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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이대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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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이대로는 안 된다

[우수근의 '아시아 워치']〈45〉 MB정부가 변해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이 다음 달에 다시 개최되기로 합의되었다. 하지만 줄곧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이와 같은 상태로는 아무리 '긴밀한' 대화를 했고 '진전된' 성과를 전망할 수 있다 해도 6자 회담은 계속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며칠 전에 중국 상하이 복단대학교에서 개최된 <이명박 정부의 내외정책과 한중관계> 라는 학술토론회에서의 관련된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한반도 분야 중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이 자리에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참가한 필자는 북한 핵 문제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그들의 시각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한반도 전문가의 한 사람이라 일컬어지는 중국공산당 중앙당교의 한 교수는, "북한은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전보장 차원에서의 핵무기 개발이라는 주장 이면에 가려있는 북한의 대내적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설령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지 않고 중국 또한 북한의 안보를 보장한다고 확약하더라도 대내적으로 군사대국, 강성대국을 주장해 온 국내정치적 요소 등에 의해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또한 북한 핵은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것이므로 중국 측으로서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했다. 아니, 문제라기보다는, 중국 측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 핵은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 특히 중국의 외교력을 강화시켜주는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 핵에 대해 방관자적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뒤를 이어 국제문제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미국 또한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다급할 것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핵 기술은 사실상 원시적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실효적인 대항수단이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는 "미국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없는, 단지 정치적 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미국임을 고려할 때, 미국은 결국 북한 핵을 또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이들 중국인 전문가들에 의하면 북한 핵은 중국 및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게는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이 계속 궁지에 몰리게 되면 어떠한 '돌발적' 행동을 취할 수 있는데 한국이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 문제 해결에 가장 적극적이어야 할 한국이 MB 정권 들어 오히려 북한을 자극하기만 하고 있어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북한 핵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의 시각이 현저히 다른 이 상황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까? 이와 관련하여 중국 전문가들이 지닌 MB 정부에 대한 인식은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애매모호한 언행에 익숙한 중국인들이다. 하지만 그들과의 공유시간이 더해질수록 그들의 속내는 어렵지 않게 읽혀진다. 중국의 한반도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MB 정부의 '소패권적' 태도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화에 대해 비난하면서도 정작 한국 자신이 북한에 대해서는 패권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과 같은 체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사태를 경색되게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입장에서 볼 때, MB의 "나는 대북 강경론자가 아니다. 북한의 변화를 기다릴 뿐"이라는 발언은 과연 어떻게 해석될까?

다음으로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동맥경화'현상에 대해서도 조소하고 있다. 한국에는 훌륭한 대북전문가가 많은데 이들의 목소리가 청와대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상하이 복단대학의 한 교수는, 최고권력자 한 사람이 사실상 모든 것을 좌우하는 한국과 같은 대통령제를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한국의 문제'는 MB 집권기간 내내 지속되거나 혹은 의외로 간단히 치유될 수도 있다며 특유의 모호함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내치의 실패는 다음 번 선거의 패배로 국한되겠지만 외교의 실패는 국가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고 했다. 외교의 역할은 그 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와 관련, 6자 회담은 한국에 있어 매우 고달픈 게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악전고투를 잘 헤쳐 나가야 한다. 우리의 국가안보는 결국 우리 스스로 보위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에 임하는 우리의 수장이나 그에 대해 눈치만 보고 있는 그 휘하의 장수들을 보면 아찔하다. MB식 외교를 보면 볼수록 케네디의 이 말이 뇌리에서 더욱 선명해지기만 하여 두렵기까지 한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6자 회담에 제대로 임하기 위해서는 한국으로서는다음과 같은 2가지 고전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먼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로움에 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과연 MB식 외교에 지피(知彼)와 지기(知己)가 되고 있는가?

다음으로는 '환골탈태'. MB는 앞에 말한 케네디 대통령의 외교관련 발언을 명심하고 먼저 스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수하의 부실인사. 부적격인사, 그리고 소신 없이 일신의 영달만 추구하려는 이들에 대한 과감한 환골탈태를 단행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6자 회담에 임하는 한국호가 본 궤도에 제대로 들어설 수 있으며 그 때야 비로서 6자 회담에 대해 바르게 다가설 수 있음을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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