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旬(순)/軍(군)/全(전)/榮(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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旬(순)/軍(군)/全(전)/榮(영)

[이재황의 한자 이야기]<106>

月(월)의 변형으로 생각되는 勻(균)의 알기 쉬운 파생자로는 均(균)이 있다. 그런데 訇(굉) 같은 글자는 言(언)과 勻을 합친 글자로 보이지만 言이 勻 속으로 파고들어가면서 두 점이 생략됐다.

旬(순)은 勹(포)와 日(일)을 합친 형태인데, <그림 3> 같은 모습을 보면 '日+勻'의 형성자 구조임을 알 수 있다. <그림 2>는 訇의 경우처럼 두 점이 생략된 형태, <그림 1>은 勻의 가차 형태 또는 <그림 2>의 日 부분이 획을 구부린 모습에 녹아 들어가 있는 형태로 볼 수 있다.

旬은 '열흘'의 뜻이다. 月이 달의 운행을 기준으로 '한 달'이라는 기간을 나타냈는데, 旬은 의미 요소로 日이 들어가 있는 데서 드러나듯이 해의 운행을 기준으로 한 기간을 나타낸 것이다. 그 기간이 열흘이었다. 지금 <그림 3>과 같은 구조의 昀(윤)이라는 글자가 있지만, 이는 旬에서 두 점이 완전히 잊혀진 뒤에 다시 만들어진 별개의 형성자다.

軍(군)은 冖(멱)과 車(거)를 합친 모습이다. 그러나 <그림 4>에 분명하게 나타나듯이 역시 '車+勻'의 형성자다. 車는 옛날에 전투용 수레였는데, 이에 따라 수레를 중심으로 군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라거나 수레를 고르게 배치하는 것이라는 등의 설명들이 있지만 이렇게 굳이 상형적 또는 회의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저 형성자로 보면 된다.

全(전)은 入(입)과 王(왕)을 합친 형태다. 王 부분을 玉(옥)이나 工(공)으로 보고 회의자식 설명을 하기도 하고, 요즘에는 金(금)에 대한 어떤 설명과 마찬가지로 거푸집 얘기를 끌어들여 거푸집이 온전한 모양이라는 설명을 하기도 한다. '광산에서 캐내 잘 다듬어 집안에 고이 들여다 놓은 순수한 옥'이라고 긴 사연을 늘어놓는 경우까지 있다.

그런데 글자를 나누는 방식을 달리해 보자. 윗부분을 入이 아니라 그 아래 一까지 위로 붙이면 亼(집)이 된다. 今(금)과 같은 글자다. 아래에는 土(토)가 남는다. 今은 다시 勻과 같은 글자이니 全은 '勻+土'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왼쪽에 있던 土가 아래로 위치만 바꾼 均이다. '고르다'(均)와 '순전하다'(全)의 의미도 통한다. 全은 均의 이체자로 볼 수 있는 것이다.

榮(영)·營(영)·螢(형) 등은 윗부분이 공통이고 이런 윗부분을 가지고 있는 여러 글자들은 발음도 비슷하다. 그 부분이 발음기호라고 추정할 수 있다. '불'인 火(화)가 잔뜩 있으니 熒(형)의 본래 모습이라고도 하고, <그림 5> 같은 榮의 옛 모습을 내세워 꽃이 만발한 모습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런 모양의 글자들 가운데 아주 구석진 글자로 㽦(순/균)이라는 글자가 있다. 이 글자의 발음을 보면 윗부분 글자의 발음 뿌리는 勻이고 그것이 軍의 경우처럼 두 점이 빠지고 冖 형태로 변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두 점이 생략되지 않은 형태의 윗부분은 焭(경)이다. 勻이 冗(용) 형태로 바뀐 것이다. '경'이나 '용'이라는 발음은 榮 계통 글자들의 발음과 비슷하다.

이렇게 보면 榮은 발음기호인 焭의 생략형과 의미 요소 木(목)을 합친 형성자다. 똑같은 윗부분을 가지고 있는 글자들은 모두 그렇게 분석할 수 있다.


그런데 勞(로) 같은 글자는 발음이 동떨어져 문제다. 그래서 횃불(熒)을 밝혀 놓고 일한다거나 아랫부분이 衣(의) 비슷하게 돼 있는 글자꼴을 근거로 사람들(衣)이 불을 밝히고 밤 새워 일하는 모습이라는 식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榮의 중국어 발음이 '롱'이라면 받침만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가까운 글자로 犖(락)은 중국 발음이 '뤄'다. 勞 역시 윗부분이 발음기호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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