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치, 군사, 문화 분야를 병행하는 '포괄적 접근'이 유용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보혁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 연구교수는 24일 세종대에서 열린 한국정치학회 춘계학술회의에서 "한반도는 냉전기 유럽과 유사하게 정치적 대립과 군사적 긴장이 높고 상호 불신 또한 크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서보혁 교수는 냉전 시기 유럽에서 동서 양 진영과 미국, 캐나다 등 35개국이 참여한 헬싱키협정 체결 이후 동서간의 안보·협력의 전개 과정(헬싱키 프로세스)을 분석하며 "동북아 안보협력체제를 구상할 때 동북아의 특수한 안보 환경을 고려해 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유럽의 경험을 취사선택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헬싱키 프로세스의 군비통제 논의를 참고로 동북아 안보협력체제를 구상할 때 △ 군사훈련 사전 통보 및 참관, 군사력에 대한 투명성의 확대 등을 통한 역내 군사적 신뢰구축 노력 △ 역내 적대적 국가관계의 전환을 포함한 정치적 신뢰구축 노력 △ 인간안보를 포함해 역내 공동의 협력 기회를 확대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헬싱키 프로세스는 헬싱키협정 체결 이후 안보, 경제, 인권 등 동서 양 진영의 관심사를 3개의 '바스켓'으로 모아 그 이행을 논의한 과정을 일컫는다.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통한 헬싱키 협정 체결 및 이행 과정이 동북아와 한반도에 주는 시사점에 관한 연구는 그동안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소장 박경서 석좌교수)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2년간 진행해왔다. 이번 발표는 2년차 연구결과이다.
인권 및 인도적 분야를 담은 '바스켓Ⅲ'의 이행 과정을 분석한 통일연구원의 김수암 연구위원은 양 진영간 입장 대립 속에서도 인권 개선을 위한 논의가 지속된 사실에 주목했다.
김 박사는 북한 인권 개선과 관련해 헬싱키 프로세스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으로 △동서 입장 대립을 중재한 비동맹중립국들의 역할 △소련의 개혁개방 정책과 같은 정책 전환을 꼽았다.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또한 박인휘 이대 교수가 '헬싱키 프로세스의 특징과 평가'를 주제로 발표했고, 이대 고가영 박사는 '소련과 동유럽의 인권운동, 고려대 우평균 박사는 '유럽 안보협력과 동서독 관계의 변화'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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