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우리 정부 외교·안보 쪽 사람들이 내놓는 발언이나 정책을 보면 정세를 읽어내는데 있어서 뭐랄까...안이하다고 할까, 게으르다고 할까, 또는 희망적 관측만 한다고 할까, 그런 경향들이 심한 것 같습니다. 너무 지나쳐요.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파이낸셜타임스>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군사적으로 대응하는데 반대한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교 당국에서는 정반대의 얘기들이 나왔거든요. 미사일을 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소하겠다느니, 그걸 위해 한미일이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니까 절대로 그냥 지나갈 수 없다느니, 심지어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참가를 적극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말도 했었습니다. 그게 불과 1주일도 안 된 얘기들이죠.
▲ 이명박 대통령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맨 오른쪽)으로부터 현안을 보고받고 있다. 가운데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군사 대응에 반대한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흐름들은 사실 미국 내에서 벌써부터 있었어요.
물론 티머시 키팅 미 태평양군사령관은 북한 로켓을 요격할 준비가 됐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지만, 미 국무부 사이드에서 나오는 여러 신호들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북한의 로켓 발사...처음에는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요즘은 우리 정부까지도 로켓이라고 슬그머니 바꿔 놨던데...어쨌든 북한의 발사체를 미사일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인공위성이라고 봐야하는 거 아니냐는 말들이 미국 정부쪽에서 이미 나왔어요. 그 정도쯤 되면 우리 정부도 감을 잡았어야 했습니다.
이미 지난 2월 초 북한에 다녀온 미국의 민간 대표단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된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가 낀 그 일행들 있잖아요. 그 때 보즈워스 대사는 평양에서 나와서 서울에 안 오고 바로 워싱턴으로 돌아갔는데, 방문 결과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한테 분명 보고했을 겁니다.
보즈워스 대사가 돌아간 직후였던 2월 13일 힐러리 장관이 아시아 소사이어티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전향적인 얘기를 했고, 그 후에 아시아를 순방하다가 인도네시아에서 서울로 들어올 때에도 '북한과 빨리 협상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어요. 그 모태는 바로 보즈워스 대사의 보고에서 나온 걸 겁니다.
그때 힐러리의 메시지는 확실했어요. 이미 미사일을 쏠 것 같다는 정보기관의 판단이 나오던 때였는데도 불구하고, 힐러리 장관은 철저히 '행동 대 행동'으로 북핵 문제와 북한 문제를 풀겠다고 했죠. 그래서 나도 당시에 우리 대북정책을 거기에 맞춰 수정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습니다. 그렇지만 정부의 입장에는 별 변화가 없었어요.
"미국이 그렇게 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으면 바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우리 대북정책이 미국과 궤도를 같이 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입력을 했었어야 합니다. 미 국방장관이 요격 안 할 수도 있다고 하니까 그때 가서 대통령이 얘기를 바꾸는 건 볼썽사나운 일입니다." |
그런데 또 하나...내가 최근에 들은 얘기가 있어요. 보즈워스는 2월 초 평양에서 나와서 워싱턴으로 바로 갔지만, 그 일행 중에서 모튼 아브라모위츠(전 국무부 차관보), 조너선 폴락(미 해군대학 교수), 리언 시걸(동북아 안보협력 프로그램 국장) 같은 사람들은 서울에 남아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통령 주변 자문그룹을 만나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때 미국 쪽 인사들의 권고 내지는 요구사항은 이런 거였다고 합니다.
'지금 미국은 다뤄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경제 문제도 있고, 이라크 문제도 있고...그런 상황인데, 미국으로서는 북한 문제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른 문제들의 심각성과 중요성 때문에 북한 문제에 대해 아주 심층적으로 연구해서 섬세한 대책을 세울 만큼의 여유가 없다. 그러니 한미관계를 생각해서라도, 미국을 도와준다 치고 한국이 북한을 잘 좀 관리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바꿔놓고 앞으로 잘 유지·관리해 달라.'
그런데 거기에 대해 우리 쪽 인사들의 반응이 좀 썰렁했다고 해요. '너무 친북적인 발언을 하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반응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미국 사람들도 돌아가서 실망을 했다던데...흘러나온 얘기이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같이 있었던 사람들의 목격담이기 때문에 의외로 사실에 가까운 얘기일 수 있어요.
