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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꼭 집어' "현상태론 지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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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미FTA '꼭 집어' "현상태론 지지 못해"

오바마 '아시아 공약집' 뜯어보기 <下> FTA와 서남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조기 비준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방침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정부는 조기 비준을 통해 미국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미FTA를 '잘못된 협정'이라고 지속적이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온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과 민주당이 장악한 미 의회가 그걸 압박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한미FTA 체결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이었던 민주당의 송민순 의원은 10일 "지난 20개월간 미국 대선과정에서 나타난 여론, 2년 후 중간선거를 비롯한 향후 정치 일정 등 미국 내 상황을 볼 때 우리 국회의 선 비준이 미국에 압박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송 의원은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을 마친 상황에서 미국 측이 재협상을 요구해 왔을 경우 한미 FTA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고 정부의 '무모함'을 지적했다.

오바마 캠프가 내놓은 정책자료집의 아시아편을 살펴보면 송 의원의 말대로 설령 한국이 FTA 비준하더라도 오바마 행정부는 재협상을 요구할 공산이 매우 높다.

자료집에는 "오바마는 노동과 환경 기준이 결부되는 등 미국 수출업자들의 시장 접근을 보장하고 그것을 강력히 이행하는 무역협정에 대해서만 협상을 할 것"이라며 "부시 행정부 시절 체결된 한미 FTA는 핵심 제조품 및 농산품에 대한 효과적인 시장 접근을 보장하는 메커니즘이 결여되어 있다. 따라서 오바마는 현 상태(current form)의 한미 FTA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명확히 나와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미 FTA에 의해 미국 자동차 산업이 입는 피해를 거론했다. 그러나 자료집을 보면, 오바마 당선인 측은 비단 자동차 문제만이 아니라 일반 제조품과 농산품과 관련한 한미 FTA의 조항 전체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정책자료집에서 오바마 당선인은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국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돌려 아프간에서의 대테러전쟁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 정책자료집 원문 바로가기)

(☞ 오바마 '아시아 공약집' 뜯어보기 <上> 동아태 지역)



▲ 오바마 당선인이 후보 시절 크라이슬러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장면 ⓒ로이터=뉴시스

<남아시아>

- 남아시아는 미국의 핵심적인 이해관계가 달린 지역

버락 오바마는 남아시아가 미국의 이익에 핵심적인 지역이라고 여겨 왔고, 이 지역과 미국의 관계를 대외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다. 이 사활적인 지역에 있는 나라들은 대테러전쟁의 주요 파트너들이며 오바마는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이 지역과 보다 전면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 대테러전쟁 초점 이동

이라크 침공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써야 할 자원을 이라크에 쓰이게 했고, 그로 인해 오사마 빈 라덴과 9.11 테러 관련자들을 사살하거나 붙잡는 일이 힘들어 졌다. 아프간전 발발 7년이 다가오는 지금, 탈레반은 아프간 남부에서 다시 일어났고, 알카에다는 조직을 재정비했다.(regrouped) 2008년 초 아프간에서 사망한 미군의 수가 2001년 침공 후 처음으로 이라크에서 사망한 미군보다 많아지는 슬픈 이정표가 세워졌다.(단기 사망자를 일컬음. 총 사망 미군 수는 이라크가 더 많음-역자)

이라크에 미군을 지나치게 많이 주둔시켜 놓음으로써 아프간전을 끝낼 수 있는 능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됐고, 전략적으로도 위험해졌다. 오바마는 전투여단을 재배치하고 정치적이며 비군사적인 해법을 마련할 것이다.

- 미국-인도 관계 강화

오바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이며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06년 인도와의 민수용 핵협력 조약에 찬성했던 오바마는 그 후 그 합의가 미국의 전략과 에너지, 비확산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일해 왔다. 오바마는 또한 인도가 21세기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이며 미국은 테러 방지에서부터 아시아 내 평화와 안정의 확산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인 여러 이슈에서 인도와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바마는 인도와의 더 강력한 관계 구축을 정책의 최고 우선순위로 놓을 것이다.

- 미국-파키스탄 관계 강화

오바마는 파키스탄 정부와의 일시적인 동맹관계가 아니라 다방면의, 그리고 영속적인 관계 구축을 원한다. 미국과 파키스탄은 양국의 무고한 인명을 빼앗아 온 테러리즘과 싸우기 위해, 그리고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지대에 있는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를 파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는 또한 이 지역에 대한 원조를 늘려 파키스탄이 문맹, 빈곤, 의료 부족과 같은 핵심적인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에 더해 오바마는 민주적인 제도, 시민사회, 사법 독립을 옹호할 것이다. 오바마는 상원에서 조 바이든 의원, 리처드 루가 의원과 함께 파키스탄에 대한 비군사 원조를 세 배 이상 늘리고 향후 10년 간 지속되게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오바마는 또한 파키스탄의 이웃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파키스탄의 번영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오래된 지역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도록 도울 것이다.

<경제적 번영의 증진>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 GDP와 교역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중국, 인도 등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가 있으면서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비참한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오바마는 아시아 지역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이 지역과 경제적인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와 경제를 향상시킨다고 믿는다.

