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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10주년, 이명박 정권의 무책임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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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10주년, 이명박 정권의 무책임이 문제다

[김민웅 칼럼] 기업가보다 작은 대통려의 배포

남북 대화의 창구가 닫히고 있어도...

이명박 정권은 남북관계를 고민하지 않는다. 남북 간의 접촉 창구가 하나하나 닫히고 대화의 단절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어도 나 몰라라, 하는 느낌조차 주고 있다. 애초부터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해오지 않은 권력에게 기대할 바가 없겠지만 되어가는 모양새를 보면 생각도, 아는 것도, 의지도 없는 것이 아닌 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오늘인 2008년 11월 18일은 금강산 관광 10주년이다. 어렵게 연 금강산 길이 막혀 있는 것을 아파하면서 백방으로 뛰어 그 길을 다시 열도록 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지금 완전히 무책임한 자세다. 민간인 총격사건 발생이 발단이 되었으나 그렇다고 마냥 이런 식으로 "불허"정책을 지속시킬 일이 아니지 않는가? 개성공단도 위태롭다. 언제 어떻게 폐쇄될지 모른다.

이명박 정부는 이른바 "북한의 개방"을 목표로 내세운다. 그 목표 자체의 성격이나 본질에 대한 논란을 따로 떼어놓고 그 명칭이 갖는 의미만 가지고 따져 봐도, 이건 명백히 개방유도가 아니라 그 반대가 아닌가? 자신의 정책도 배반하고 있는 셈이다. 남쪽과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의 자세에 대해 걸핏하면 "통미봉남"으로 비난하는데,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능력이 없는 것이다. 정작 자신이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북한이 이명박 정부와의 대화에 기대를 접고 있는지 여전히 모르고 있다.

6.15 남북 공동성명과 10.4 합의의 가치는

6.15 남북 공동성명의 원칙과 정신, 그리고 남북 간의 관계 심화를 위한 10.4 합의는 남북관계 정상화와 진전을 위한 판단, 행동의 기준이다. 그 까닭은 자명하다. 이명박 정권은 여타 성명이나 합의를 함께 거론하고 있지만, 이상의 두 가지는 우여곡절의 남북관계가 힘겨운 산고를 거쳐 태어나게 한 중대한 가치를 지니는 성명과 합의다. 다른 성명과 합의에 동렬로 놓을 수 없는 우선순위의 비중을 가진 것들이다. 남북 정상 간의 약속 이상을 넘는 공식적인 문건이나 기타 결정이 있는가? 아니지 않는가?

전임정권이라고 할지라도 정부의 연속성이라는 차원에서 존중되어야 할 남북 정상 간의 약속도 이렇게 가볍게 여기고 뭉개고 있는 정권에게 상대가 어떤 신뢰를 보일 수 있을까? 말로는 대화하자면서 기존에 만들어진 정부차원의 공식적인 합의나 성명은 외면한다면, 상대방으로서는 또 언제 저런 식으로 합의고 뭐고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것이라고 여기지 않겠는가?

남북 관계의 발전은 기존의 합의에 기초해서 그 다음 과제를 전향적으로 풀어갈 때 이루어진다. 그런데 정부가 새로 들어설 때마다 다시 기초부터 시작해서 이야기를 해나가야 한다면 어떤 문제를 제대로 풀어나갈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항상적 불안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결국, 오늘날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이 지속되는 현실은 이명박 정권이 자초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한반도, 미국과 중국의 협력체제에 고리

미국의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여러 예상과 추측이 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협력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반도에서 균열적 사태가 일어나면 안 된다는 것은 엄중한 현실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정상화 되는가 아닌가는 미국과 중국의 사이가 안정적으로 풀려 가는가의 여부에 맞닿아 있는 기본 변수다. 이미 그 방향은 정해졌다.

그 바람에 일본의 우파가 초조해하고 있고, 그래서 저들이 말하는 이른바 "대동아 전쟁"의 정당화를 연속적으로 제기해서 바라던 바가 물 건너가기 전에, 동북아시아 지역에 일본의 군사적 위상을 하루 빨리 보다 강력하게 구축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과의 협력 체제를 구상하고 있는 오바마 정권 아래에서 일본의 행동반경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부시의 대 중국 포위 전략은 이로써 일정 부분 해체되고, 미국이 주도하는 동북아시아 관리체제를 위한 일본 강화론은 힘이 빠지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이 주안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이 필히 이리 돌아갈 판인데, 이명박 정권은 대한민국의 역할을 스스로 축소시키고 스스로 이 모든 국제적 변화에 소외될 준비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남과 북이 함께 일을 풀면서 새로운 미래를 도모할 수 있는 여지를 자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이 될까? 주어진 밥상도 못 찾아먹고 일이 다 끝난 다음에 혼자 왕따 당했다고 징징대는 것이다. 그 피해는 우리 모두가 입는다

세계적 자산인 금강산의 가치조차 살리지 못해서야

이명박 정권은 <금강산 관광 10주년>부터 의미 있게 새겨 새로운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라. 소떼를 몰고 북으로 가 마침내 금강산 길을 연 왕년의 왕회장은 대통령 이명박이 한때 주군으로 모셨지 않았는가? 그것 하나만 생각해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은 인간적 도리이기도 하다. 왕회장의 배포나 고인이 된 정몽헌 회장의 비전보다 초라해서야 어디 일국의 대통령이라고 하겠는가? 참으로 안타깝다.

세계적 자산이라 할 금강산의 가치를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면, 다른 것은 알아볼 조가 아닐까? 적어도 남북 간의 민족적 화해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일에 더 이상 무능력하거나 생각이 없는 정부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바마의 미국이 먼저 움직이면 그제야 이명박 정권은 할 수 없이 따라 나설 판인가?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않고 이렇게 남북관계를 방치 내지는 좌초시키고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우습게 되는 것은 과연 누굴까? 답이 나오는데 별로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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