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김주하 인터뷰' 왜곡… 사과문도 왜곡

"글자 수 맞추려다 본의 아닌 실수" …MBC 노조 "변명도 치졸"

MBC 김주하 앵커의 인터뷰를 왜곡한 기사을 올렸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본부장 박성제)와 누리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아온 <중앙일보>가 결국 6일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 사과문도 김 앵커의 발언을 다시 왜곡하고 있어 MBC 노조의 반발을 샀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 닷컴'은 지난 4일 홈페이지와 네이버 뉴스캐스트 코너에 '김주하 MBC, 자기 밥그릇 챙기기 인정하지만…"이라는 기사를 올렸다. 김주하 앵커가 MBC 노조 공식 카페 '힘내라 MBC'와의 인터뷰에서 "MBC가 자기 밥그릇 챙기려고 파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 일부 있는 것도 인정한다"고 한 발언을 "자기 밥그릇 챙기기 인정하지만"이라는 발언으로 바꾼 것.

▲ 중앙일보가 올린 기사가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올라온 화면을 캡쳐한 것 ⓒMBC 노동조합

이는 김 앵커가 한 발언과 다른 것이다. 또 김 앵커가 이어 "우리가 만약 자기 밥그릇 하나 챙기려고 했다면 이렇게 당당하게 크게 목소리 낼 수 없었을 것이고 언론인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설 수도 없을 것"이라고 적극 반박한 것을 감안하면 김 앵커의 발언 취지를 정 반대로 왜곡했다. 이에 김 앵커는 MBC 노조에 '먼저 조합이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반응이 없으면 소송을 하겠다는 의견을 내어달라'고 요청했고 MBC 노조는 "중앙일보에 사과와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만약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명예훼손 소송에 들어가는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이에 <중앙일보>는 6일 올린 "'정정합니다' 김주하 인터뷰 기사 제목 관련"이라는 글에서 "편집자가 조인스닷컴 홈페이지와 뉴스캐스트 코너의 여백에 맞춰 제목의 글자 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했다. 이 신문은 "기사 본문에 '김 앵커는 MBC가 주축이 돼 투쟁에 나선 것에 대해 자기 밥그릇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도 인정한다'고 운을 떼며" 라는 대목에 근거해 "'김주하 MBC, 자기 밥그릇 챙기기 인정하지만…'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기사 내용은 그대로였지만 결과적으로 김 앵커가 마치 직접 '밥그릇 챙기기'를 인정한 것처럼 오해가 생겼다"고 했다. 이들은 "본의 아닌 실수로 오해를 사게 한 점에 대해 김주하 앵커를 비롯한 MBC 관계자와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리며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 <중앙일보>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중앙일보

그러나 <중앙일보>의 애매모호한 사과는 또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 MBC 노조는 '글자 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변명에 "치졸하다"면서 "언론사가 글자 수 맞추기라는 기술적 문제 때문에 실수했다고 말하느냐. 글자 수를 줄이기 위해 왜곡도 하겠다는 뜻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또 이날 <중앙일보>의 사과문도 또다른 왜곡이라는 지적이다. 김 앵커의 발언은 '일부의 시각도 있다는 걸 인정한다'인데 이 사과문에서는 '자기 밥그릇 챙기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도 인정한다'고 바꿨다는 것. MBC 노조는 "정정보도에서 조차 왜곡하고 거짓기사를 작성하느냐"며 "'시각도 인정한다'와 '시각도 있다는 걸 인정한다'가 어떻게 같냐"고 따졌다.

MBC 노조는 "만약 이를 재정정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소송하겠다"며 "<중앙일보>의 왜곡보도가 얼마나 끈질긴지 새삼 실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