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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과 지만원 그리고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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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과 지만원 그리고 〈조선일보〉

[기자의 눈] 천박하고 또 천박하다

대표적인 우파 신문 <조선일보>의 홈페이지 '조선닷컴'에서 최근 극우 논객 지만원 씨가 제기한 '색깔론'을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조선닷컴'은 지만원 씨를 문근영 씨의 선행에 달리는 '악플'의 진원지로 지목한 매체다. '조선닷컴'은 17일 "'문근영 기부는 빨치산 심리전?'", "지만원 '문근영은 빨치산 선전용' 글에 네티즌 와글와글" 등의 기사를 냈다. 이후 거의 모든 언론은 지만원 씨의 문근영 색깔론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지만원 씨도 '발끈'했다. 지 씨는 1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조선닷컴' 기사를 특별히 지목해 "우익지라는 조선일보가 비균형적인 장문의 기사를 올렸다"며 "이는 엄연한 왜곡이며 명예훼손"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으며 <조선일보>에 대한 섭섭함을 표현했다.

지만원 씨의 대응에도 '조선닷컴'은 "문근영 측 '색깔논쟁 자연스럽게 수그러들 것", "문근영 이어 김민선까지…'미인도' 제작사, 신윤복 색깔 논쟁 '개탄'", "진중권 '지만원 어린이, 상상력이 갈수록 빛을 발한다' 비난" 등의 기사를 연달아 올리고 있다.

'지만원 색깔론'을 보도하는 '조선닷컴'의 태도는 촛불 집회 당시 촛불 시민에게 서슴없이 '색깔론'을 가했던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와 생각해보면 의외다. 특히 지만원 씨가 김민선 씨를 두고 '이상한 여배우'라며 비난한 '미국산 쇠고기 반대 발언'의 경우는 <조선일보>도 기사와 칼럼 등을 통해 거의 지 씨 수준으로 비난했다.

'조선닷컴' 홈페이지만 놓고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애초 이곳은 '노노데모'와 같은 여타 보수 홈페이지와 함께 문근영 씨를 놓고 악성 댓글이 달리는 중심지였다. 실제로 '지만원 색깔론'이 불거진 이후에도 독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댓글은 대부분 지만원 씨의 발언을 지지하는 내용이다.

이번 논란을 전한 기사의 댓글 중 가장 많은 찬성표를 받은 것은 "지만원 씨가 지적하고자 하는 좌파 세력들의 심리전의 내막을 명확히 인식하고서 지만원 씨를 공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 외에도 "익명의 기부자라고 해놓고는 그 가족사까지 방송에 내보냈다는 것은 순수성을 의심할 만하다고 본다"는 등 지 씨를 두둔하는 내용이 많은 찬성표를 받았다.

물론 8억 원이 넘는 돈을 익명으로 기부한 문근영 씨에게 '색깔론'을 제기한 지만원 씨의 논리는 <조선일보>로서도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황당무계하다. 하지만 바로 몇 달 전 바로 <조선일보>는 촛불 집회를 놓고 지 씨와 거의 비슷한 황당무계한 논리로 촛불 집회에 빨간색을 덧칠했다.

<조선일보>와 '조선닷컴'이 앞으로도 이 논란에서 '상식'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안한 것은 이런 사정 탓이다. 아, 그러고보니 다른 이유일 수도 있겠다. '클릭'만 된다면 입장 쯤이야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는 천박함.

자칭 '1등 신문' '조선닷컴' 곳곳에서 번쩍이는 벗은 아가씨 사진이야말로 바로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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