언론 자유를 지켜왔다. 과거 독재 정권 앞에서도 무릎 꿇지 않고 꼿꼿이 싸워온 언론인의 유산, 전통이 있다"며 "그런데 이명박 정권 앞에 다시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 권력과 재벌의 개가 되어 국민의 지탄을 받으며 살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제 마지막 싸움인 것 같다. 이번에 물리치고 나면 저들은 더이상 언론악법 추진할 힘이 없어질 것"이라며 "민심은 급속히 이명박 정권을 떠나고 있고, 금년을 넘기면 더이상 이명박 정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언론인들이 더이상 비굴하게 살지 않기 위해서는 총궐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천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저 혹독했던 1970년대 유신정권의 탄압과 '방송은 내것'이라며 편향된 뉴스를 강요하고 말 듣지 않는 언론인은 목을 자르던 암울한 시대를 경험한 전·현직 언론인이 거리에 나왔다"며 "한나라당은 방송을 비롯한 모든 언론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격하시키고 장사꾼 배짱으로 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그것은 모두가 파멸로 가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최용익 새언론포럼 대표는 "국민의 의사를 정면 무시하고 국민을 경찰차 동원해서 촛불 집회나 일체의 집회 시위를 못하게 하고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것이 독재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왕조 시대인가, 이도 아니면 국민들을 노예로 아는 고대 노예제 사회로 가자는 것이냐"며 "우리도 언론노조 용감한 후배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선배들의 유려한 문장과 추상같은 사자후를 들으니 힘이난다"고 답례했다. 그는 "수해 지역을 돌면서 수재민을 격려하고 지원 대책을 논의해야할 한나라당 여당 의원 150여명이 국회 본휘의장 들어가서 의장석 점거하거나 문앞을 지키며 내일 0시부터 언론악법 통과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국민의 절대 다수 반대하는 법안을 의석수만 믿고 강행 통과한다면 명백한 의회 쿠데타다. 전국민적 저항이 따를 것이고 그 선두에 우리 언론노조가 앞장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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