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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가 살려면

[中國探究]<28> 세계은행의 처방과 중국의 입장

세계은행(World Bank)이 최근 발표한 1분기 중국경제 보고서는 세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첫째,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중국도 어렵다. 그래서 성장률이 떨어진다. 둘째, 하지만 펀더멘털이 좋아서 경기부양 효과가 다른 나라보다 빨리 나타날 것이다. 셋째, 중국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 가운데 우선 성장률 전망을 보자. 보고서가 예측한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6.5%다. 세계은행이 앞서 내놓은 예측치(7.5%)보다 1%p나 낮다. 지난 3월 5일 2009년 '양회(兩會)' 정부업무보고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8% 성장론'을 재확인한 것과도 큰 차이가 난다.

세계은행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 세계경제가 1.5%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중국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수출 규모가 6% 감소하면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각각 6%와 4% 줄어들고 이것이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란다.


▲ 중국의 한 증권사 객장 모습 ⓒ로이터=뉴시스

중국의 반응은 어떨까? 한마디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정치연구소 리샹양(李向陽) 부소장은 모든 국가의 성장률이 하락하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중국 경제도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또 세계은행의 전망은 기본적으로 계량예측모델을 기초로 했기 때문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중국의 3대 강점을 말한다. 첫째, 중국은 서브프라임 등 선진국 금융과 연계된 부분이 크지 않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하다. 둘째, GDP 내 재정적자 비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아 정부재정이 건실하며 이는 글로벌 위기 심화에 대응해 추가적인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을 수 있는 기초가 된다. 셋째, 해외시장에 주력했던 많은 기업들이 내수로 전환하고 있어 향후 지속발전을 위한 기초가 된다.

중국의 유력 증권사인 인허증권(銀河證券)은 한발 더 나아가 중국경제가 지난 1월에 이미 저점을 찍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위기는 '부동산-금융-자동차-소비' 순으로 확산됐고 앞으로 회복 순서도 부동산-금융부터 시작해 IT, SOC, 신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각종 지표와 실물 흐름으로 판단할 때 중국경제는 지난 1월 가장 먼저 저점을 통과했고 미국은 2009년 중, 일본은 2009년 말, 유럽은 2010년에 저점 통과를 예상해 전 세계적으로 경기회복 시기는 2010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예측 가능하거나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변수(predictable-unpredictable variables) 때문에 전망 자체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에선 갈수록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반면 외부의 평가는 여전히 "글쎄"라는 것이다.

중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해선 세계은행과 중국의 시각이 대체로 일치하는 듯하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중국이 실물분야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올해부터 저점을 찍기 시작하면 중국경제는 빠르게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경기부양책을 펴고 있지만 중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빨리 볼 것이라는 내용도 담고 있다.

중국의 적자재정 편성에 대한 평가도 엇비슷하다. 2009년 양회에서 약 1조 위엔(9,500억 위엔, 우리돈 200조 원) 규모의 적자 예산안이 통과됐다. 중국 건국 이래 가장 큰 적자예산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연 괜찮겠느냐", "국가경제에 문제가 없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세계은행 보고서는 올해 재정적자 비율이 GDP(국내총생산)의 3.2%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했다. 엄청난 규모의 적자 예산이 과연 문제가 없을지는 별도로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세계은행과 중국정부의 시각이 같은 점은 다소 의외다.

세계은행 보고서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중국의 정책대응에 관한 주문이다. 데이비드 달러 세계은행 중국담당 국장은 "중국의 경제발전 목표를 보면 단기와 중기가 중첩되고 단기와 장기는 서로 충돌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처럼 정부가 주도하는 투자위주의 경기대책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고 진단한다. 중국정부가 성장률 유지라는 단기 목표에 치중하다보니 SOC 건설 등에서 보듯 상당부분 국유기업 위주로 경기대책이 실행되고 있어 대책의 실효성은 물론 취업확대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것이 세계은행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처방은 성장방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경기 하강국면이 취업과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중기적으로 균형 잡힌 성장방식을 통해 지속발전 가능성을 확보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생산율과 생활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에 대해 소비자극, 사회보장시스템 구축 등 구조조정 측면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중국의 다음 단계 정책방향은 중소기업 지원과 서비스업 발전이며 이는 현재와 같은 국유기업 위주의 발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달러 국장의 진단에 대해 중국 정부도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중국이 당장 국유부문이 아닌 민간부문과 시장위주의 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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