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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국가보다 지역의 개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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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국가보다 지역의 개념이 중요하다

[中國探究]<24> 제24회 하얼빈 동계유니버시아드 개막식 참관기

제24회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지난 18일 저녁 '얼음의 도시' 흑룡강성 하얼빈시 국제전시스포츠센터체육관에서 세계 44개국 4000여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하게 개막되었다. 이번 대회는 2월 28일까지 11일간 각국의 대학생들이 자국의 명예를 걸고 열전을 벌이게 된다.

개막식을 참관하면서 중국의 스포츠분야의 위상강화, 특히 겨울 스포츠분야의 발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 동북3성에 대한 경제의 발전 전략을 우리의 입장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느꼈다.

중국의 국제적 스포츠 위상은 국력의 중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성공적으로 개최한 베이징 올림픽과 장애올림픽 이후 곧 이어 변방의 도시인 하얼빈시에서 세계적인 동계 스포츠대회를 개최하고, 2011년 제26회 하계 유니버시아드를 썬전(深圳)에서 개최하는 등 스포츠 외교를 강화하는 점이 눈에 띤다.

개막식을 생중계하는 중국 언론 매체들은 중국에 대한 자신감과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었다. 현장의 관중들도 '쭝궈 지야요(중국 힘내라!)', '스지에 지야요(세계여 힘내라!)', '쭝궈 깐둥(중국이여 감동하라!)' 이런 구호를 대학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들이 계속적으로 관중에게 파도타기와 함께 소리치도록 지도하고 있었다. 필자가 듣기에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아마도 지난해에 발생했던 국가적 재난인 쓰촨 지진의 고통과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중국인의 스스로 용기를 부추기는 구호로 생각되었다.

이번 동계 유니버시아드를 상징하는 엠불렘은 스키와 스케이트의 궤적을 U자 내에 나타내면서, 휘날리는 깃발 모습으로 청춘을 상징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얼음과 눈(氷雪), 청춘(靑春), 미래(未來)"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또한 대회의 상징동물인 "동동(冬冬)"은 겨울을 뜻하지만 중국어 발음상 '동동'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특히 북방의 눈꽃모양으로 흰색과 남색을 주 색깔로 의인화의 방법을 사용하면서 귀여운 천사의 미소를 띤 채로 정성스럽게 각국의 선수단을 환영하였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성화 점화였다. 겨울스포츠의 하나인 컬링을 이용하여 성화 점화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였고, 점화를 위한 성화봉도 흑룡강성의 지리적 위치를 상징하는 '백조'의 머리에 여의주를 디자인함으로써 중국 북방의 흑룡강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였다.

이번 대회의 자원봉사자가 1만 5천명이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대학생이었다. 이 대회에 투자된 금액도 30억 위엔(한화 약 600억원)에 이른다. 중국정부는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흑룡강성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경제, 과학기술, 문화, 체육 등의 왕래 등을 강화하려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전행사는 중국의 대학생들과 특히 흑룡강성 소재 각 대학교 대학생들의 현대적 율동으로 분위기를 돋우려고 했으나 별다른 특징을 볼 수 없었다. 다만 중국에 유학 온 외국 유학생들의 참가만이 의미가 있는 정도였다.

식후행사는 작년 베이징 올림픽의 식후행사와 유사한 부분이 많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였다. 전체적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과 노란색을 주된 컬러로, 그리고 전통적인 중국과 현대의 발전을 모색하거나, 특히 겨울 스포츠의 컨텐츠를 이용한 퍼포먼스였지만 중국의 특징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하였다. 다만 중국의 퍼포먼스에 자주 등장하는 와이어를 사용한 프로그램이 많아 무협지를 즐기는 중국인들의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번 동계유니버시아드가 중국의 흑룡강성 하얼빈시에서 개최된 것은 비록 우리 언론들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중국의 세계 스포츠 분야에서의 성장을 눈여겨볼 계기가 되었다. 하얼빈을 성도로 하고 있는 흑룡강은 향후 세계적인 동계 스포츠의 메카를 꿈꾸고 있다.


따라서 향후 지난 두 차례에 유치경쟁에서 실패한 우리의 평창과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 도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은 만약 2018년에 동계올림픽 유치가 어려우면 2022년에 재신청을 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은 이미 1996년 제3회 동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였고, 이번에 24회 동계유니버시아드를 유치하면서 차근차근 준비를 해오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중국 흑룡강성은 동계스포츠에 천혜의 요소를 갖고 있다. 하얼빈은 100여년 이상의 중국 국내외의 지명도가 높은 동계스포츠의 메카이다. 하얼빈은 빙설대세계(氷雪大世界), 태양도설박회(太陽島雪博會), 빙등유원회(氷燈遊園會) 등의 볼거리로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절(春節)에 200만 명의 여행객이 하얼빈에서 새해를 보냈고, 이로 인해 하얼빈의 여행수입이 14.8%가 증가하였으며, 하얼빈의 타이핑(太平) 국제공항은 1월 여객 수송량이 개항 이래 최고치에 달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하얼빈은 중국내 춘절 기간 "가장 가고 싶은 10개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이번 동계유니버시아드를 홍보에 잘 활용한 전략이기도 하였다.

