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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너마저!…신경민·김미화 교체 강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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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너마저!…신경민·김미화 교체 강행할 듯

라디오PD 연차 투쟁 돌입…기자회 "신경민 앵커 교체시 집단 행동"

문화방송(MBC)이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와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 씨의 교체를 추진하면서 MBC 구성원이 '정권에 굴복하려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잘나가는 프로그램' 진행자 왜 교체하나"

MBC는 8일 오전 10시께 편성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세영 부사장 주관으로 편성책임자 회의를 열어 김미화 씨를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서경주 라디오본부장이 현장 PD들의 반대 의견을 전달했으나 묵살됐다.

서경주 본부장은 회의가 끝난 이후 회의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PD들에게 "교체에 재고의 여지가 없다"고 못박아 말하기도 했다. 김 씨의 교체를 위해서는 임원회의와 엄기영 사장의 결재가 필요하다.

이에 MBC 라디오본부 PD들은 반발해 즉각 집단 행동에 들어갔다. 8일 1990년 이후 입사한 라디오 PD 전원이 무기한 연차 투쟁에 돌입했으며 보직간부 PD들의 동참도 논의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주 중반께 김미화 씨의 교체설이 본격화되자 배준 라디오1부장을 찾아가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왔다.

MBC 경영진은 김미화 씨의 출연료 등을 들어 '제작비 절감'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내부에서는 그간 보수단체 측에서 김미화 씨를 '친노, 반MB 인사'라고 비난해 온 것등에 압박을 느낀 경영진의 정치적 결정이라는 해석이 대부분이다. 경영진은 김미화 씨의 대체 진행자로 김주하 아나운서에게 의견 타진을 했으나 김주하 아나운서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연차 투쟁에 돌입한 1990년 이후 입사한 라디오 PD 전원은 성명을 내 "김미화 씨 교체 검토는 일부 경영진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소위 '제작비 절감'과 '경쟁력 강화'라는 패러다임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며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은 회사 예산 정책팀에서 작성한 보고 자료에도 공헌 이익률이 라디오 프로그램 중 3위로 랭크되어 있으며 이 프로그램의 공헌 이익 수치는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청취율은 상승 곡선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고 지난 6년간 이 프로그램과 진행자는 단 한번도 내부적으로 교체 대상으로 검토된 적도 없고 정체성에 대한 비판이나 도덕성 문제에도 휘말린 적이 없다"며 "도대체 무슨 이유로 5일도 채 남지 않은 개편에 후임자도 없이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행자를 교체해야 하는지 경영진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라디오 PD는 "지난해 <PD수첩> 시청자 사과 방송에서부터 경영진의 거듭된 오판에 실망을 넘어 지쳐가고 있다"면서 "일부 경영진의 '정권에 굴복해 MBC를 지키겠다'는 발상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경영진이 정론을 지켜야 내부의 지지를 받고, 내부의 지지가 있어야 외부의 압박에서 버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거듭 안타까움을 표했다.

▲ MBC 경영진이 교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세상은 그리고 우리는>의 진행자 김미화 씨와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뉴시스

"신경민 앵커 교체? 정치적 배경 있는 것 아니냐"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를 놓고도 교체 움직임이 구체화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6일 부임한 전영배 보도국장은 7일 열린 긴급 부장단 회의에서 "신경민 앵커가 적절한 앵커인지에 대해 내외부에서 이견이 있다"며 "이에 대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보자"며 앵커 교체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지난해 3월부터 <뉴스데스크>를 진행해온 신경민 앵커는 미네르바 구속과 KBS 보신각 타종 방송 조작 의혹, 미디어법 개정 등 온갖 민감한 현안에서 직설적인 클로징 멘트를 내놓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정권에서는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내왔다. 미디어발전국민연합 등도 보수단체들은 "신경민 앵커를 교체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내 압박하기도 했다.

신경민 앵커와 전영배 국장은 클로징멘트를 두고 의견차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시청률 제고와 뉴스 개편 등의 명분으로 신경민 앵커가 빠르면 이달말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MBC 기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MBC 기자회(회장 최혁재)는 성명을 내 "국장이 오늘 교체 의사를 밝힌 것은 이미 구성원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앵커를 꼭 갈고 말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이번 앵커 교체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오해를 받게되는 것을 걱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장이 앵커 교체 문제를 공식화하고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이상 우리들의 행보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보도국장이 끝내 의지를 관철하려 한다면 당장 행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기자회는 8일 기자총회를 열어 집단 행동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엄기영 사장, 진행자 교체 시도는 MBC 조합원에 칼꽂는 행위"

한편 김미화·신경민 교체 움직임에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는 8일 성명을 내 "이들의 교체는 누가봐도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부역하겠다는 항복 선언에 다름아니다"라며 "2000여 조합원이 한겨울 칼바람을 맞아가며 언론악법 저지를 외칠 때 숨죽여 지내던 엄기영 사장과 경영진이 이제 와서 신망받는 진행자를 교체하려는 것은 MBC 조합원의 등에 칼을 꽂는 배신 행위"라고 규탄했다.

언론노조는 "MBC 엄기영 사장과 경영진이 비굴한 정치행보를 고집한다면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노조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언론자유의 적대 세력을 규정하고 있다. 이들에게 부역하는 자 역시 언론노조와 이시대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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