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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산업으로 보기보다는 예술로 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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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만화를 산업으로 보기보다는 예술로 대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1/06] '고바우 영감' 연구로 박사학위 받은 만화가 정인경씨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신문 한 쪽 1컷 혹은 4컷짜리 네모 칸 풍자와 비판을 통해 소시민의 분노와 슬픔을 담아냈던 것, 바로 시사만화인데요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의 김성환 화백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고바우 만화상'의 올해 특별상을 만화가이자 일본에서 만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정인경씨가 수상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고바우 만화상' 특별상 수상의 주인공인 정인경씨를 초대해 만화 한 컷에 세상을 담아온 시사만화의 매력과 일본 만화와 우리 만화의 차이점 등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만화가 정인경씨입니다. 정인경씨는 1996년 숙명여대 사학과를 졸업했고 2000년 일본 교토 세이카대학교 카툰 코스를 졸업한 후 2006년 같은 대학애서 고바우만화를 주제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일본 교토 세이카 대학에서 강사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교토를 거점으로 만화가로 활동하면서. 교토 국제 만화전 사무국 멤버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5회와 6회 교토 국제 만화전에서 은상과 그랑프리를 각각 받았으며 제35회 일본 만화가 협회상 특별상과 제50회 일본 저널리스트 회의상 구로다 기요시JCJ신인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저서로는 <고바우 영감을 아십니까> <한국전쟁 스케치>등이 있습니다.

박인규 : 우선 축하드립니다. 어제 고바우만화상 특별상을 수상했죠? 소감이 어떠세요?

정인경 : 너무 기쁘고요. 제가 일본에서 계속 있었기 때문에 설마 이 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고바우만화상이 이번에 8회인데 아마 고바우영감을 그리신 김성환 화백을 기리기 위한 거라고 생각됩니다. 어떤 상인가요?

정인경 : 한국 만화계에 공헌한 만화가들, 특히 역대 대상을 수상한 작가들 중에는 허영만씨, 황미나씨, 이두호씨, 이현세씨 정말 쟁쟁한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 분들과 같이 한국 만화계에 공헌한 분들에게 드리는 상이라고 들었습니다. 특별상은 매년 있는 게 아니라 특별히 제정해서 특별한 해에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보니까 2006년도 6회 때 까투리를 그리신 윤영옥씨가 받으셨고 이번에 두 번째 받으신 거네요. 특별상을 받은 이유는 뭐라고 말하던가요?

정인경 : 일본에서 많은 활동을 했고 여러 국제만화전에서 상을 받은 것, 그 다음에 2006년에 제가 만화 고바우영감, 또 김성환씨에 대한 논문을 써서 박사학위를 받은 점이 평가됐다고 들었습니다.

박인규 : 저 어렸을 땐 만화는 공부의 적이다 해서 만화를 못 보게 했는데 만화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니 신기하네요.

정인경 : 저도 설마 제가 만화로 박사학위를 받을 줄 생각 못했습니다. 저도 많이 야단맞고 자랐거든요 만화 본다고

박인규 : 만화로 박사학위 받은 경우가 국내에선 처음인 것 같은데요

정인경 : 네. 만화작가로, 작품과 논문으로 만화박사학위를 받은 건 드물다고 들었습니다.

박인규 : 일본에서도 만화작가를 하면서 만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일은 별로 없다고 하던데요

정인경 : 저도 듣지 못했습니다.

박인규 : 제가 얼핏 듣기로는 교토의 세이카대학이 만화로 굉장히 유명하다고 하는데

정인경 : 저희 학교가 1973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화 전공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카툰, 한컷만화 하나였고 지금은 코믹이나 애니메이션, 다른 과도 생겼는데요

박인규 : 카툰은 한컷만화고 코믹은 만화책, 애니메이션은 만화영화. 그렇다면 거의 세계 최초로 만화학과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이 학교가

정인경 : 그렇죠

박인규 : 우리나라에도 만화학과가 꽤 많이 생긴 걸로 알고 있는데 굳이 일본으로 유학을 가신 이유는?

정인경 : 제가 한국에 있었을 때는 교토 세이카대학교에 대해서 전혀 몰랐는데요, 우선 만화를 배우려면 일본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래서 가게 된 거고. 그것도 또 제가 처음엔 가고 싶어서 간 게 아니라 부모님이 가라고, 한국에 있는 것보다 더 넓은 세계에 나가서 더 넓은 시야를 갖는 게 좋지 않겠냐.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그래서 나가게 된 건데, 먼저 일본어 공부를 동경에서 하면서 찾아보니 교토 세이카대학교가 있었습니다

박인규 : 박사학위논문을 고바우영감을 잡으셨는데, 제가 보기엔 고바우영감의 전성기 때를 잘 모르실 것 같은데 어떻게 해서 고바우영감을 박사학위 주제로 잡으셨나요?

정인경 : 사실 고바우영감의 전성기는 1950,60,70년대

박인규 : 독재시대 때

정인경 : 그리고 제가 조금 철들었을 때 80년대 90년대에 보긴 했는데 그땐 사실 잘 몰랐죠. 내용을 이해를 잘 못하고 유명하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그런데 제가 박사논문을 테마를 정해야 했을 때 지도교수님과... 요시토미 야스오 선생님이신데요. 지도교수님과 많이 의논을 했는데요, 선생님께서 한국에는 고바우영감을 그린 김성환씨가 있지 않냐. 일본에서도 그 시절을 아시는 분은 굉장히 잘 아시거든요. 그래서 너는 한국사람이고 내가 듣기론 그 분에 대해서 박사학위논문을 쓴 사람이 없는 것으로 들었다. 네가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박인규 : 제가 보기에도 충분히 주제가 될 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이 '고바우영감을 아십니까'라는 책을 일본어로 내셨는데 일본사람들 반응 어떻던가요?

