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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여기자들 평양 압송 가능성…사태 장기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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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여기자들 평양 압송 가능성…사태 장기화되나

'조용한 해결' 바라는 美, 한국 언론 보도에 당황

북한이 북-중 국경지대에서 취재하던 미국 여기자 2명을 체포한 후 평양으로 압송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태 장기화가 점쳐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22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이 "사안의 중대성으로 미뤄 이미 미국 여기자 2명은 평양으로 압송돼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군 보위사령부의 직접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들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사건을 공식 확인한 점과 17일 사건 발생 직후 미국에 추가적인 식량 지원을 거부한 사실에 주목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조중(북한-중국) 국경지역을 통하여 불법 입국한 미국 사람 2명이 억류되었다"며 "현재 해당 기관에서 조사중에 있다"고 21일 처음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중앙통신이 이 같은 사건을 보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이미 북한의 군과 정보 당국이 평양에서 이들을 직접 조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17일 사건 발생 직후 북한이 미국에 추가적인 식량 지원을 거부한 것은 이미 북한의 최고 지도부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소식통들은 "통상적인 사안의 경우에는 평양으로 압송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지만 미국 국적의 취재진이 억류된 만큼 북한이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北의 최대 아킬레스건 '탈북자 취재'가 악재

미국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Euna Lee)와 중국계 로라 링(Laura Ling) 기자는 지난 17일 두만강가에서 취재 도중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

그러나 사건 자체가 우발적이었고 발생 초기 북한과 미국 모두 침묵했다는 점에서 사건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다소 우세했었다.

비록 북한이 최근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미국이 가장 신경 쓰는 '미국인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강수를 둔다면 오바마 행정부와의 '빅딜'은 크게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도 사태를 조용히 해결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공식 확인을 하고 평양 압송설까지 나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미국 기자들이 두만강 탈북 루트와 탈북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음란 화상채팅 강요 등 북한 체제의 수치스러운 면을 취재중이었다는 점도 사태 장기화를 예상하는 근거가 된다.

북한의 공안 당국은 최근 서방 언론들이 중국으로 와 탈북자 및 인권문제를 적극 취재해 가는 움직임에 강한 제동을 걸기 위해서라도 더욱 강한 대응을 할 공산이 높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외무성 등이 대미 협상을 위해 조용히 처리하자는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게 된다.

유엔 인권이사회의 대북인권결의안이 26일 경 표결을 앞두고 있고, 호주와 미국에서 북한 인권 관련 행사가 잇달아 열리는 것도 북한의 강경 대응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더욱이 기자들이 북한 영토를 밟았다는 게 분명해지면서 북한이 '법적으로 하겠다'고 나온다면 미국도 대응할 명분이 별로 없다.

<연합뉴스>는 중국의 대북 소식통들이 "(북한이) 중국의 국경으로 넘어와서 사람들을 잡아갈 경우 큰 외교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며, 취재진이 북한 영토 쪽으로 넘어갔다 이를 제지하던 북한군에 여자 2명은 잡히고 남자 2명은 중국 쪽 폐쇄회로(CC)TV에 찍혀 중국 국경수비대에 넘겨졌다고 전했다.

"美 국무부, 한국에 유감 표명"

미국은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직접 사건을 챙기고 있고, 대외적인 발표보다는 활발한 물밑외교를 통한 조기 석방에 주력하고 있다.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클린턴 장관이 지금 이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드 부대변인은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우리가 언급을 자제할수록 이해당자들에게 좋은 일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은 민감한 문제이며, 따라서 그 정도만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지금 많은 외교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북한과) 수차례의 접촉도 이뤄졌다"면서 "다만 현 단계에서는 이번 일에 대해 적게 말하는 게 최선으로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의 방침이 '조용한 물밑외교'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한국 언론들에 의해 최초 보도되자 미국은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 국무부는 한국 언론 보도와 관련해 외교채널을 통해 "당혹스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고 <한겨레>가 21일 보도했다.

20일 <문화일보>에 이 사건이 최초 보도될 당시 미 국무부는 억류된 기자들의 안전을 고려해 미국 언론에 엠바고(보도자제)를 요청한 상태였다. 하지만 <문화> 외에도 한국의 조간신문 1~2곳이 사전 정보를 입수해 21일자 보도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미국은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고, 북한 내에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서도 간접적인 교섭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CNN>은 여기자들이 속한 <커런트TV>의 설립자인 앨 고어 전 부통령이 클린턴 장관에게 기자들의 석방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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