▲ 이명박 대통령과 외교 분야 원로들의 모임인 '서울포럼' 이홍구 이사장(가운데), 한승주 회장(맨 오른쪽) ⓒ연합뉴스 |
그런 걸 보면 미국은 이미 우리한테 예고를 한 겁니다. 즉,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요격 안 한다는 미 국방장관의 말은 이미 나오게 돼있었던 겁니다.
미사일 요격은 MD(미사일방어 체제)의 위력을 과시하는 건데, 발사 정보를 사전에 다 입력한 상태에서, 그야말로 '짜고 치는' 요격에서도 성공률이 50% 밖에 안 됐기 때문에 미국도 자신이 없어요. 만의 하나 실패하면 MD는 종이호랑이가 돼버립니다.
그래서 미국이 여러 가지 구실을 대고, 위성일 수 있다고 하고, 이미 발사 통보가 됐으니 다른 방식으로 대처하는 게 좋겠다는 식으로 입장을 바꿨고 바꿔 나가는 걸 감지할 수 있었는데...주미 대사관은 뭐하는 데며, 우리 외교부는 뭐하는 데냐 이거야.
미국이 그런 식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가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으면 바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우리 대북정책이 미국과 궤도를 같이 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입력을 했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그런데 PSI 얘기나 하고, 한미일이 유엔 안보리 제재에서 협력한다느니 그런 말이나 하고...
물론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얼마 전 중국에 다녀온 뒤부터는 말에 꼬리가 붙긴 하더라고요. '제재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다.' 뉘앙스가 달라지긴 했는데...외교 문제, 특히 심각한 외교 문제와 관련된 그런 현장 감각은 바로바로 최고 정책결정권자한테도 입력이 돼야 합니다. 나라가 제대로 되려면. 청와대 상황실이란 것도 있잖아요. 근데 그게 안 됐어...작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때 늑장보고 된 것처럼.
그러고 있다가 미국 국방장관이 요격을 안 할 수도 있다고 하니까, 그때 가서야 우리 대통령이 거기에 따라 얘기를 바꿔 놓으니...이게 참, 일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각료가 얘기한 뒤에 거기에 맞춰 부랴부랴 궤도 수정하는 모양새를 보이도록 한 게...얼마나 볼썽사나운 일입니까 이거. 물론 그렇게라도 안 한 거 보다는 낫지만.
"북한을 정확히 이해하고 한미간에 협조를 해야죠. 그러지 않으면 미국이 나중엔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한국에 절대 의지하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한 번 쯤은 최근 혼란에 대해 통치권 차원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기원전 400~220년 경 중국 전국시대 말기에 진(秦) 초(楚), 제(齊), 한(韓), 조(趙), 위(魏), 연(燕) 이렇게 일곱 나라를 7웅이라고 했는데, 한(韓) 나라에 한비(韓非)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비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작은 나라인 한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변국과 외교를 잘해서 균형을 잡고 아주 이악스러울 정도로 생존전략을 강구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 어록을 묶어 놓은 게 <한비자>예요.
거기서 한비가 강조한 건 이런 겁니다. '작은 나라가 외교적으로 살아남는 방법은 오히려 간단하다. 신하들이 대책을 논할 때 임금이 잘 듣고 있다가 그럴듯한 대책이 있으면 채택하고, 그 결과가 원래 주장했던 사람의 얘기대로 나오면 후한 상을 줘라. 그리고 예측을 잘 못해서 제대로 성과가 안 나오면 엄한 벌을 내려라.'
그걸 한자로 형명참동(形名參同)이라고 했어요. 명(名)이란 내세운 바(주장하는 바, 이론)입니다. 형(形)은 그 결과. 그게 같은지 다른지를 비교해서 신상필벌(信賞必罰)해야 한다.
참모들이 헛소리를 했으면 반드시 책임을 지우고 벌을 주라는 겁니다. 그러지 않으면 그 후로도 계속 헛소리를 해서 나라를 망친다는 거죠. 형명참동 신상필벌만 잘 하면 신하들이 굉장히 신중하게 정책을 입안하고 건의해서 결국 좋은 성과를 내고 나라를 안정시킨다고 했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다. 신하들이 토론하기 전이나 토론하는 자리에서 임금이 먼저 자기의 의중을 드러내지 마라. 한자로 심허신정(心虛身靜). 임금이 먼저 말을 하거나 찬반 표정을 보이면 신하들이 거기에 맞춰 줄을 서버리기 때문에 토론 범위가 좁아지고, 대책의 적실성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고, 임금에 아부하는 대책만 나오게 된다는 거죠.
