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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타종식을 '판타지'로 만들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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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타종식을 '판타지'로 만들어도 되나"

시민단체들 "'MB악법' 보도 않는 KBS, 수신료 못낸다"

한국방송공사(KBS)의 보도 행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이후 '정권 눈치보기' 혹은 '정권 홍보용'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는 비판이다.

KBS는 국회에서 장기간 여야 대치를 불러온 이른바 'MB악법'에 대해서도 여야간의 물리적 충돌만 보도할 뿐 그 원인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또 언론 관련법에 반대해 일어난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의 파업 보도도 거의 하지 않고 '방송 차질'에만 초점을 맞췄다. 지난 31일 밤에는 보신각 타종행사를 중계하면서 'MB정부 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조작방송'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KBS 뉴스 급속히 변질"

민주노총, 진보연대, 참여연대 등 4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민생민주국민회의는 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악법'·언론법 개악 관련 KBS 보도 행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병순 사장이 취임한 이후 KBS 뉴스의 급속한 '변질'은 충격적"이라며 "KBS 뉴스는 정권에 불리한 내용은 외면하거나 축소했고 정부 발표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는 '홍보성' 기사들이 늘어났다. 탐사보도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고 사회현안에 비판적인 의제설정 기능도 사실상 마비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KBS는 한나라당의 'MB악법'에 대해서도 내용이 무엇인지, 왜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지, 절차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은 다루지 않고 대부분 국회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에 초점을 맞춰 여야를 싸잡아 비난하고 여야의 주장을 나열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KBS가 끝내 'MB악법'을 외면하고 '이명박 방송', '한나라당 방송'으로 나아간다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정권의 나팔수'였던 KBS가 국민들에게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 상기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민생민주국민회의가 5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KBS의 보도행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보

▲ "KBS, '국민의 방송'이냐, 'MB의 방송'이냐." ⓒ언론노보


"국민들은 수신료 거부 운동으로 응징할 것"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여름 이명박 정권이 정연주 전 사장을 몰아낼 때 KBS 종사자들은 '우리는 반(反) 정연주'지만 '공영방송, 민주방송'은 지킨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지금 KBS가 신뢰도 1위의 방송에서 MB방송으로 전락하고 있는데 KBS 종사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규탄했다. 그는 "지난 시절 '땡전 뉴스'에 국민들이 시청료 납부 거부로 대응했던 것처럼 KBS가 반성없이 '땡이 뉴스'를 계속한다면 역시 수신료 거부 운동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했다.

박정권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민주노총의 산하 조직인 KBS 노조는 MB 악법의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올바르게 보도해야 한다"며 "그것이 공영방송의 의무이자 KBS 노조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KBS가 보신각 타종행사를 중계하며 박수소리를 효과음으로 넣는 등 현장에서의 'MB반대 구호'를 지워버리고 카메라가 시민들을 거의 비추지 않아 조작방송 논란이 인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박석운 대표는 "'지록위마'라 하더니 KBS는 거의 '조작방송'을 일삼는 수준"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조작방송, MB방송에 저항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이덕우 대표는 "시민들이 제야의 종 행사에서 정권 퇴진을 외친 것은 아마 건국 이래 처음일 것"이라며 "이런 목소리의 의미를 모른다면 KBS 종사자들은 전문인, 지식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무능함을 증명하는 것이니 차라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목소리를 보도하지 않는다면 KBS 기자, PD들은 이 정부와 함께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이 KBS를 향해 함성을 지르고 있다. ⓒ언론노보

언소주(언론소비자주권연대) 김성균 대표도 "보신각 앞에서 'MB퇴진'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힘과 기술력으로 차단한 KBS가 어떻게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KBS는 무식하다. KBS를 죽이고 살릴 수 있는 것은 MB가 아니라 국민들이다. 국민들은 수신료 거부로 KBS를 처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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