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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기사 도둑? 구글과 미국 신문업계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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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구글은 기사 도둑? 구글과 미국 신문업계 '한판'

[최진봉의 뷰파인더] '공정한 이용'인가 '저작권 침해'인가

최근 미국에서는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가 콘텐츠 사용 문제로 정면 충돌했다. 올드미디어의 형님격인 미국 신문업계가 뉴미디어의 대명사인 인터넷 업체들을 상대로 자신들이 제작한 기사의 도둑질을 멈추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신문업계가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자사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인터넷 업체와 온라인 언론 매체들의 광고 시장 점유율 증가로 광고 수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언론사 존립에 위기감을 느끼게 되면서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신문업계 최악의 해…신문업계 VS 구글 '공방전'

신문업계 연합체인 미국신문협회(NAA)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문지면의 광고 수익이 전년에 비해 17.7%나 감소해 신문업계 최악의 해로 기록될 만큼 광고 수익 감소율이 크게 나타났고, 신문사 웹사이트의 광고 수익도 전년대비 1.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인터넷 업체의 광고 수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신문업계의 광고 수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으로 점점 커지는 신문업계의 위기감을 반영한다.

▲ 구글(위)과 미국신문협회(아래). ⓒ프레시안
결국 미국 신문업계가 온라인상에서 콘텐츠 사용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하게 된 배경은 광고 수익 감소의 한 원인이 된 인터넷 업체에 대한 신문업계의 불만과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 신문업계는 온라인상에서 콘텐츠를 도둑질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을 포함한 인터넷 업체들을 지명하고, 인터넷 업체들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채 뉴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은 자신들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신문업계의 콘텐츠는 미국 저작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정보의 공정한 이용(Fair Use) 원칙에 따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다. 정보의 공정한 이용 원칙은 저작권을 보호받고 있는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저작권 소유자의 허가 없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이다. 예를 들어 학술적 연구에 한해 저작권 소유자의 소유권을 밝힌 경우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도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구글은 자사의 뉴스 정보 제공 프로그램인 구글 뉴스(Google News)는 기사의 본문 전체를 제공하지 않고 헤드라인과 소제목, 그리고 기사의 일부분만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의 공정한 사용 원칙에 의해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 신문업계는 구글이 이용자들에게 신문사가 생산한 정보를 정당한 계약에 의한 대가의 지불 없이 무단으로 제공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로 정보의 공정한 이용 원칙에 의해 보호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구글이 신문사의 콘텐츠를 이용해 막대한 금액의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고 이는 학술적 연구와 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가 아닌 만큼 저작권의 침해를 제한적으로 유예한 정보의 공정한 이용 원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신문업계는 이번 분쟁의 핵심이 정보의 공정한 사용 원칙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구글 뉴스 서비스를 통해 누가 경제적 이익을 얻는가의 문제라고 강조하고, 구글 뉴스 서비스를 통해 구글이 경제적 이익을 얻는지 아니면 콘텐츠 생산 주체인 신문업계가 이익을 얻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구글 뉴스 서비스가 신문업계와 구글이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상생의 전략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구글 뉴스에서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는 신문사의 콘텐츠 전문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헤드라인과 본문의 일부분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결국 본문 내용을 읽기 위해 구글 뉴스 서비스에 링크되어 있는 신문사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어 신문사의 인터넷 광고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미국 신문업계는 구글의 구글 뉴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이용자들은 단순히 구글이 자체적으로 편집한 헤드라인과 본문 일부 내용만 읽고, 본문 전체를 읽기 위해 구글 뉴스 서비스에 링크되어 있는 신문사 홈페이지를 방문하지는 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신문사들은 온라인 광고를 통해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구글을 포함한 인터넷 업체들은 신문사들이 생산한 뉴스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구조가 되었다고 신문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왜 '구글'은 타깃이 되었나

그런데, 왜 미국 신문업계는 여러 인터넷 업체 중 유독 구글을 상대로 비난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지난 2006년부터 신문사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신문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들을 신문사의 웹페이지로 직접 연결 시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는 야후와 달리, 구글은 이용자들에게 검색 결과만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신문업계의 불만을 사왔기 때문이다.

야후는 지난 2006년 딘 싱글턴(Dean Singleton) AP통신 회장의 주도로 신문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합의하고 현재까지 약 800여 개의 신문사와 광고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야후와 광고 계약을 맺은 신문사들은 야후가 제공하는 인터넷 이용자의 정보검색 성향을 바탕으로 한 타깃 광고를 채택하여 이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야후는 컨소시엄에 참가한 모든 신문사와 신문기사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야후 뉴스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뉴스에 대한 이용료를 신문사에 지불하고 있다. 나아가, 뉴스 서비스 이용자들을 신문사 홈 페이지로 직접 트래픽을 연결시키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어 신문업계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신문업계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야후와 달리 구글은 신문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신문업계로 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업체와 신문사의 '콘텐츠 사용' 수익 배분은?

미국 신문업계가 구글을 상대로 자신들의 콘텐츠 사용에 대해 창작물을 도둑질하고 있다는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며 강력히 대응하고 있지만 결국 구글과 협상을 통해 협력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구글과 미국 신문업계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현재 미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언론사 뉴스 검색의 19%는 구글 검색을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트래픽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13%는 야후의 뉴스 검색 서비스를 통한 트래픽에 의해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고 있다. 즉, 인터넷을 이용한 언론사 뉴스 검색의 32%가 구글과 야후 등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인터넷을 이용해 뉴스를 검색을 하는 사람들의 3분의 1은 뉴스 검색을 위해 신문사나 방송국 등 언론사 홈페이지를 바로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구글, 야후 등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이슈와 관련된 기사를 검색하고 검색된 내용 중 하나를 선택한 후 링크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신문업계가 인터넷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업체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구글과 야후 등 인터넷 업체들의 경우, 다양하고 질 높은 다수의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신문업계의 콘텐츠를 이용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미국의 신문업계와 인터넷 업체들이 조만간 협상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번 분쟁의 핵심은 인터넷 업체들이 신문사의 콘텐츠를 이용해 얻은 이익의 일부를 콘텐츠 생산자인 신문사에게 배분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는 경제 불황과 인터넷 매체의 발달로 인해 광고 수익이 급감한 미국 신문업계가 존립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더욱 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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