흑룡강성의 인구는 3800만 명으로 성 내의 대학생의 숫자만 60만 명이나 된다. 통계에 따르면 백만 명의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것은 이미 전통이 되었다. 이곳 출신으로 유명한 체육인들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쇼트랙의 양양(楊揚), 왕쉐리(王秀麗), 쉐에레이홍(薛瑞紅), 피겨스케이트의 선쉬에(申雪), 짜오홍보(趙宏博) 등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흑룡강성의 겨울스포츠 시설을 보면 국제적인 스키장이 '하얼빈, 야부리, 모얼산' 등이 대표적이다. 하얼빈 국제전시스포츠센터체육관의 실내 경기장의 수용인원은 약 1만명으로 이미 2004-2005년, 2007-2008년의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와 2007-2008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개최한 곳이기도 하다.

스키장으로는 하얼빈으로부터 195키로미터 떨어진 국제적 규모의 야부리 스키장이 있다. 예전의 야부리(亞布里)는 작은 마을에 불과했었다. '야부리'라는 말은 러시아말로 '과수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곳은 원래 청나라 시기는 만주족 귀족들의 사냥터로 일반백성들은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다. 그러나 1980년에 최초 스키장이 건설된 이래 해발 1373.8미터로 매년 적설기간은 5개월 정도로 슬로프의 전체 길이가 50키로미터로 수직낙차는 912미터이고 각종 리프트가 11개로 총길이가 20키로미터로 국제적 경기를 하는데 전혀 손상이 없는 훌륭한 스키장으로 거듭났다.

춘절시기 하얼빈의 태양도의 눈조각 축제를 보러 온 여행객만 6만 천명으로 동기대비 18.1% 증가하였고, 빙설대세계는 9만 2천명이 참관하여 동기대비 31.4%에 달하며 쟈오린(兆麟) 공원의 미국의 디즈니그룹과 공동으로 개최한 '빙설디즈니'를 참관한 인원만도 2만 7천명에 달하였다. 빙등 축제이래의 누계로 219만 3천명이 하얼빈을 다녀갔으며 동기대비 16.!% 성장해 여행 총수입은 17억 4천만 위엔에 달하였고 여행객의 국가별 통계도 75개국에서 100개국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하얼빈사람들 스스로 빙등 축제 분야는 자신들이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얼빈시 '사회과학원지방사 및 여행발전연구소' 왕징(王晶) 소장은 하얼빈의 빙등이 오랜 기간 하얼빈의 이른바 '빙설문화' 속에 침잠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비록 여타의 지방이 하얼빈의 빙등, 눈 조각 등을 이식해갔지만 하얼빈의 수준에 필적할 수 없다고 분석하였다. 따라서 하얼빈의 빙설 여행은 '중국국가여유국이 세계에 추천하는 중국 최고 여행상품 35개 가운데 하나임을 강조한다. 그 만큼 얼음과 하얼빈은 밀접하다. 그래서 하얼빈은 얼음의 도시(氷城)이라는 점을 자랑한다. 세계 4대 얼음축제인 캐나다의 퀘벡시, 일본의 삿뽀르, 노르웨이 스키축제와 함께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하얼빈의 빙등이다.

한편 이번 대회를 계기로 경제 사회적인 측면에서 중국 동북지역을 살펴보면 2003년 말부터 시행된 '동북진흥전략'을 주목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동북이란 요녕, 길림, 흑룡강 3성 외에 내몽골 동부지역이 포함된다. 중국정부는 이 지역을 양자강 삼각주, 주강 삼각주, 환발해만 경제권에 이은 4대 경제권(인구 1억2천만, 면적 145만㎢)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동북지역을 국제 경쟁력이 있는 대형설비·제조업 건설기지와 신형 원자재·에너지 공급기지, 농목축업 생산기지, 중요 기술 연구개발 및 혁신기지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철도, 고속도로, 항만,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과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물류인프라 개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더욱이 최근 중국 흑룡강성은 이른바 '식량전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농업생산 기지이기도 하다. 따라서 식량안보 차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이 아시아 최대 곡물기업인 중국 북대황(北大荒)그룹과 곡물 가공사업 합자법인을 하얼빈 현지에 설립하여 322억을 투자함으로써 해외 곡물자원 확보의 중요성을 부각 시키게 되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향후 중국 중앙 정부로부터도 이 지역이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작은 것보다는 큰 것, 소박한 것보다는 화려한 것, 지방의 것보다는 중앙의 것만을 좋아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지역적인 브랜드. '소강국'이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아시아 및 세계의 동계 스포츠의 메카가 되어 가고 있는 하얼빈 지역에서 개최되고 있는 24회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중국의 '지역'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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