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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법부가 자기 발 밑에 있는 줄 아나"

시민단체, 신영철 파문 '색깔론' <조선일보> 규탄

"'헌법 유린' 감싸며 법 지키라니, 조선일보 분열증인가"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재판' 압력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조선일보>가 "일부 '좌파 판사'와 '좌파 신문'의 사법부 흔들기"라며 '색깔론'을 펼치고 있는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민생민주국민회의(준)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는 11일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조선일보의 '신영철 파문' 왜곡·색깔 공세 보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 회견문에서 "조선일보는 그저 사법부 독립성 훼손을 두둔하고 축소하는 비뚤어진 언론 수준이 아니라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로 만들려고 앞장서는 수구정치 집단이자 사법부를 흔드는 세력들에게 궤변의 논리를 제공하는 '악의 축'이라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조선일보가 앞장서서 만들어낸 이명박 정권의 무능과 그 정권 주변에서 쉴새 없이 터져나오는 부정 비리에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오만한 사법부 유린은 이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것임을 명심히라"고 경고했다.

▲ 11일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신영철' 파문 왜곡, 색깔공세 보도를 규탄하는 기자 회견이 열렸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 여론 조작 있어 신영철 촛불 압력 가능한 것"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는 "조선일보가 또다른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석운 대표는 "조·중·동 수구족벌 신문들은 민주화 운동 당시에도 '좌파', '빨갱이'라며 폄훼하고 방해했는데 '사법부 독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지금에도 색깔 공세로 여론을 호도하고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짓밟고 파괴하는 조선일보의 반헌법적 작태는 온 국민의 규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연대 대표도 목소리를 높였다. 언소주는 촛불 집회 이후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으로 법원의 1심 판결에서 시민 24명이 모두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촛불 판결'을 직접 받은 대상 중 하나다.

김성균 대표는 "언소주에 유죄라는 상식 이하의 판결을 내린 사법부의 뒤에는 신영철 대법관이 버티고 있었다"면서 "신 대법관은 위증죄와 직권남용죄로 구속,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점을 흐트러뜨리고 색깔론을 펼치는 것은 조선일보가 친일하던 시절과 다를바 없다"며 "조선일보는 스스로 영원한 권력이 될 줄 아는가.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신영철 대법관의 배후에는 청와대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 헌법에 대통령의 독주를 막도록 규정하고 있는 3권 분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창피한 일은 그 배후에 여론을 조작할 조선일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조선일보가 여론을 조작할 것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사법부 독립성 유린하는 조선일보를 규탄한다

신영철 대법관이 시국사건 담당 판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며 재판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신 대법관은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있던 지난해 10월 박재영 판사가 야간집회 금지조항의 위헌 심판을 제청하고 재판을 중단하자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노골적으로 재판부에 압력을 가하였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심판을 기다리지 말고 현행법(야간 집회 금지조항)에 따라 재판을 서두르라'고 압박한 것으로, 유죄를 선고하라는 의미나 다름없다.

신 대법관은 이메일 뿐만 아니라 전화, 식사모임 등을 통해서도 판사들에게 압력을 가했으며, 재판 배당을 통해서도 재판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달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 과정에서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에 대해 "위법한 배당이 아니었고 재판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한 말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 대법관은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제청 사건 처리를 의논하려고 지난해 이강국 헌법재판소 소장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신 대법관의 이같은 행태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앞장서 무너뜨리고 헌법의 근간을 흔든 것으로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탄핵을 받을 일이다. 그러나 신 대법관은 사법부 안팎의 사퇴 촉구여론에 대해 '사퇴할 뜻이 없다'며 큰 소리 치고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도 "그걸 갖고 판사들이 압박을 받아서야 되겠느냐"며 감싸고 나섰다.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들도 '신영철 감싸기'에 발벗고나섰다.

여기에 더해 수구족벌신문들은 노골적인 축소보도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하고 있다. 특히 조선일보는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을 '정당한 업무'인 양 옹호하고 도리어 판사들의 '이메일 공개'가 잘못됐다면서 왜곡된 프레임을 만들었다. 지난 6일 조선일보는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을 "논란"으로 취급하는 한편, 판사들이 재판을 방치한 데 대해 법원장이 "조치"를 취한 것처럼 다뤘다. 또 사법부 독립성 훼손에 대한 비판과 우려는커녕 '어떻게 이메일 내용이 공개됐나'에 초점을 맞추면서, 심지어는 '현직 판사'라는 익명의 입을 빌어 "좌파판사"라고 색칠하기도 했다.

이어 7일 사설에서는 이번 파문이 "일부 판사들이 좌파 신문과 TV에 이 이메일을 제공해 폭로, 알려지게 됐다"면서 "자기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법원 내부 일을 외부에 조직적으로 폭로하거나 일부 언론과 편을 짜 법원 내부 인사에 대해 인민재판식으로 집단 몰매를 가하는 것은 건전한 사법부 비판을 벗어난 사법부를 향한 파괴공작과 다를 바가 없다"며 판사들과 언론을 향해 철지난 색깔공세를 폈다. 이날 이후 조선일보는 10일 '신 대법관이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1단 단신 기사 외에 이렇다 할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같은 행태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 8월 조선일보는 광우병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에게 보석 결정을 내린 박재영 판사를 향해 '거추장스러운 법복을 벗고 이제라도 시위대에 합류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극언을 퍼부었다. 제 입맛에 맞지 않는 재판을 했다고 법관을 향해 대놓고 '법복을 벗으라'고 할 수 있는 집단이 과연 조선일보말고 또 있는가? 이러한 조선일보는 그저 사법부 독립성 훼손을 두둔하고 축소하는 비뚤어진 언론수준이 아니라, 사법부를 권력의 시녀로 만들려고 앞장서는 수구정치집단이자 사법부를 흔드는 세력들에게 궤변의 논리를 제공해주는 '악의 축'이라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흔드는 추악한 색깔공세를 중단하라. 조선일보가 사법부를 권력과 수구기득권 세력의 지배도구로 삼으려는 작태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응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가 앞장서서 만들어낸 이명박 정권의 무능과 그 정권 주변에서 쉴새 없이 터져 나오는 부정비리에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조선일보의 오만한 사법부 유린은 이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것임을 명심하라.

2009년 3월 11일
민생민주국민회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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