미국의 소비자들과 수출업자들은 아시아와의 교역 및 투자를 통해 상당한 이득을 얻는다. 그러나 그로 인한 이득은 더 폭넓게 공유되어야 한다. 오바마는 지적재산권 침해나 환율 조작 등으로 인한 아시아와의 불공정 교역을 종식시키고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오바마는 노동과 환경 기준이 결부되는 등 미국 수출업자들의 시장 접근을 보장하고 그것을 강력히 이행하는 무역협정에 대해서만 협상을 할 것이다. 오바마가 보기에 부시 행정부 시절 체결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핵심 제조품 및 농산품에 대한 효과적인 시장 접근을 보장하는 메커니즘이 결여되어 있다. 그같은 이유 때문에 오바마는 현 상태(current form)의 한미 FTA를 지지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와 바람직한 거버넌스의 확대>

오바마는 아시아의 정치·경제 발전이 보다 평화롭고 안정적인 아시아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바마는 인권, 민주주의, 바람직한 거버넌스(good governance)에 대한 아시아인들의 열망을 지원하는 것을 대(對)아시아 정책의 기본 교리로 만들 것이다. 다른 모든 세계인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인들도 공포와 빈곤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신들의 아이들을 키우고 자신들의 미래에 관해 말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버마>

미얀마에서 계속되고 있는 비참한 상황은 특별한 관심을 필요로 한다. 미얀마의 군사 정권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체제 중 하나이고 이웃 국가들의 안정마저 위협하고 있다. 오바마는 미얀마 군정의 억압적인 지배를 강력히 비난하고 미얀마인들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교역 및 투자 금지(sanctions)를 지지한다.

오바마는 미얀마의 아세안(ASEAN) 이웃 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해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정치범들을 조건 없이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오바마는 군부 정권에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도 고통 받는 미얀마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찬성한다.

미얀마 정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노력은 제한적인 효과만을 낳았다. 국제사회가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라-역자) 조율된 노력을 할 수 없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변화의 동력은 궁극적으로 미얀마 내부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지만, 오바마는 아세안, 중국, 인도, 일본, 유럽과 함께 미얀마의 개혁과 화해에 기여할 수 있는 조율된 접근을 해 나갈 것이다.

<지구적이며 초국가적인 도전 과제에 대한 대응>

기후 변화, 에너지 안보, 전염병, 테러리즘 등 향후 수 십 년 내에 미국이 직면할 최대의 도전 과제는 글로벌한 속성을 가지고 있고 아시아는 이같은 초국가적 위협에 있어 중심적인 행위자로 등장했다. 따라서 이러한 위협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리더십만이 아니라 아시아 우방과 파트너 국가들의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 기후변화

오바마는 기후변화가 우리 세대 최고의 윤리적 도전과제(moral challenges) 중 하나라고 본다. 미국은 아시아 최대의 개발도상국인 중국, 인도와 함께 세계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오바마 상원의원은 국내적인 탄소배출상한 거래(cap-and-trade) 프로그램을 적극 실시하고 클린에너지 개발에 적극 투자함으로써(클린에너지 분야에 10년간 1500억 달러 투입, 연구·개발 자금 2배 확충, 제조업의 중심을 클린 테크놀로지로 이동)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을 고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바마는 서방 주요 8개국에 중국, 인도 등이 들어간 'G8+5'가 참여하는 글로벌에너지포럼을 창설함으로써 중국·인도가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시킬 수 있도록 미국의 약속 사항을 이행할 것이다.

- 공공 의료 확대

미국인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도 오바마의 최우선적인 아시아 전략 중 하나다. 오바마는 식품의약국(FDA)과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러한 기구들과 아시아 국가들에 있는 카운터파트 기구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오바마는 처음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그 확산을 막는 사업을 위해 2500만 달러의 자금을 조성했던 의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또한 다른 의원들과 힘을 합해 질병예방통제센터에 40억 달러의 기금을 투입하도록 했고, 그를 통해 단기간 내에 30억 달러 어치의 항바이러스제를 마련하게 했다.

- 이슬람 테러 근절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알카에다나 그 지부를 통한 이슬람 극단주의가 계속 존재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들, 우방국들의 안전과 안보에 심각한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오바마는 극단주의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이들을 쫒는 일에 결코 고삐를 풀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안다.

또한 오바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대다수 아시아 무슬림들의 안녕에도 위협이 되고 있음을 안다. 오바마는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아시아 각국의 정부 및 국민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것을 약속한다.

- 빈곤 대책

오바마는 21세기의 진보가 단지 정치적인 자유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공포와 빈곤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한다는 걸 안다. 인도네시아에 살던 미국인 소년으로서, 그리고 지구적 변화에 소외된 지역에서 활동했던 공동체 조직가로서, 그리고 미국 상원의원으로서 겪었던 오바마의 경험이 준 교훈은, 변화는 밑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돕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02년 유엔과 회원국들은 2015년까지 극빈층을 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8가지 밀레니엄 개발목표(MDGs)에 합의했다. 오바마는 MDGs에 따른 미국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를 위해 오바마는 대외 원조를 2012년까지 500억 달러로 두 배 늘리고, 그렇게 늘어난 자원을 전략적 목적에 맞게 현명하게 쓰도록 보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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