한비는 그건 신하들의 책임이 아니라 임금의 책임이니까, 임금은 신하들이 토론하는데서 술 취한 사람처럼 눈을 지그시 감고 맨 나중에 정책을 채택하기만 하라고 했습니다.
개성공단이나 미사일 문제는 까딱 잘못하면 엄청난 후과를 가져올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입니다. 경제가 어려워서 경제 부처에서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지만 남북관계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IMF 때 이미 입증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외교·안보 부처도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 이겁니다. PSI 참가한다, 안 할 수 없다, 적극 검토해야 한다...또 무슨 뭐, 미국 여기자들 잡혀갔지만 3~4일 있으면 풀려난다는 식으로 낙관했다는데, 그거 북한을 너무 모르는 얘기예요.
북한은 미사일 발사 성공시켜 몸값 올려서 미국하고 빅딜을 하려고 하는데, 미국 기자들이 탈북자를 취재하기 위해 북한 쪽 국경을 넘은 사건...중국 국경을 넘어와서 북한이 잡아갔다면 중조(북중)간에도 외교적인 문제가 됐겠지만 미국도 아주 세게 나갔을 겁니다. 그런데 미국이 지금 조용한 걸 보면 결국 약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북한은 지금 핵카드의 승수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로켓을 발사하는 건데, 여기자 사건은 그 효과를 극대화 시켜주고 북한의 협상력을 굉장히 키워주는 사건이 돼버렸습니다.
물론 사건 자체가 바람직한 일은 아녜요. 그러나 북한은 그 카드도 최대한 오래 가지고 있으면서 활용하려고 할 겁니다. 그런데 별 일도 없이 금방 풀어준다? 북한을 몰라도 그렇게 모를 수가 있나...
북한 모르면 이제 외교도 못 합니다. 외교와 남북관계에는 경계가 따로 없어요. 그렇다고 외교부와 통일부를 합쳐도 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그건 분명히 하면서 얘기합시다.
한미관계에서도 북한이란 게 굉장히 중요한 이슈니까 북한을 정확히 이해해서 한미간에 협조를 해야죠. 북한이란 나라는 아무렇게나 해도 되고 대충 쉽게 전망해도 된다는, 그런 토대 위에서 한미 협조를 하면 미국이 나중엔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한국에 절대 의지하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형명참동 심상필벌 차원에서도 뭔가 한 번 쯤은 최근의 사태, 이런 혼란에 대해 통치권 차원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걸 그대로 놔두면 앞으로 무책임한 소리 막 할 겁니다.
"임기 4년 남은 정부한테 '중장기적'이란 말에는 방점이 없는 겁니다. '대북정책 검토'라는 말에 방점이 찍힌 거죠. 요컨대 지금 대북정책이 잘못됐단 얘기죠. 보수적인 통일고문회의 인사들도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에 개성공단 사건이 일어났다는 말를 우회적으로 한 거 아닙니까." |
그건 그렇고...북한의 발사체와 관련해서 기왕에 그런 쪽으로, 군사적 제재를 반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면 남북관계는 어떻게 할 건지를 따져야겠죠.
로켓 발사 이후 미북간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공개적으로건 비공개로건 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하지 않겠어요? 미국이 저렇게 나온다면...그렇다면 남북관계도 지금부터는 거기에 맞춰서 같은 궤도를 그릴 수 있게 준비를 해 나가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런 점에서...다시 또, 이게 뭐 너무 이런 얘길 자주 해서 민망할 정돈데,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대통령이 직접 밝히면서 문제를 풀어 나가야 됩니다. 지금이라도 두 선언에 대해서 입장을 분명히 하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문제는 풀리게 돼 있어요.
그거 없으면 안 됩니다. 6.15와 10.4에 대해 애매모호한 표현을 그냥 놔두고 개성은 개성대로, 금강산은 금강산대로 풀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던데... 원칙문제를 우회하면서 기술적 차원에서 접근해가지고는 남북관계가 풀릴 것 같지 않아요.
