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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시작, 야마토의 실체

[김운회의 '새로 쓰는 한일고대사']<51> 야마토 다마시 ②

(2) 일본의 시작, 야마토의 실체

열도쥬신들은 대화(大和) 또는 대왜(大倭)라고 쓰고 똑같이 야마토(やまと : [yamato])라고 읽습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글씨를 왜 이 같은 형식으로 읽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들은 드물지요.

『후한서』에서는 "왜국은 한의 동남의 큰 바다 가운데 있습니다. 산섬에 의지하여 나라를 세웠고 대개 1백 여국이 된다. … 그 가운데 세력이 큰 왜왕은 야마태국(邪馬臺國)에 거주하였다(其大倭王居邪馬臺國)."고 하는데 그 주석에 "이제는 '야마'로 이름을 짓고 그것을 '와(訛)'로 읽는다."라고 합니다.14) 이 말은 일반적인 열도 쥬신을 가리키는 와(倭[wa])라는 말이죠.

『후한서』에 나타나는 야마태(邪馬臺)는 고대 쥬신들이 사용하던 말을 차용하여 소리나는 대로 적은 글자일 것입니다. 이 말에서 '야마토(日本)'라는 말이 생겼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본어는 기본적으로 고대 한국인들이 즐겨 사용한 이두식 표현이 언어로 정착되고 문법적으로 정비된 말이기 때문에 현재에도 열도 쥬신들은 일본(日本)으로 쓰고 야마토(Yamato)로 읽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다음의 관계가 성립하는군요.

대화(大和) = 대왜(大倭) = 일본 = 야마토(やまと : [yamato])

일본의 연구자들은 야마태(邪馬臺)가 고대 일본어의 '야마토(ヤマと)'라는 음을 옮겨 쓴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야마태(邪馬台) 즉 '야마토(ヤマと)'는 원래 기나이(畿內)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생겨난 지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한반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와(大倭)' '대와(大和)'등의 글자는 후세에 생겨난 것이지만 '야마토'라는 지명은 AD 3세기에는 확실히 존재하여, 그것이 한족(漢族)의 사가들에 의해 '야마태(邪馬臺)'로 옮겨졌다는 것입니다. 7, 8세기에는 음표 문자인 만엽음(萬葉音) 가나(がな)에 '야마퇴[ヤマと : yamatö]'로 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야마토는 지형을 나타내는 '산(山)'에 접미어' 토(と)'를 붙인 합성어라는 것입니다.15) 그리고 그 의미로는 산의 입구 또는 산기슭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구려에서 '골' '홀(忽)'이 산의 골짜기나 마을을 의미하다가 나라로 발전한 것과 다르지 않는 말입니다. 즉 고대에는 주로 방어 등을 목적으로 산의 입구 지역에 마을이 만들어지고 이를 토대로 나라가 만들어지죠.

일본 학계에서는 야마태(야마퇴[yamatö])와 야마토[yamato]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야마오 유키하사(山尾幸久) 교수는 야마태(邪馬台)는 곧 산적(山跡)·산처(山處)의 땅(地)의 음역이지 산 입구(山門·山戶)의 땅(地)의 음역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16) 그러나 큰 범주에서 보면 이 말에 대한 차이는 없습니다. 야마오 교수는 그 증거로 『후한서』 왜전, 『수서』의 왜국전, 『통전』등을 들고 있습니다.17)

그러나 '야마태'이든 '야마토'이든 이 명칭에 대한 이 같은 견해들은 중요한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입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야마토라는 말이 일본열도에서 자생했다는 견해인데 이것은 잘못입니다. 왜냐하면 앞서 본대로 열도로 이주해간 사람들은 열도에서 오래전부터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요동과 만주에서 옮겨간 사람들인데 그들의 주체가 열도의 선주민이 사용한 말을 그대로 사용할 까닭이 없기 때문입니다.

