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부주석과 1시간 동안 만나 한반도 비핵화의 당위성과 북핵 문제 해결 방안, 6자회담에서 중국의 역할, 중국과 미국의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을 만났다. ⓒ김대중평화센터 |
김 전 대통령은 시 부주석에게 "북한이 핵을 가지면 한국도 일본도 핵을 갖겠다고 나서 동북아가 핵의 지뢰밭이 되기 때문에 북한 핵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인내심과 지혜를 가지고 9.19 공동성명이라는 좋은 합의로 돌아가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 인내심과 탁월한 지혜로 많은 일을 했다"면서 "북한의 로켓 발사로 다시 긴장이 일어나 유감이지만 이를 방치하지 말고 더 좋은 방향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부주석은 "현재 한반도에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중국은 관련국들이 자제력과 냉정함을 유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유리한 이야기를 많이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이고 남북 공동의 친구"라며 "중국은 진심으로 남북한이 화해협력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여기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백하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중국도 적극적이고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지만 미국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의 강대국은 지배와 수탈을 했지만 오늘의 세계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고 양보해서 새 인류 역사를 기록하고 금융위기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대중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김 전 대통령의 왼쪽). 김 전 대통령의 오른쪽으로는 이희호 여사, 박지원 의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시 부주석의 왼쪽으로는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양원창 중국인민외교학회장 ⓒ김대중평화센터 |
시 부주석은 2012년 임기를 끝으로 정계를 은퇴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뒤를 이어 대권을 이어받을 차기 국가주석 내정자로 최근 한국의 정치인을 만난 것은 김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시 부주석은 작년 6월에는 부주석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이번 면담에는 김 전 대통령 측에서 이희호 여사,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의원, 신정승 주중 대사가 배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양원창(楊文昌) 중국인민외교학회 회장,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김 전 대통령은 6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베이징대학에서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동북아의 미래: 중국에 기대한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 뒤 8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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