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따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따귀

[한윤수의 '오랑캐꽃']<70>

오산쪽에서 렌트카 사업을 하는 한국 여성이 있다. 그녀는 차를 빌려주면서 알게 된 외국인들을 잘 도와준다.

그녀가 스리랑카 사람 둘을 데리고 왔다. 하나는 한국에 온 지 두 달밖에 안된 신참 노동자이고 또 하나는 통역인 셈이다. 두 스리랑카 인은 피부가 유난히 검은 편이고 그녀는 피부가 유별나게 하얀 편이어서 흑백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기묘한 4자회담이 시작되었다.

목사 : 무슨 일로 왔어요?
그녀 : 맞아서요.
통역 : (스리랑카 말로) 얘기해 봐.
신참 : (스리랑카 말로) 어제도 맞았어요.
통역 : (한국말로) 어제 맞았대요.
그녀 : 과장이 그렇게 따귀를 때린다네요.
목사 : 어제 맞은 데가 어느 쪽이에요? 오른쪽? 왼쪽?
그녀 : 오른쪽 맞지?
통역 : (스리랑카 말로) 오른쪽이야?
신참 : 예. (손바닥을 오른쪽 귀에 대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목사 : 왜 때려요?
그녀 : (나를 보며) 그냥 때리나봐요. (통역을 보며) 왜 때린대?
통역 : (스리랑카 말로) 왜 때리냐?
신참 : (스리랑카 말로) 몰라요.

오른쪽 귀 언저리를 아무리 살펴봐도 검은 피부라 맞은 건지 안 맞은 건지 전혀 식별이 안된다. 진단서 떼기 정말 어렵게 생겼다.

목사 : 지금도 아파요?
그녀 : 아프대?
통역 : (스리랑카 말로) 아프냐?
신참 : (스리랑카 말로) 안 아파요.
목사 : (한숨을 쉬며) 앞으로는 맞으면 그 즉시 와요.
그녀 : 빨리빨리 움직여야지.
통역 : (나를 보며) 이리 와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신참을 보며) 맞으면 바로 여기 와. 알았지?
신참 : 예. (눈을 멀뚱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며칠 후 아는 의사에게 물어보았다.
"검은 피부인데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보면 알 수 있나요?"
"그럼요!"
옳지. 또 때리기만 해봐라. 나는 벼르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