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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악법' 저지 투쟁에 KBS 노조가 선봉에 서겠다"

KBS 노조, 결의대회 참석…언론노조 총파업 탄력받을 듯

한국방송공사(KBS) 노동조합의 차기 집행부가 31일 전국언론노조의 3차 총파업 결의 대회에 참석해 '언론 악법 저지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문화방송(MBC), KBS, SBS 등 세 지상파 방송사가 한 목소리로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 개정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게 돼 언론노조의 파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KBS 차기 노조 "언론 악법 저지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

KBS의 강동구 위원장 당선자와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언론노조 결의 대회에 참석해 "KBS노동조합이 언론 악법 저지 투쟁의 선봉에 서서 이 투쟁이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동구 당선자는 이날 "아직 임기가 시작되지 않아 투쟁에 참여하는 것을 꺼려왔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 KBS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7대 미디어악법 저지 투쟁은 일부 방송사의 민영화를 막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 이것은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을 막는 것이며 이 나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면 2일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언론노조 동지들과 함께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며 "반드시 이 투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도 "이번 미디어 악법은 극우 파시즘의 진지를 구축하는 하는 것이며 언론을 극우보수로 만들려는 획책"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최재훈 당선자는 "KBS 노조에 대한 우려의 시선 잘 안다"면서 "그러나 KBS 노동조합이 반드시 투쟁의 선봉에서 미디어 악법과 한나라당의 계략을 막아내는데 최선봉에 서겠다는 약속드린다"고 했다.

▲ 강동구 KBS 노조위원장이 전국언론노조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해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보

"KBS가 늦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차기 노조 집행부의 투쟁 동참 선언은 기자, PD 등을 중심으로 KBS 내부에서 쏟아진 투쟁 동참 요구에 따른 것이다. 이날 강동구-최재훈 당선자와 함께 무대에 오른 KBS의 직능단체 대표자들은 KBS 노조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그간 KBS 노조 집행부가 바뀌는 사이에 KBS 노조가 무력한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최선봉에 서서 투쟁할 것을 밝히는 두 당선자를 보니 감개 무량하다"며 "그간 KBS 내부의 많은 양심적인 언론인들이 함께 하지 못한 상황을 힘들어했다. 그러나 오는 1월 1일부터 KBS 노조의 크고 높은 깃발이 '언론 악법' 투쟁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필규 KBS기자협회장은 "내부에서 '왜 우리만 투쟁하지 않느냐', '쪽팔리다', '동료 기자들 앞에서 어떻게 낯을 들고 다닐 것이냐'는 등의 목소리가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늦은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KBS기자협회도 KBS 노조의 이름으로 동지들과 함께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했다.

정조인 방송기술인협회장은 KBS 사옥이 국회의사당 맞은 편에 있은 것을 빗대 "잘 알다시피 가장 지각 많이 하는 애들이 학교 앞에 사는 애들이다. KBS가 늦었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이제부터 행동하는 양심이 뭔지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우리 방송기술인들도 이 투쟁을 승리로 종식시키도록 선봉에 선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 이날 총파업 결의 대회에는 KBS 조합원들이 맨 앞 줄에 섰다. ⓒ언론노보

최상재 위원장 "민주주의 지키는 싸움에 언론노동자는 하나"

KBS 노동조합이 향후 어떤 강도와 방식의 투쟁을 벌이느냐를 지켜봐야 하지만 차기 집행부가 직접 언론노조 파업 결의대회에 나와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을 비판하고 '투쟁 동참' 방침을 밝혀 언론노조의 한나라당 언론 관련법 저지 투쟁은 한층 더 힘을 얻게됐다. KBS 노조가 언론 악법 저지 투쟁에 동참하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모두 언론법 개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게된다. MBC 노조와 SBS 노조 모두 강력한 우군을 얻게 된 것.

지난 8월 전국언론노조에서 탈퇴한 KBS 노동조합은 그간 언론노조의 총파업 돌입 시기와 집행부 교체 시기가 겹쳐 '언론 악법 저지' 총파업에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박승규 노조위원장이 <중앙일보> 등과의 인터뷰에서 "KBS는 방송법 관련해 파업할 생각 없다. 파업은 사실상 MBC만 하고있다"는 등의 발언을 내놓아 혼선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강동구-최재훈 집행부의 선언이 기자협회, PD협회, 방송기술인협회 등에서 요구한 '투쟁 동참' 요구에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이들의 태도는 KBS 노조 선거 당시 내세운 '통합노조' 건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강동구 집행부는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과 (가칭) '방송악법 저지 특위'를 구성하는 등 사실상 공동집행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편, 관제 사장 저지 투쟁 과정에서 집행부 제명과 언론노조 탈퇴 등의 과정을 거친 전국언론노조와 KBS 노조가 상호 불신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도 과제다. 최상재 위원장은 KBS 노조가 투쟁 동참을 선언하자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싸움에 언론노동자가 둘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언론노동자 어깨걸고 민주주의 수호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 최상재 위원장이 "언론노동자 어깨걸고 민주주의 수호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언론노보

박성제 MBC 본부장도 KBS 노조의 동참 선언을 환영하면서 "방송사 가운데 가장 큰 형님인 KBS가 투쟁의 선봉에 선다고 하니 MBC는 그 바로 뒤에 서겠다"면서 "KBS 동지들과 언론노조 동지들과 함께 이 파업을 승리로 이끌 것을 악속한다"고 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2000여 명의 조합원과 시민들이 참석해 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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