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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 겸영' 이후, 美 미디어 일자리는 계속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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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 겸영' 이후, 美 미디어 일자리는 계속 줄었다

[최진봉의 뷰파인더] KISDI의 눈물 겨운 발버둥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자신들이 발표한 자료의 통계 조작 의혹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그러자 KISDI는 7월10일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고자 필자가 지난 1월에 <프레시안>에 기고했던 미국의 1996년 언론사 소유 제한 완화 조치 이후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내용의 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보도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했다. (☞관련 기사 : 美, 대기업 언론 진출 이후 일자리 줄어들었다)

KISDI가 문제 삼은 글에서 필자는 '음악연합의미래(Future of Music Coalition)' 라는 기관에서 발표한 조사 내용을 인용해 텔레비전과 라디오 종사자들의 경우 아나운서는 1999년 4만5010명에서 2003년(5월 기준) 3만8990명으로 줄었고, 기자는 1999년 1만7530명에서 2003년에는 1만6350명(5월 기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ISDI는 1998년 이후 아나운서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기자의 경우는 1998년 자료를 근거로 볼 때 2003년(11월 기준)에 6160명이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순히 1998년과 2003년(11월 기준) 사이의 차이를 비교하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KISDI의 "방송 분야 규제 완화시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

KISDI의 보도 자료를 보고 필자는 2003년 이후의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일하는 아나운서와 기자들의 고용 변화를 확인해 보기 위해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청(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199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일하는 아나운서의 숫자는 2003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8년에는 3만4310명으로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KISDI가 내세운 1998년도 통계와 비교해도 1만1790명이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자들의 경우는 2003년(5월 기준) 이후 2007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7860명이 줄어들었다가 지난해에 118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KISDI가 기준점으로 삼은 1998년과 비교해 보면 2008년 기자들의 고용 숫자가 1998년에 비해서 165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표> 참조).

▲ 미국 노동 통계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자료에는 5월달 기준의 자료만 제공되고 있고, 2003년과 2004년 자료만 5월과 11월 두 가지 자료가 제공 되고 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월 표시가 없음). 따라서, 이 표는 비교의 공정성을 위해 5월달 기준의 자료를 사용했음을 밝혀둔다. ⓒbls.gov/oes

더 나아가, 미국 노동통계청이 예측한 2006년부터 2016년까지의 10년간 고용 변화 예상치를 보면, 아나운서의 경우 2016년까지 3만4242명으로 줄어들어, 2006년과 비교해서 약 9.8%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KISDI가 내세운 1998년 수치와 비교해도 아나운서는 1998년 이후 고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자도 2003년까지 등락을 거듭하다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고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2008년에 소폭 상승했지만 그 수치도 1998년과 비교하면 1650명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1998년 이후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종사하는 아나운서와 기자들의 고용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이 미디어법 처리의 정당성 확보와 강행을 위해 신·방 겸영 허용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에 필자의 글에 문제를 제기한 KISDI 보도 자료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통계가 말해주듯 미국이 미디어 소유 제한을 풀었던 1996년 이후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종사하는 기자와 아나운서의 고용은 감소했다.

따라서, 신문·방송 겸영이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는 주장은 미국의 사례에 비추어 봤을 때 전혀 맞지 않다. 혹시 신문·방송 겸영 허용이 단기적으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용이 줄어드는 것임은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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