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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美 FCC 신임 위원장 지명자 보고 배워라

[최진봉의 뷰파인더] 미국은 대기업 언론 소유 규제하는데…

지난 3월3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방송과 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하버드 대학 로스쿨 동창생인 줄리어스 제나코스키(Julius Genachowski)를 지명했다.

FCC의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된 제나코스키 FCC 위원장 지명자는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동안 오바마 선거 캠프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 분야 특보로 오바마 후보의 언론 및 통신 정책의 입안과 홍보를 전담한 핵심 측근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며, 온라인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과 젊은이들과 지식인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이러한 특별한 인연 때문에 오바마가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제나코스키가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참모로 기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고, 결국 FCC 위원장으로 지명된 것이다. 아직 상원의 인준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야당인 공화당에서도 큰 반대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제나코스키가 미 연방통신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FCC 위원장의 고문으로 활동한 경력을 포함해 20여 년 동안 민간과 정부기관의 방송과 통신, 그리고 텔레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제나코스키는 오바마 정부의 미디어와 통신, 그리고 텔레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만들고 실현시켜 나가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줄리어스 제나코스키(Julius Genachowski) 미국 FCC 위원장 지명자.

신임 FCC 위원장 내정자, 대기업 언론사 소유 규제 강화할 듯

제나코스키가 FCC 수장으로 추진하게 될 정책 중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은 미디어 소유에 관한 정책과 인터넷과 관련된 정책이다. 오바마 정부의 방송, 통신 정책 수립의 브레인 역할을 맡았던 제나코스키는 그동안 부시 행정부가 적극 추진해 왔던 미디어 소유 규제의 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왔다.

제나코스키는 현재 미국 언론이 소수 대기업 언론사들에 의해 장악되어 소수민족과 소수그룹들이 운영하는 영세한 언론사들의 경우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고, 이로 인해 여론의 독과점 현상이 점점 심화되어 소수의견이 말살되고 획일적인 정보만이 유통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이러한 여론의 독과점 현상의 폐해가 미디어 소유규제의 철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하고 , 이는 결국 미디어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오바마와 제나코스키가 부시 행정부와 달리 대기업 언론사들의 미디어 소유를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배경에는 그동안 미디어 소유규제의 철폐로 여론의 독과점이 심화되어 정보와 논조가 획일화 되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미디어 소유 규제를 완화하여 미국 대기업 언론사들이 더 많은 언론사들을 소유하려는 욕심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준 미국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은 결국 보수성이 강한 몇몇 미디어 그룹이 미국 전체 언론시장을 장악하도록 방조한 탓에 획일적인 보도 내용과 천편일률적인 논조를 초래했다.

그간 여론의 독과점으로 인한 획일적인 정보의 유통에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던 제나코스키는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소수 민족이나 그룹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언론매체의 확보를 위해 취임 초반부터 대기업 언론사들의 미디어 소유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소유 규제의 강화 정책과 함께 제나코스키가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은 인터넷 망 중립성 정책이다. 제나코스키는 그동안 누차 인터넷은 모든 사람들이 차별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평등권이 보장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인터넷 사이트나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동등한 조건으로 인터넷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인터넷 망 중립성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유럽이나 아시아에 비해 턱 없이 낮은 인터넷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실패한 정책 답습하려는 방송통신위원회 '답답'

오마바 정부와 제나코스키 FCC 위원장 지명자는 부시 행정부의 미디어 소유 규제 완화에 따른 폐해를 바로 잡기 위해 소수 대기업 언론사들의 미디어 소유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 내 마이너리티들의 언론사 소유 확대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와 정반대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이미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디어 소유규제 완화정책을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위원회는 시장주의 원리에 입각해 적극 추진하려고 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에서 이미 체험을 통해 실패한 정책으로 공인된 미디어 소유규제 완화 정책을 답습하려고 하는 것은 우둔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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