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휩쓴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미안하다(sorry)'며 유감을 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1일 ABC방송 '월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그 일(경제위기)이 발생하게 된데 대해 미안하다"며 자신의 임기에 경제가 추락한 데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재직하던 시기에 대한 "역사가 기록될 때가 되면 사람들은 월스트리트(미국 금융업계)에 대한 많은 결정들이 (재임 기간 이전) 10여 년간에 걸쳐 이뤄진 것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연금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생각을 좋아하지 않으며 미국인들은 우리가 이 시스템을 보호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더 많은 개입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직면했을 때 또 다른 대공황을 피하기 위해 대담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면서 "나를 두렵게 한 것은 엄청난 금융붕괴를 야기할 수 있는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과, 대공황보다 더 엄청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였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재임 중 가장 후회스러운 일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치하의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획득 실패를 지목했다.
"정보에 정통한 많은 사람들이 WMD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고 취임 초기 상황을 회고한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2001년 1월 20일 취임했을 때 "나는 전쟁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테러 공격을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며 선거운동을 벌이지도 않았고 전쟁을 예상하지도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3년 3월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WMD를 보유하고 있고,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이후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 전쟁에 막대한 예산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4천200명 이상의 군인을 잃었으며 5년째 전쟁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만약 이라크가 WMD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제대로된 정보를 갖고 있었다면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추측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조기 철군이 자신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라크에서의 철수를 조언했지만 그것은 아주 결정하기 힘든 요청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후임자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당선된 데 대해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에 대한 평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부 사람들은 나 때문에 오바마에게 투표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해 공화당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패배에는 자신의 책임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사람은 오바마가 앞으로 4년간 정책을 설명하려고 자신들의 거실에 있는 TV에 나오는 것을 바랐기 때문에 그에게 투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26일 캠프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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