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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유)/外(외)/臥와)/右(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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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유)/外(외)/臥와)/右(우)

[이재황의 한자 이야기]<110>

祭(제)를 다루면서 그 윗부분이 爪(조)와 臼(구)/廾(공)/寸(촌)/又(우)를 합친 글자여서 稻(도)의 발음기호 舀(요)이자, 頯(규)의 왼쪽이나 捋(랄)·將(장)의 오른쪽과 같은 요소라 했었다. 그런데 이 요소는 이렇게 낯선 글자들에만 들어 있는 게 아니다.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글자와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그림 1>을 한번 보자. 오른쪽 又(우) 부분이 조금 위로 올라가서 그렇지, 祭의 윗부분과 같은 글자로 보기에 무리가 없다. 又 부분은 아래의 불룩한 부분이 점으로 떨어져나오면 寸(촌)이 될 수 있는 모습이고, 이를 왼쪽 요소 아래로 끌어내리면 將의 오른쪽 부분이 된다.

이 그림은 有(유)의 옛 모습이다. 그렇게 보니 또 有의 모양이 나온다. 위에 말한 여러 요소는 바로 有의 변형들이었던 것이다. 有는 손(又)으로 고기(月=肉)를 잡은 모습이라 해서 '음식을 권하다' '가지고 있다'의 뜻이 나왔다고 설명된다. 그러나 상형으로 보기는 어렵고, 합성자로 봐야 한다. 又(다른 글자들에서는 寸/廾/臼)가 의미 요소고 月(월)이 발음기호인 듯하다. 月은 祭·將·頯에서처럼 勻(균) 비슷한 모습이 되기도 하고 稻·捋에서처럼 爪의 모습을 띠기도 했지만, 勻이나 爪가 모두 月의 변형이다.

外(외)는 '저녁'인 夕(석)과 '점'인 卜(복)을 합친 글자여서 이 두 가지를 합친 회의자식 작문이 많다. 저녁(밤)에 점을 치는 것은 '예외적'(外)인 일이라거나, 저녁에 점을 치면 잘 '맞지 않는다'(外)는 설명이다. 밤에 부득이 출타(外)하면서 점을 쳤다는 얘기도 있다.

外의 옛 모습(<그림 2>)을 보아도 지금과 같은 구성이다. 그러나 글자의 모양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그림 2>에서 지금까지 모습이 변하지 않았다 해서 <그림 2> 이전 시대에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卜과 又는 충분히 넘나들 수 있는 모양이다. 外는 有의 변형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臥(와)는 臣(신)과 人(인)을 합친 모습이다. 책상에 엎드려 머리를 숙인 사람의 모습을 그렸다는 얘기나, 지그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을 나타냈다는 얘기나 모두 따라가기에는 벅찬 설명들이다.

그런데 <그림 3> 같은 臣의 장식적인 글자꼴과 <그림 4> 같은 月의 역시 장식적인 글자꼴을 비교해보면 비슷한 느낌이 든다. 臥의 오른쪽 人이 卜과 구분하기 어려운 글자고 아예 이 부분을 卜으로 쓴 卧라는 글자꼴까지 있으니 臣 부분이 月과 같다면 外=臥인 것이다.

다만 外나 臥 모두 의미는 연결시키기 어려운데, 이는 가차라는 傳家(전가)의 寶刀(보도)가 있으니 염려할 필요가 없겠다.

右(우)는 '오른쪽'이라는 뜻이어서 글자의 유래를 밝히기는 쉽지 않은 글자다. 손(又)으로 음식을 집어 입(口)을 돕는다거나, 신이 기원의 말(口)을 들어 도와준다는 등의 설명이 있다. 모두 회의적인 얘기들이고, '돕다'인 佑(우)·祐(우)에서 끌어낸 얘기들이다.


<그림 5>가 옛 모습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아래 口(구) 부분이다. 口는 옛 글자에서 거의 한글 ㅂ처럼 썼다. <그림 5>에서도 그런 모습이다. 이 모습은 위아래로 뒤집어 놓으면 <그림 1>에서 月을 夕으로 바꾸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月=夕이니 右=有가 되는 것이다.

필자는 右·有의 윗부분이 又의 변형이고 이들의 발음이 又와 흡사해 그 부분을 발음으로 보았었다. 그러나 그 글자들에서 口·月 부분을 의미 요소로 설명하기 어렵고 이렇게 다른 글자들과의 연관하에서 살펴보면 有=右이고 이들의 발음은 아래 月=口에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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