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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하게 등장했던 아소, 사과성명으로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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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하게 등장했던 아소, 사과성명으로 '망신살'

日방위성, 北로켓 판단 착오…과민 반응이 부른 소동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가장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일본 정부가 방위성의 판단 착오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를 계기로 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자극해 정치적 자양분을 얻으려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는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했다.

▲ 아소 다로 일본 총리 ⓒ로이터=뉴시스

엘리베이터로 사라진 아소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 예고기간의 첫날인 4일 낮 12시 16분께 긴급 정보 전달체계인 'Em-Net'을 통해 "북한에서 비상체(飛翔體)가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각 언론사와 지방자치단체에 전달했다.

이에 <NHK> 등 주요 언론들은 곧바로 속보를 타전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5분 만에 그러한 정보 보고를 철회해야 했다. 오류였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자체 조사 결과 지바(千葉)현에 있는 방위성 기술연구본부 이오카(飯岡)지소의 항공자위대 탄도미사일 감시용 레이더(FPS5)에 "동해상에서 모종의 항적"이 나타나자 이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판단하는 실수를 저지를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착오라는 사실이 확인되자 정부는 곧바로 "매우 유감"이라고 사과했다. 나카무라 요시토시(中村吉利) 방위성 홍보과장은 1시간 뒤 "방위성의 착오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힘없는 소리로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총리의 공식 숙소인 공저(公邸)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소 총리는 방위성의 잘못된 보고를 받은 즉시 안전 확인과 정보수집 태세 강화, 국민에 대한 신속한 정보제공 등을 지시했다.

이어 아소 총리는 4분 뒤인 12시 20분 총리 집무실인 관저로 이동했다. 공저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60여 명의 기자들에게 둘러싸였으나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무실로 향했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방위성이 탐지 오류를 발표하자 총리실은 약 10분 뒤 기자들에게 "오보였다"고 말했고,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고 총리의 지시를 철회했다.

두 번씩 오보 날린 지자체도

북한의 로켓 발사로 온 나라가 과도한 긴장에 휩싸인 일본은 이날 오보 파동으로 각지에서 상당한 혼란을 겪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와테(岩手)현 종합방재실의 한 직원은 방송 보도 및 Em-Net 내용을 확인한 뒤 현내 각 기초자치단체에 통보했다. 그러나 곧바로 '탐지상의 오류'로 확인되자 다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연락을 해야 했다. 이 직원은 "두 번씩이나 헛수고를 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키타(秋田)현의 핫포초(八峰町) 마을은 주민들에게 하루에 두 번씩이나 오보를 내보내 "대체 정부가 뭘 하느냐"는 비난을 받았다. 12시 16분 정부의 '발사 정보'를 주민들에게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오전 11시 경 이미 업무연락상 착오로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잘못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해프닝에 대해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은 이날 오후 효고(兵庫)현 다카라즈카(寶塚)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국민이 곤란해진다. 정부는 올바른 정보를 확실하게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자민당의 한 간부도 <지지(時事)통신>에 "소란을 일으켰다. 새라도 날아든 것이냐"고 비판했다. 공동여당인 공명당의 한 간부도 "일본의 위기관리상의 문제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혼란은 일본의 위기관리 능력의 허술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아소 총리는 상세한 초기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등 '만전 태세'를 강조해 왔으나 발사 이전부터 과제가 부상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조총련 기관지도 기사 올렸다 삭제

흥미로운 사실은 북한의 입장을 비공식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날 오전 발사의 성공을 기정사실화하는 기사를 인터넷에 올렸다가 내리는 해프닝을 연출한 것.

<조선신보>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오전 10시 정각 "곧 인공위성을 발사하게 된다"고 보도하자 '2012년 구상 안받침한 광명성 2호'라는 과거형 제목의 기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연합뉴스>는 <조선신보>의 해당 기사가 10시 57분 경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의 판단 착오보다 빠른 시점이었기 때문에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를 과장 해석해 나온 오류였거나, 단순 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신보>는 기사에서 "광명성 2호의 성공적 발사"와 "시험통신위성의 궤도진입" 등을 언급하며 "2009년 4월 4일의 사변"이라는 등 당시까지 확인되지 않은 북한의 로켓 발사를 기정사실화했다.

신문은 11시 7분께 게재가 확인된 다른 기사에서도 위성'의 궤도진입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잠시 후 이 두 기사를 인터넷에서 삭제했고, <연합뉴스>는 그 사실을 11시 35분께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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