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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故 최강서 주검 지키던 김진숙 등 체포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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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故 최강서 주검 지키던 김진숙 등 체포영장

유족들, 죽음의 공장 영도조선소서 시신 붙들고 "한진중, 대화하자"

고(故) 최강서 씨의 주검과 함께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에서 농성을 벌이던 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아울러 경찰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검거에 나선 상태다.

3일 한진중공업 지회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공장 서문을 통해 조선소 밖으로 나가던 농성자 6명이 경찰의 급습으로 불시에 연행됐다. 연행된 이들은 한진중공업 지회 조합원 5명과 신천섭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2일 영도조선소 서문을 부수고 들어가 선박 건조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금속노조 간부 4명과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검거에 나섰다.

박성호 한진중공업 부지회장은 "3일 연행된 6명은 조사를 받고 이른 시일 내에 풀려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에도 7명을 연행했지만, 조사 후 모두 석방했다.

▲ 한진중공업 정문 뒤로 최씨의 시신이 담긴 관이 놓여있고 조합원들과 유족들이 지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죽음의 공장, 영도조선소 앞에서 유족들 "조남호, 대화하자"

한편, 경찰 추산 1200여 명은 지난 2일 부산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전국 집중 최강서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한진중공업에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죽음의 공장, 절망의 공장이 돼버린 한진중공업은 최강서 열사가 집보다 더 오랜 시간을 지낸 공간"이라며 "한진중공업이 굴지의 조선소로 발전하며 필리핀 수빅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밤낮을 잊고 일했던 최강서 열사 등의 노동자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그런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해고했다"며 "긴 투쟁 끝에 재작년 11월 사측은 노조 등을 상대로 제기한 158억 손해배상·가압류를 취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강서 열사를 죽음으로 몰고 간 158억 손배를 사측은 즉각 취하하고, 유족에 사과해 인간적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최강서 씨 부인 이선화 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이 씨는 "한진중공업은 경찰과 용역을 동원해 어떻게 해볼까 하는 생각만 하지 말고, 유족과의 대화에 즉각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 씨는 지난 31일 최 씨의 주검을 조선소 안으로 옮긴 것과 관련해, "유족의 뜻"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관련 기사 보기 : 故 최강서 부인 "어떤 부인이 남편 시신 볼모로 싸우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사태 해결 촉구도 이어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 당선인은 그간 얘기해온 국민행복, 사회통합, 경제민주화를 이 참담한 한진중공업에서 우선 실현해야 한다"며 "젊은 노동자가 죽었고, 그 노동자의 아버지가 경찰의 방패에 찍히고 미망인이 공장 아스팔트 위에서 남편의 관을 부여잡고 밤을 새우는데 대통령 당선인은 왜 말이 없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최강서 빈소에 조문했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한광옥 대통령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 역시 자신의 지위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책임 있는 해결책을 박 당선인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다가오는 설날까지 사측과 정치권이 최 열사의 뜻을 받아 손배가압류를 취하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은 비장한 각오로 대규모 투쟁에 나선다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성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정부나 정치권이 아닌, 굳어져 가는 우리의 투쟁 관성"이라며 "이제 '더 이상 죽이지 말자'는 외침을 멈추자. 우리가 싸우지 않는 한 노동자들은 계속 죽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6시께 집회를 마치고 자진해산했다. 그러면서 2월 중 대규모 시국 농성과 범국민대회 등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현재 최 씨의 주검이 놓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내에서는 주검 부패를 막기 위한 드라이아이스 등의 물품 반입을 놓고 농성자들과 경찰의 충돌이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시위대가 조선소 점거를 중단하고 시신과 함께 조선소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대화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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