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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신각 타종행사 '왜곡' 생중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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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신각 타종행사 '왜곡' 생중계 논란

'촛불' 피하고 '구호' 지우고? …신경민 "언론 구조의 문제 열공"

한국방송공사(KBS)가 서울 보신각 타종 행사를 생중계하면서 시위대와 경찰이 화면에 담기지 않도록 카메라를 조작하고 현장에서 시민들이 외치는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박수소리 음향효과로 지웠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방송(MBC) 신경민 앵커도 1일 밤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에서 이를 정면 비판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타종행사 박수소리까지 왜곡?

KBS는 지난 12월 31일 밤 11시 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특별생방송 가는해 오는해 새 희망이 밝아온다>라는 프로그램으로 보신각 타종 행사를 중계하면서 보신각 주변의 시민들을 거의 비추지 않았다. 잠시 시민들을 비출 때에도 '방송장악 저지' 등의 피켓과 촛불을 든 시민들이나 '우리 선생님 돌려주세요' 문구가 적힌 노란 풍선. 시민들을 둘러싼 경찰의 모습 등은 화면에 거의 비추지 않았다.

대신 청계천 부근의 야경이나 멀리서 보신각을 비추는 정도로 대체했다. 예년 타종행사 중계에 비해 진행자와 출연자들을 클로즈업하거나 행사 중계에만 치중했다. 종을 치는 순간 시민들은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냈지만 이 역시 화면에는 잡히지 않았다. 이에 종로 한복판 멀티비전을 통해 KBS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은 "KBS 진짜 어용방송이 됐다", "무슨 방송이 엉뚱한 곳만 비추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게다가 KBS는 타종 행사 중이나 가수들의 축하공연 중 인위적인 박수소리 음향효과를 삽입해 '이명박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지웠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라쿤)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당시 현장을 생중계한 사자후TV 방송과 KBS 방송을 비교해 올려 "KBS가 카메라 앵글과 음향으로 현장을 완벽하게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한 것은 가수들이 노래를 할 때나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음향효과가 너무도 현장과는 달랐다는 것"이라며 "몸이 어는 영하 10도의 날씨여서 많은 분들이 손을 주머니에 넣거나 장갑을 끼고 있었고 진행자의 마이크에도 섞여 들어갈 정도로 구호 소리가 거세게 외쳐졌음에도 마치 박수 소리는 예술의 전당에서의 기립 박수의 느낌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시민들로부터 '언론통제'라는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던 KBS였기에 여러 정황을 고려해볼 때 이명박 정부에게 썩 좋지 않은 목소리를 필터링하고 그러한 모습을 최대한 전달하려 하지 않았다고 더더욱 의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이런 식으로 현장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이 정치적으로 이용돼 치우친 모습을 보여준다고 가정할 때 2009년도에 방송을 통해 대한민국의 모습은 과연 공정하고 믿을만할까라는 의심을 저버릴수 없을 것같다"고 했다.

KBS 뉴스게시판에는 KBS의 타종행사 생중계에 강력히 항의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한 누리꾼(박민주)는 "국민의 방송 KBS가 국민을 기만하고 속이느냐"고 했고 다른 누리꾼(이용환)은 "현장 중계음을 조작했다는 것은 중대한 사실 왜곡이다. 시청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MBC 신경민 앵커 "방송 구조의 문제 열공" 비꼬아

한편 MBC 신경민 앵커도 1일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에서 KBS의 타종행사 왜곡 논란을 언급하며 비판했다. 신경민 앵커는 "이번 보신각 제야의 종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다. 각종 구호에 1만여 경찰이 막아섰다"고 상황을 전하면서 KBS의 중계방송을 겨냥해 "소란과 소음을 지워버린 중계 방송이 있었다"고 했다. 신 앵커는 "화면의 사실이 진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언론, 특히 방송의 구조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시청자들이 새해 첫날 새벽부터 현장 실습 교재로 열공했다"고 비판했다.

KBS의 보신각 타종행사 중계의 문제를 들어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언론 관련법의 폐해를 꼬집은 것.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시청자들은 MBC <뉴스데스크> 홈페이지에서 '클로징멘트' 기사에 댓글을 달아 신 앵커의 발언을 지지했다.

한 누리꾼(JJINPARK)은 "MBC가 있어서 국민은 든든하다"며 "유신독재나 전두환의 언론 통폐합 조치보다 더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하는 MB정부의 치졸함을 2009년을 맞이하며 느꼈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NABUCCO47)은 "어떻게 지금 세상에서 종로 한 복판 수만명의 사람들이 모인 현장을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며 방송하는 유신이 다시 돌아왔느냐"며 "남은 희망은 MBC 당신들 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DDOLMANI)도 "80년 5월의 모습과 같았다. 그때의 언론들은 그날의 현장을 모두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잘못된 방송만을 내보냈다. 어느 방송사는 그와 흡사한 일을 똑같이 실현했다"며 "앞으로 MB정권이 추구하는 언론의 목적이 이와 다를바 없다는 것을 단정적으로 보여준 일대 사기극이고 사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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