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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배후? 진짜 외부 세력은 경찰과 용역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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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배후? 진짜 외부 세력은 경찰과 용역 직원"

'과잉 진압 vs 과격 시위' 승부 판정한 <100분토론>

'용산 참사,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23일 문화방송(MBC) <100분 토론>은 경찰의 과잉 진압 문제와 이명박 정부의 개발주의를 비판하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김남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장(변호사),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등의 일방적인 우세 속에 진행됐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변철환 뉴라이트전국연합 대변인 등이 상대 패널로 나와 이제까지 경찰이 내놓은 발표와 주장에 근거해 철거민의 과격 시위를 지적하고 경찰 진압의 불가피성을 주장했으나 '경찰이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사실이 아닌 주장을 내놓고 있다', '경찰은 시위 진압 규칙과 법규도 지키지 않았다'는 등의 반박을 받았다.

"화재 원인 모른다면서 구속부터 시키나"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용산 철거민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22일 철거민 5명을 구속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회찬 대표는 "검찰도 화재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임을 인정하면서도 이들 철거민이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단정하고 구속했다"며 "검찰의 수사 자체가 공정성을 잃고 있으며 한쪽으로만 책임을 몰아가는 것이 역력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 진상 조사단에 참여하는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도 "검찰은 이번 수사 결과 발표에서도 일방적으로 세입자의 책임만 물었다"며 "정권에 위해가 되는 일, 부담이 될 만한 일은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87년 박종철 사건 당시 경찰과 검찰이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다 1987년 6월 항쟁의 계기가 됐음을 기억하고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런 지적을 놓고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망루 안에서 불이 난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고 그렇다면 그 원인은 인화 물질, 즉 화염병일 것이라는 사실에서 철거민들을 구속한 것"이라며 검찰을 옹호했다.

그러나 노회찬 대표는 "세입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미 화염병을 비롯한 모든 물건이 다 젖어있었다고 하는데 시위대가 불을 냈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경찰이 기둥을 두개를 뽑아서 망루가 경사져서 한쪽으로 쏠린 상황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찰 진압이 중요한 계기가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리구슬 300개? 경찰 거짓말 마라"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진압 시기가 적절했느냐'는 쟁점에서도 찬반이 팽팽히 갈렸다. 곽대경 교수와 변철환 대변인은 "세입자의 시위가 폭력적이었다"며 "경찰의 조기 진압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창익 사무국장 등은 '경찰의 거짓말'이라며 반박했다.

변철환 대변인은 "철거민은 화염병과 돌을 경찰에 조준해서 던졌고 그로 인해 주위 복덕방은 불타고, 새총으로 유리구슬과 골프공을 노선버스와 자동차에 던지기도 했다"고 주장하며 경찰 진입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곽대경 교수도 "이들은 하루 사이에 화염병 150개, 시너 40개, 벽돌 1000개, 유리구슬 300개를 던졌다"면서 "그렇게 경찰과 지나가는 행인, 자동차에게 피해를 준 것이라 이런 상황을 경찰이 묵과하기는 어렵다"고 강변했다.

이에 오창익 사무국장은 "절대 사실이 아닌 거짓말"이라고 강경하게 반박했다. 그는 "현장에 직접 가보면 알 수 있다"면서 "그 건물의 남쪽 지역은 철거가 된 공터이고 그 일대는 재개발로 다 문을 닫은 빈 상가들이다. 이들로 인해 상해를 입은 행인이나 경찰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유리구슬 300개를 던졌다고 하는데 참사 직후에 현장에 찾아갔지만 길이는 유리구슬 조각 따위는 없었다"면서 "왜 경찰은 사람도 끔찍하게 죽게하고는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김남근 변호사는 "경찰이 시위 진압시 지켜야할 규칙에 보면 화염병이나 돌을 투척할 경우 경찰을 산개시키고 상대가 화염병 등을 소모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다"며 "이번 사태의 경우 인화물질이 많은 것을 알면서도 소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내부 안전지침 무시다"라고 했다.

그는 "이는 결국 상부의 지침이 떨어져 인권 안전을 무시하고 밀어붙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이명박 정부가 경제 위기 극복을 들어 많은 개발 사업을 시도하려고 하는데 지금과 같은 방식대로 하면 많은 저항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본때를 보여줘라'는 지침을 내린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노회찬 대표도 "여타 다른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철거민 사태, 진짜 외부 세력은 경찰과 용역직원"

검찰과 경찰, 조·중·동 등 보수신문이 주장하는 '외부 세력 배후론'도 팽팽한 논쟁 대상이 됐다. 변철환 대변인은 "만약 순수한 해당지역 철거민들이 살려고 올라갔다면 특공대가 투입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국철거민연합이 올라가자마자 콘크리트와 화염병을 던지는 등 여타 사건과는 달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회찬 대표는 "전철연이 외부 세력이 아니라 경찰이 외부 세력이고 용역직원이 외부 세력"이라며 "돌아가신 분 중에 '외부 세력'이라고 지칭되는 이들도 다 철거민이고, 철거민의 고통을 알기 때문에 달려와 돕게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오창익 사무국장은 "조합과 세입자라는 사인 간의 분쟁에 경찰이 어떻게 개입하느냐가 문제의 핵심 아니냐"며 "양자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타협점을 찾든지 해야지, 약자가 농성에 들어가자마자 특공대를 투입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농성하던 세입자 중에는 1930년대 생으로 70대인 분도 있다. 이런 자국민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특공대를 투입하는 국가가 어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100분 토론>에는 '현직 경찰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민과 대학 시절 철거민 연대 투쟁을 자주 했다는 시민이 각각 전화 통화로 연결이 돼 눈길을 끌었다.

현직 경찰관이라는 시민은 "일반 시민이 시위를 한다면 화염병 등을 제작하지 않는다"라며 "이들의 시위는 정치적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민은 "용역직원이 수백 명 들어와 행패를 부리는 상황에 마주치면 사회적 약자들로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악법으로 인해 약한 시민은 싸우는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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