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국내 간판 자동차업체들에 대해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가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하형평가한 데 이어, IMF 사태로 악연을 맺고 있는 무디스가 국내 은행들에 대해 무더기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보다 높은 외화채무 신용등급을 가진 10개 은행의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은행들이 정부의 외환보유고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토 대상 은행들은 국민은행,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신한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중앙회, 한국씨티은행 등이다.
"달러 기근 지속되고 있다"
무디스는 "최근 몇 달 동안 은행들이 외화채무를 재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자본시장에서 달러 기근 현상이 지속되고,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한국 금융시스템을 압박하고 있다"고 등급 하향조정 검토 배경을 밝혔다.
무디스는 "이들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한국 국가 신용등급과 부합하도록 조정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 은행들이 외채 상환을 위해 정부에 점점 더 의존함에 따라 채무변제 능력이 한국 정부의 외화 채무변제 능력에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현재 한국의 장기 외화채권 신용등급을 'A2'로 부여하고 있으며 S&P는 'A', 피치는 'A+'로 부여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등 부실, 금융부실 확대로 이어지나
이날 금융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44.50원 급등한 1392원까지 치솟은 것도 무디스가 한국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란 소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피치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낮추고, 무디스가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검토에 나선 것은 자동차산업 등 주요 산업의 부실이 금융부실 확대로 이어질 것을 예고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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