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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MBC는 공영이냐 민영이냐"…'MBC 사영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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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MBC는 공영이냐 민영이냐"…'MBC 사영화' 예고?

방문진 기념식서 MBC에 '작심 발언'…"'방송통제위원장'다운 망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9일 "공영방송, 민영방송, 공·민영방송 등 여러 형태로 일컬어지는 것이 문화방송(MBC)의 현실"이라며 "MBC는 스스로의 정명(正名)은 무엇인가에 대해 스스로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사 지분 소유 허용,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을 골자로한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과 '공영방송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시중 위원장이 MBC의 소유 구조에 직접 문제를 제기한 것. 이명박 정부가 'MBC 사영화'를 직접 압박하고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MBC가 지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이옥경) 창립 2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지난 1년 동안 MBC는 무엇을 했던가, 무엇을 했어야 했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면 오늘 이 자리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길을 열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과연 MBC는 사랑받는 방송으로 있어왔는가"라고 질타했다.

최 위원장은 "내년 미디어 전 분야의 엄청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디지털 방송 시행, 통신 방송 간 주파수 재배치가 이뤄질 것이고 신문·방송 겸영의 틀도 어쩌면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MBC가 걸어가야 할 길을 되새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작심한듯 방문진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방문진의 관리와 감독 아래에서 MBC가 국민의 인식에 무엇을 심어줬으며 과연 무엇을 심어줘야 할 것인가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해야한다"며 "그 위에서 정당하고 합리적이었던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늘 여러분들에게 축하의 말씀보다 오늘의 현실을 다시 돌아보는 냉엄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내년부터 닥쳐올 미디어 대개편의 계절에 MBC가 자리를 잡기위해 지향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소속인 고흥길 문화관광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 60~70년대에 MBC가 가지고 있던 국민적 명성과 사랑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서 MBC의 정통성, 국민의 사랑을 받는 방송으로서의 길을 모색하고 점검하는 길이 필요하다"고 MBC를 비판했다.

▲ 방송문화진흥회 20주년 기념해 (왼쪽부터) 엄기영 MBC 사장, 최시중 방통위원장, 김형오 국회의장, 이옥경 방문진 이사장.이 떡을 자르고 있다. ⓒ프레시안

한편, 이옥경 방문진 이사장은 MBC의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 이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1988년 국회가 여야 합의로 설립한 방문진에는 외부로부터 MBC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라는 책무가 주어졌다"며 "지난 20년 동안 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순탄하지만은 았았다. 그러나 방문진의 독립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수입의 대부분을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상업성과 공적 소유라는 공영성을 조화롭게 유지해야 하는 독특한 위상은 MBC 임직원들에게 한단계 높은 창의성을 구현하도록 했다"며 "방문진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책임있는 공영방송사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MBC의 책임성을 높여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후안무치,안하무인의 발언"

▲ 행사 참석자들과 건배 직후 최시중 위원장이 와인을 마시고 있다. ⓒ프레시안
이날 최시중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언론노조 MBC 본부 박성제 위원장은 "한마디로 '방송통제위원장'다운 망언이다. 후안무치 안하무인의 발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MBC의 정명을 찾으라'는 것은 한마디로 민영화하라는 이야기 아닌가. MBC를 해체해서 재벌과 조·중·동 족벌신문에게 팔아넘기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했다.

그는 "MBC 보도를 두고 트집을 잡은 것은 이 정권과 한나라당의 언론 담당자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언론 장악 작업이 MBC를 비롯한 방송사에 대한 복수심에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언론계는 이미 이런 시도에 맞서 싸우기로 결의하고 총파업 직전까지 다가선 상태다.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은 "남의 잔칫상에 재뿌리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조만간 언론관계법의 날치기 통과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MBC 관계자도 최시중 위원장의 발언이 끝나자 "이게 축사라고 할 수 있나"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내 "MBC를 협박한 것이고 방문진 이사들을 상대로 으름장을 놓은 것"이라며 "최시중 위원장은 방문진 기념식 자리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국민들이 간절하게 원하는대로 강만수 장관과 손잡고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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