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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기자들을 지키지 못하고 어떻게 바른 언론을 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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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고 기자들을 지키지 못하고 어떻게 바른 언론을 논하나"

[현장] 'YTN 노조 후원의 밤'…"'1004'를 모집합니다"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해직 교사 복직을 위해 열린 촛불 시위에 다녀오느라 늦었다. 해직 기자와 해직 교사, 세상이 정말 막무가내로 가고 있다. 몰상식과 부도덕을 보여주고 있다. 교육과 언론은 기본 중의 기본 아닌가. 이러한 상황에는 우리도 책임이 있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17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YTN 노조 후원의 밤' 행사에서 "광신은 그 자체로 열성을 내장하고 있다"는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광신자가 열성을 보이는 것도 수치이나 지혜를 가진 사람이 열의를 보이지 않는 것도 수치"라며 "광신자, 사익추구 무리가 보이는 열성만큼 공공성을 생각하는 이들이 열의와 성의를 가지고 있었는가. 우리는 열성이 부족하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 스스로 좀더 적극적인 자세와 열의로 동참할 수 있어야 이 싸움이 이겨나갈 수 있다"고 촉구했다.

▲ YTN 노조 후원의 밤에서 지지발언을 하고 있는 홍세화 기획위원. ⓒ프레시안

"앞으로 언론계를 이끌어 갈 이들을 위해 장기 투자 해달라"

이날 'YTN 노조 후원의 밤' 행사는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에서 해고된 YTN 조합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후원회 조직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언론노조는 지난 12월 4일부터 해고 조합원 1명 당 100명의 후원자를 조직하는 것을 목표로 언론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들을 상대로 후원회를 조직해왔다. 매일 일정금액을 자동 이체로 정기 후원하는 방식이다.

언론노조는 17일 밤 9시 현재 836명이 정기 후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일단 1차 목표였던 600명을 훌쩍 넘긴 숫자다. 또 언론노조가 YTN지부를 위해 개설한 일반 계좌에는총 1615만 원의 후원금이 모집됐다. 이날 후원 모집 결과를 발표한 권철 언론노조 사무국장은 "아직 YTN 해직 기자를 위한 '1004'가 되기에는 부족한 숫자지만 앞으로 후원회 모집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YTN 해직 기자들은 외환위기 때 회사를 살린 능력있는 기자들로 불굴의 의지까지 갖춘 이들"이라며 "기자로서 최고의 자질을 갖춘 이들을 위해 장기 투자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최 위원장은 "이미 얼굴이 팔려 절대로 나쁜 짓은 못할 것"이라며 "6명의 해고자를 비롯한 징계자 33명의 노조원들은 10년 뒤 반드시 언론계를 이끌어 갈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기자들을 지키지 못하고 어떻게 바른 언론을 논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 권철 언론노조 사무처장이 YTN 해직기자들을 후원하는 정기후원 수를 발표하고 있다. ⓒ프레시안
▲ YTN 후원 용지를 작성하고 있는 시민들. ⓒ프레시안

"아빠가 회사서 잘렸는데 이렇게 반찬이 많아도 돼?"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YTN 해직·정직 기자 7명이 무대에 올라 최근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오늘이 구본홍 출근저지투쟁을 시작한 지 153일째 인데 많은 분들이 지지하고 상까지 많이 주셔서, 이런 상황을 바랐으면서도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작가 조정래 씨, 배우 정진영 씨 등이 YTN 노조 지지를 동영상으로 밝힌 것을 들어 "우리는 지극히 상식적인 싸움을 하고 있는데 '태백산맥'도 '유리왕'도 우리를 지지하고 지지하는 이유를 밝히는 이유가 무엇인지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우장균 기자는 가족 이야기를 했다.

"나에겐 나를 지탱해주는 3명의 여인이 있다. 75세의 어머니와 45세 동갑내기 아내, 9살 막내딸이다. 어느날 막내딸은 아내에게 '아빠 회사에서 잘렸는데 왜 이렇게 일찍 회사에 나가냐'고 했다. 또 '아빠가 회사에서 잘렸는데 반찬이 많아도 되느냐'고 묻기도 하더라. 나의 아내는 철없이 회사에서 잘린 나를 매일 응원해주고, 어머니는 아침마다 누군가를 향해서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오늘 아침에도 따뜻하게 데워진 우유와 고구마를 먹고 힘내서 구본홍저지 투쟁에 참여했다. 자랑스러운 아버지, 남편, 아들이 되도록 열심히 투쟁하도록 하겠다."

정유신 <돌발영상> PD는 투쟁 이후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15년 동안 함께 일해온 선배들과 언쟁하는 것도 힘들지만 자부심 갖고 만들어온 <돌발영상>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조승호 기자는 "투쟁이 길어지면서 인간성이 황폐해지는 것 같은 스스로를 보면서 가장 힘들었다. 이 때문에 회사를 그만둘 결심을 하고 일주일 간 떠나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저의 떠남을 두고 사측에서 '조승호가 변절했다'는 소문을 퍼뜨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왔다"며 "나를 현장에 돌아오게 한 1등 공신은 구본홍"이라고 했다.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YTN 노조가 팔색조 같은 다양한 투쟁을 선보이는 것도 사실은 구본홍 덕분"이라며 "사측이 불법적으로 해고, 정직자를 대량으로 만든 덕택에 YTN 노조는 가장 강력한 전임자를 갖춘 노조가 됐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이렇듯 YTN 노조는 구본홍 씨의 헛된 도발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지켜보고, 지지해달라"고 했다.

▲ YTN 해직·정직 기자들. 왼쪽부터 우장균, 권석재, 현덕수, 노종면, 조승호, 정유신, 임장혁 기자다. ⓒ프레시안
▲ 한 어린이가 'YTN 지키미' 들이 접은 1000마리 학을 노종면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프레시안

"YTN 뉴스에서 하루빨리 '해고자 복직' 보도가 나오길"

한편 이날 '후원의 밤' 행사에서는 많은 사회,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가수 노래를 찾는 사람들, 가수 임지훈씨, 가수 원미연씨, 영화감독 정지영씨, 극단 '신명을 일구는 사람들'이 참석해 분위기를 돋궜다.

▲ YTN노조 후원의 밤 행사 참석자들이 극단 '신명을 일구는 사람들' 연기자들과 함께 웃고 있다. ⓒ프레시안
▲ 이날 후원 행사에는 가수 원미연 씨도 참여했다. ⓒ프레시안
▲ 이날 행사는 YTN 노조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추는 율동으로 끝났다. 율동을 하고 있는 YTN 기자들과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프레시안
안도현 시인은 20년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됐을 때 쓴 시 "우리는 깃발이 되어 간다"를 직접 낭송했다. 그는 "YTN 사태 이후 YTN 뉴스만을 보고 있다"며 "해고자들이 복직됐다는 뉴스가 가장 먼저 방송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가수 원미연 씨는 "무엇을 후원하는 행사인지는 여기 오고 나서야 알았다"면서도 "그러나 해직된 6분이 7080 세대인 것같아 남의 일 같지 않다. 나쁜 일들과는 빨리 '이별'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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