둘째, 야마라는 말을 현대 일본어에서 산(mountain)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야마(ヤマ)라는 말과 그대로 동일시하는 것인데 이것도 잘못입니다. 하나의 민족의 가장 고귀한 이름을 만드는데 성산(聖山 : holy mountain)도 아닌 일반적인 산(山)으로 부른다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분석입니다.

셋째, 고대어는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매우 복합적인 의미로 나타나는데, 야마라는 말을 산(山)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어원의 변화 방향을 거꾸로 파악했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의 말이 A → B → C → D 등으로 바뀌어 갔다고 할 때, 이 방향이 D → C → B → A 로 바뀌어갔다는 분석이 타당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즉 야마토라는 말은 요동이나 만주 지역의 말과도 무관하지는 않을 것인데 그것을 도외시한 발상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후한서』에는 "왜는 한반도의 동남 대해 가운데 있으며 산섬(山島) 에 의지하고 살았다.18) … 나라들은 모두 왕을 칭하였고 대대로 계속 이어졌다. 그 가운데 큰 나라는 왜왕이 살았고 야마태국으로 불렀다."라고 되어있는데 그 주석에 "야마태는 와(訛)라고 읽는다."라고 되어있습니다.19) 다시 말하면 야마토 또는 야마태는 와[wa(倭)]라고 읽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만주쥬신을 의미하는 와지[물길(勿吉)] 또는 모허[말갈(靺鞨)]의 어원 가운데 만주어로 밀림 또는 삼림의 뜻인 '웨지'[窩集 (Weji)] 또는 '와지[waji]'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므로 이 와지의 '와[wa]'라는 말과 긴 세월 동안 일본을 비칭(卑稱)하던 '와(倭)'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만주 지역에서는 '산골 사람' 또는 '숲의 사람'이라는 의미로 '와지'라는 말을 사용해왔는데 그것을 중국인들이 한자로 받아 적을 때 같은 발음으로 '기분 나쁜 놈(勿吉[와지])'이라는 욕설로 쓴 것입니다. '와지'라는 말은 삼림이라는 의미 외에도 동쪽 즉 '해뜨는 곳(日本)'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곧 동쪽 오랑캐라는 말이죠. 그러니까 지금까지 보듯이 와(倭)를 동이(東夷)와 동일시하는 기록들이 나타나는 것이죠.

정리한다면, 일본(日本) = 야마토(야마태 : 邪馬臺) = 와(訛) = 와(倭) 등의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입니다. 즉 열도쥬신을 부를 때, 일본이나 야마토, 와(倭) 등의 말 가운데 아무것으로나 읽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서 본대로 왜(倭 [wa]) = 물길(勿吉 [waji]) = 옥저(沃沮 [ojü] ) 등의 관계가 성립되고, 물길(勿吉) = 말갈(靺鞨) 인데다 이 말들은 만주지역 언어이므로 종합적으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와지(窩集 : 숲, 동쪽, 해뜨는 곳) = 와(倭 [wa]) = 오쥐[옥저(沃沮 [ojü] )]
= 물길(勿吉 [waji]) = 말갈(靺鞨) = 와(訛) = 야마토(야마태 : 邪馬臺)
= 일본(日本) = 대화(大和)

여기서 숙신(肅愼) = 물길(勿吉[Waji(와지)]) = 말갈(靺鞨[Mohe(모허)]) = 여진(女眞)이라는 관계에서 제가 말씀드린대로 말갈[Mohe]은 예맥(濊貊[허모/쉬모 : Hemo /Huìmò])을 거꾸로 표현한 말인 맥예(濊貊[Mohe(모허/모쉬)])과 같은 것으로 추정되므로, 만주 ― 한국 ― 일본은 겹겹이 동질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삼국사기』백제에는 말갈이 자주 나타나고 신라는 왜(와)의 침략을 자주 받는 기록들이 등장하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서 같은 쥬신 가운데 국체가 다르거나 국체의 유무에 따라서 왜도 되고 말갈도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야마토라는 말은 쥬신의 이동 경로로 봐서 요동과 만주 또는 한반도에서 사용된 언어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특히 열도쥬신이 실질적으로 관계했던 고대 가야지역이나 반도 쥬신 지역의 언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제 와(倭)가 한반도 남부의 가야지역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살펴봅시다.

