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87%-언론학자 83.3% "미디어위원회 여론 수렴 못해"

언론 현업 3단체 공동 여론조사…언론인 78% "신문·방송 겸영 반대"

언론학자들과 현업 언론인 대다수가 국회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공동위원장 강상현·김우룡)의 국민 여론 수렴 활동에 '낙제점'을 줬다. 이들은 신문·방송 겸영 허용, 대기업의 방송 진출 등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언론 관련 법안에 압도적인 반대 여론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2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언론학회, 언론정보학회, 방송학회 소속 언론학자 300명과 한국기자협회, PD연합회, 방송기술인연합회 소속 언론인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기자, PD, 방송기술인 등 현업 언론인의 87.0%는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언론 관련 법안에 대한 여론 수렴 활동에 '잘못하고 있다(대체로 잘못 33.2%, 매우 잘못 53.8%)'는 평가를 내렸다. 언론학자들도 83.3%(대체로 잘못 35.7%, 매우 잘못 47.7%)가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여론 수렴 활동을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이들은 "만일 국민 여론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을 경우 임시국회 표결 처리를 6월 이후로 미뤄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언론인 87.6%가, 언론학자 81.6%가 '동의한다'고 밝혔다.

언론인 78%, 언론학자의 64.7% "신문·방송 겸영 반대"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현업 언론인과 언론학자의 대다수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언론 관련법안에 반대하고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언론인의 84.8%, 언론학자의 67%가 자산 10조 원 이상의 대기업이 지상파 방송 지분을 소유하도록 허용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나타냈으며 신문기업이 지상파 방송 지분을 소유하도록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론인 78%, 언론학자의 64.7%가 반대의 의견을 내놨다.

또 대기업과 신문기업이 종합편성채널이나 보도전문채널에 진출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에서도 반대 의견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언론인의 72.6%, 언론학자의 61.0%가 대기업의 종합편성채널 진출 허용을 반대했고 신문기업에 대해서도 언론인의 70.8%, 언론학자의 58%가 반대 의견을 냈다.

대기업이나 신문기업이 종편채널이나 보도전문 채널에 진출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응답자들 가운데에서도 대기업이나 신문기업에 허용할 지분은 2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응답이 언론인과 언론학자 모두 50%를 넘겼다.

또 대다수 언론인과 학자들이 신문기업의 방송 진출에 대한 각종 사전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프랑스나 영국처럼 시장 점유율이 일정 정도 이상인 신문은 방송 겸영을 금하는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데에는 언론인의 76.6%, 언론학자의 71%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필요하지 않다는 답은 언론인 20.4%, 언론학자 25%로 나타났다.

언론인의 85.8%와 언론학자의 91.3%가 각각 신문의 시장 점유율을 알 수 있도록 유가 발행부수를 먼저 공개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혔고 무가지 살포나 경품과 같은 부당 경쟁 행위를 금지해야한다는 데에도 언론인의 89.4%, 언론학자의 91%가 동의했다.

이 조사를 실시한 한국 리서치는 언론학자 조사의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7%P이며, 현업 언론인 대상 조사의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