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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차이

[한윤수의 '오랑캐꽃']<25>

짱과 탕은 둘 다 베트남 사람으로 회사 동료이다. 그러나 성격은 정반대다.
짱은 한 마디로 성격이 명랑하고 상냥해서 친구들이 좋아할 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도 그를 좋아한다. 휴일날 짱이 오토바이를 몰고 나와 발안 길거리 옆에 세워놓고 그 위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이 다 쳐다볼 정도로 멋지다. 베트남의 장동건이라고나 할까? 게다가 그는 한국말도 잘해서 이래저래 인기가 높다.

반면에 탕은 조용하고 다소곳한 타입이다. 가끔 미소를 짓긴 하지만 도무지 말이 없다. 한국말도 거의 못한다. 그래서 친구가 별로 없고 한국인 친구는 더더욱 없다. 잊혀진 존재라고나 할까?

▲ 짱(왼쪽)과 탕

짱과 탕은 이렇게 다르지만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다. 둘 다 똑같이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금의 일부를 받지 못했다. 짱은 115만원. 탕은 116만원.
나는 두 사람에게 진정서를 써주고 노동부로 가라고 했다.

짱은 노동부 감독관 앞에서 사장님과 대면했다.
사장님은 친절히 말했다.
"짱, 요즘 회사 사정이 어려워. 좀 깎아 줄래?"
짱은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
"예."
"반 정도로 하면 어떨까?"
"좋아요."
"사실은 반도 힘들어. 10만원만 더 깎아줄래?"
"그러죠 뭐,"
짱은 53만원을 받았다.

며칠 후 탕 역시 노동부 감독관 앞에서 사장님과 대면했다.
사장님은 친절히 말했다.
"탕, 지금 불황이라 회사 사정이 무지하게 어려워. 네가 좀 이해하고 반만 깎아줄래?"
탕은 무슨 뜻인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 답답해진 사장님이 참다 못해 말했다.
"반이 안된다면 좋아. 30도 안되겠니?"
"......... ?"
"조금도 안되겠니?"
탕은 그래도 가만히 있자 사장님이 말했다.
"그래 알았어 인마."
그는 말 한마디 안하고 116만원 전액을 받았다.

*왜 퇴직금의 일부 밖에 주지 않나? :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에게 퇴직금을 주는 회사가 많지 않았다. "외국인에게도 퇴직금을 줘요?" 이렇게 반문하는 사장님도 있었으니 국제적으로도 망신이었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상시고용인원 5인 이상의 회사는 의무적으로 퇴직보험에 가입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정부에서는 매달 임금의 8.3%를 적립하라고 했지만 회사에서는 흔히들 기본급의 8.3%를 적립했다. 따라서 퇴직금이 항상 모자라서 분쟁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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