먼저 '야마'라는 말은 반도 쥬신(한국) 고대어로 '하늘', '산', 또는 '신성한 마을'을 의미하고 '토'는 터 또는 밑이라는 말로 추정되는데 결국 '야마토'라는 말은 '해뜨는 하늘 밑 마을' 이라는 의미가 됩니다.20) 현재 한반도 남부의 고령 지역의 우가야(右伽倻)의 다른 이름이 미오야마(彌烏邪馬)인데 이것은 신성한 하늘 마을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 말은 결국 '해뜨는 터'를 의미하는 일본(日本)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일본은 한자식으로 읽은 것이고 '야마토'는 한국식으로 읽은 것이 됩니다. 즉 '天'을 '하늘 천'이라고 읽듯이 '日本'의 경우는 '야마토(해뜨는 터) 일본'이라는 식이 될 것입니다.

▲ [그림 ④] 고령 대가야 유적 주요 고분군과 박물관(고령군청 자료 재구성)

저는 『대쥬신을 찾아서』를 통해서, 아사달이나 조선이나 쥬신 등의 말들이 산(山)을 의미하지만 이 산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아침해가 떠오르는 산(태양을 품은 산으로 쥬신의 성산 : 알타이산, 장백산[기린산/백두산])을 의미한다는 점을 누차 지적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야마토도 역시 단순한 산(山)이라는 의미뿐만 아니라 태양과 동일시된다는 점에서 일본이라는 말과 아사달 또는 조선 또는 아사다계(朝山)와도 다르지 않다는 점을 이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태양을 품고 있는 곳, 그래서 태양이 아침마다 떠오르는 곳에 사는 사람이 바로 태양족인 쥬신의 실체입니다.

이렇게 분석해 보면 야마토라는 말이 쥬신의 큰 흐름에서 전혀 벗어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야마토는 결국 알타이산, 붉은 산(해뜨는 산), 아사달, 조선(朝鮮)이라는 말과도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야마토의 어원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 현재의 한국과 일본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음을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필자 주

(14) "今名邪摩(惟)[堆], 音之訛也."(『後漢書』卷85 東夷列傳 第75)
(15) 坂本太郞,「魏志倭人傳雜考」『日本古代史の基礎的硏究』494~495쪽.
(16) 山尾幸久「魏志倭人傳の史料批判」『古代の日本と朝鮮』(上田正昭·井上秀雄 編, 學生社, 1974)
(17) 야마오 유키하사 교수는 ① 당나라 장회태자(章懷太子) 이현(李賢)이 『후한서』 왜전에 주를 달아 "按 今名邪摩堆 音之訛也" 라고 한 것, ② 당나라 위징(魏徵)이 지은 『수서』왜국전에서도 "邪靡(摩인듯)堆 則魏志所謂邪馬臺者也"라고 한 것, ③ 『통전(通典)』의 주에도 '邪摩堆'라고 적고 있는 것 등을 들고 있다. 山尾幸久의 앞의 논문.
(18) 여기서 말하는 섬은 육지가 침강하여 생긴 섬 주로 다도해로 추정된다.
(19) "倭在韓東南大海中, 依山島為居, 凡百餘國. 自武帝滅朝鮮, 使驛通於漢者三十許國, 國皆稱王, 世世傳統. 其大倭王居邪馬臺國.[一] 樂浪郡徼, 去其國萬二千里, 去其西北界拘邪韓國七千餘里. 其地大較在會稽東冶之東, 與朱崖、儋耳相近, 故其法俗多同."의 주석에 "[一]案:今名邪摩(惟)[堆], 音之訛也."으로 되어있다(『後漢書』卷 85 東夷列傳 第75 倭)
(20) 부지영『일본, 또 하나의 한국』(한송 : 1997) 105~110쪽.


* 다음 연재는 새해 1월 5일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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