▲ 14일 열린 통일고문회의에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북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연합뉴스 |
이것도 들은 얘기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이번에 개성공단 사건(3월 9~20일 한미 군사훈련 기간 육로통행 차단 사건)이 터지고 나서 개성공단 문제가 더 악화되는 걸 막아 보려고 북쪽과 접촉을 시도하기 위한 구상이 정부 내에서 좀 있었던 모양이에요.
근데 그걸 위(청와대)에다 보고했다가 잘렸대요. 그러면서 거꾸로 '개성과 관련해서 북한이 하는 일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알 수 있게 자문회의 같은 거라도 열어서 의견을 모아 국민들한테 호소해야 하는 거 아니냐. 우리가 뭘 잘못했냐. 북한의 잘못을 부각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지시가 내려왔대요.
그래서 3월 14일 통일고문회의란 걸 열었는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북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게 최종 결론처럼 언론에 보도됐죠.
참...임기 4년 남은 정부한테 10년 내지 15년 정도를 의미하는 '중장기적'이란 말에는 방점이 없는 겁니다. '대북정책 검토'라는 말에 방점이 찍힌 거죠. 요컨대 지금 대북정책이 잘못됐단 얘기죠. 이번 통일고문회의 고문들의 연세나 성향으로 보아 약간 보수적이라는 평가들을 언론에서도 하고 있는 것 같던데, 그런 분들도 이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에 개성공단 사건이 일어났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한 거 아닙니까.
개성공단 사건은 물론 북한 군부가 강경노선을 걸으면서 나온 일이지만, 그렇게 강경노선을 걷도록 한 원인이 있는 거잖아요. 멀 원(遠) 자를 써도 좋고 언덕 원(原) 자를 써도 좋지만, 그건 기본적으로 비핵·개방·3000 구상, 그리고 6.15 및 10.4 불인정이 원인이잖아요.
"아브라모위츠, 폴락, 시걸 같은 사람들은 민간인이지만 오바마 진영에 상당한 기여를 했고, 실제로 최고의 북한 전문가로 알려졌기 때문에 오바마로서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어요. 어떻게 보면 거의 절대적일거예요." |
대통령이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보조를 맞출 것처럼 방향을 선회했으면 이제는 남북관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조치도 차제에 해버려야 합니다.
그게 지난 2월 북한에 다녀온 미국 사람들의 권고였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입력된 내용입니다. 아브라모위츠, 폴락, 시걸 같은 사람들은 민간인이지만 오바마 진영에 상당한 기여를 했고,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북한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졌기 때문에 오바마로서는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어요. 어떻게 보면 거의 절대적일지도 몰라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내정자도 이쪽 문제에 식견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최근에 직접 북한에 가서 관리들을 만나고 평양의 분위기를 체험해 본 적은 없어요. 그래서 보즈워스가 이끄는 팀들이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실상 리뷰하면서 성안하고 있다고 봐야 되고, 나중에 캠벨 차관보가 취임하면 그게 미국 정부의 공식 대북정책이 된다고 보고 미리 좀 준비하라 이겁니다. 뻔히 내다보이는 거니까.
또 하나...오바마 인수위에서 정보기관 인수분야 팀장을 역임한 아서 브라운 전 CIA 동아시아지부장이 지난 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관계에서 한국이 앞장서 가지 않으면 미국은 한국을 떼 놓고 가버릴 거라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예고했는데도 우리가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끌어나갈 준비를 안 하고, 대통령 차원의 조치를 미루고 있을 겁니까? 16년 전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미국이 아무 말도 없이 우리를 떼어 놓고 가버렸는데, 한국이 앞장서 달라고 친절하게 말했는데도 안 바꾸면 진짜로 그냥 가 버릴 겁니다.
거듭 말하지만, 혼란스런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이번에 내부적으로 단도리를 해 놓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일 또 일어납니다. 언론이 무슨 죄고 국민이 무슨 죕니까.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 |
형명참동도 안하고 신상필벌도 없다? 그럼 앞으로 참모들이 막 그냥 아무렇게나 얘기할 겁니다. '아니면 말고'식으로...그럼 나라 운영 어떻게 해요? 외교 엉망 됩니다. 남북관계 망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 '정세토크'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석좌교수)이 한반도 문제에 관해 자신의 경험과 견해를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격주로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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