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내각 표결 후 TV 연설에서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가 초과 달성됐다"면서 "하마스의 무장조직은 심각한 타격을 받아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탄을 발사하기가 극히 어려워졌다"며 휴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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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오른쪽)와 바라크 국방장관이 일방적 휴전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그는 "휴전은 18일 오전 2시(현지시각, 그리니치 표준시로는 0시)부터 발효된다"면서 가자지구에 있는 이스라엘 지상군은 '한동안(for the time being)'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필요한 기간만큼 계속 머물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군사작전도 다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한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혀 이스라엘의 일방적 휴전선언으로 가자지구에서 총성이 멈출지는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마스의 대변인 파우지 바룸은 "점령자들은 즉각 공격을 멈추고 우리 땅에서 철수하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어떠한 대가를 감수하더라도 시온주의 병사가 우리 땅에 남아있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올메르트 총리의 휴전 발표 후 이스라엘 베르셰바에 장거리 로켓 5발이 떨어졌다. 휴전이 발효되기 전에 발사되기는 했지만, 언제라도 전투가 재개될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완전한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과 완전한 군부대의 철수를 이스라엘 지도부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오는 18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럽 정상들을 초청,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가자지구 휴전과 관련한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달 27일부터 계속된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으로 지금까지 12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절반 가량이 민간인(어린이 410명 포함)이며, 부상자는 5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측도 13명(민간인 3명 포함)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하마스 무기 유입 통로 차단에 주력
이스라엘이 일방적이나마 휴전을 선언한 계기는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무기를 유입해온 주통로를 차단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과 관련이 있다.
앞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워싱턴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의 땅굴이나 해상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도 지중해를 통해 무기가 가자지구로 반입되지 못하도록 해군력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개전 초부터 하마스의 로켓 공격과 재무장화를 막는 게 가자지구 공세의 목표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일방적 휴전 선언을 한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침공 중단이라는 압력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하마스를 휴전 합의 대상으로 간주하기보다는 테러단체로서 고립시키려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대적인 공습으로 하마스의 주요기반시설을 붕괴시키고, 무기 유입 통로를 차단할 여건을 조성하는 등 하마스를 무력화시켰다고 판단한 이스라엘이 미국 등으로부터 테러단체로 이미 규정된 하마스를 휴전 합의 상대로 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군부대를 그대로 주둔시켜 하마스가 공격을 해오면 응전에 나서기로 해 하마스 세력을 군사적으로 계속 압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스라엘 총선 앞둔 정치적 고려도 작용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채널 10' TV와 인터뷰에서 "나는 하마스와의 합의로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이번 휴전 선언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과 관련국들과의 대책 조율에서 나온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2월 10일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유권자들에게 테러단체인 하마스와 협상하지 않고 전쟁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정치적 고려도, 일방적 휴전을 선언한 배경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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