정인경 : 우선 내용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다거나 그런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걸 보신 분들이 너무 논문이라고 들었는데 우리가 보니까 너무 알기 쉽게 썼더라고. 우리가 전혀 한국에 대해 몰랄도 이 책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었다고 평가해 주셨고요. 그리고 이 책이 2007년에 일본 저널리스트회의상 신인상을 받았거든요. 그런 점에서도 많이 평가를 받지 않았나

박인규 : 이 책 부제를 보니까 고바우를 통해 본 한국 현대사라는 부제던데. 논문의 내용은 대충 어떤 얼개로 돼 있나요

정인경 : 여태까지 김성환 선생님 개인의 역사를 통해서 고바우영감의 원점을 찾는 시각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개인의 역사, 특히 한국전쟁, 6.25전쟁 체험... 여기서 선생님께서 많은 절망과 권력에 대한 분노, 많은 약한 사람들이 희생된 그때 느낀 분노, 이것이 서민을 대표하는 고바우영감 캐릭터의 탄생배경이 되지 않았나...

박인규 : 단순하게 말하면 고바우만화의 출발점은 한국전쟁이다. 이 한국전쟁 스케치라는 책도 내셨는데 이것도 본인 작품입니까?

정인경 : 아닙니다. 김성환씨가 전쟁 스케치를 그리신 그림이 100여 점 있거든요. 그걸 해서

박인규 : 그 당시 만화가셨어요?

정인경 : 선생님께서 그 당시 고등학교 3학년때 만화가로 데뷔를 하셨어요. 그때 그리신 스케치 100여 점을 계속 간직하고 계셨는데 아직 그 전모가 한국에서 또 세계적으로도 아직 발표된 적이 없었거든요. 이걸 일본에서 출판했습니다. 화집으로 출판하고 제가 번역했죠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고바우영감을 아십니까'라든가 한국전쟁 스케치 같은, 고바우영감에 대한 연구서라든가 김성환 화백의 초기작품들이 국내에서도 출판되면 좋겠다는 느낌이 드는데 국내에선 출판이 안 됐습니까?

정인경 : 이상한 일이... 국내에서는 뭐랄까 그게 상업적으로는 그렇게 큰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박인규 : 많이 팔릴 것 같지 않다. 안타깝네요. 정인경씨는 박사학위 받기 전에 2004년도에 교토 국제만화전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다고요. 이게 사실 굉장히 힘들었다고 해요. 그 전까지는 유럽사람들이 다 받고 아시아인으론 처음이다. 대단한 상입니까?

정인경 : 교토 국제만화전이 아이디어뿐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많이 평가를 해서 엄정한 과정을 통해 뽑기 때문에 아무래도 카툰의 역사가 깊은 유럽 작가들이 많이 받았거든요. 그런데 2004년도 그때 테마는 '재미있는 에너지'가 테마였어요. 그런데 제가 일본에 계속 있었지만 2001년 9.11 뉴욕 테러, 그리고 2003년 이라크전쟁... 그런 걸 계속 보면서 제가 처음으로 전쟁이란 것에 대해서 많이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왜 전쟁을 사람들은 일으킬까. 계속 고민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피카소의 게르니카라는 작품이 있거든요. 게르니카라는 작은 스페인의 마을을 독일 공군이 공격해서 많은 시민들이 희생당했는데 그때 파리에 거주하던 피카소가 분개해서 게르니카라는 작품을 그렸죠. 제가 그린그랑프리 작품은 게르니카 앞에서 젊은 병사가 군복을 벗고 있는, 무장해제하고 있는 그림이었어요. 그 그림을 보고 반전의 에너지를 얻는 젊은 병사의 그림을 그렸죠.

박인규 : 평화의 에너지라고도 표현했던데 그게 그랑프리를 받은 거군요. 70년대인가 피카소가 한국전쟁을 주제로 학살에 관한 그림을 그린 적이 있잖아요. 피카소가 공산주의자라고 해서 피카소라는 이름의 크레파스를 만든 회사 사장님이 반공법으로 잡혀가고 그랬는데 세상이 많이 달라졌군요. 일본 하면 많이 알다시피 애니메이션 대국이다 만화왕국이라고 하는데, 일본에서 10년 이상 활동하셨는데 애니메이션이 발달한 건 알고 있는데 고바우 같은 세태풍자, 현실풍자, 시사만화들도 많이 있습니까?

▲ ⓒ프레시안

정인경 :
각 신문마다 많이.. 우리나라 같이 사회면이나 정치면이나 한컷만화가 있긴 한데 지금은 조금 많이 옛날보다는 수요가 떨어진 것 같아요

박인규 : 정치에 대한 관심이 줄었기 때문인가요?

정인경 : 그 점이 굉장히 큰 것 같아요.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많이 줄었고 풍자만화를 하면 날카롭게 풍자해야 되는데 그걸 하면 반대의견이 많으니까 조금 겁내 하는 것 같아요

박인규 : 이른바 사회적 물의를 빚기 싫어하는군요. 조용히 넘어가자. 카툰이건 애니메이션이건 코믹이건, 우리나라 만화계와 일본 만화계를 비교하면 차이가 많은 것 같은데 어떤 게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정인경 : 전체 만화계에 대해서는 제가 그렇게는 잘 모르겠고요. 시사만화에 관해서만 얘기를 하면 차이점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일본은 지금 풍자성이 굉장히 떨어지고 있고요. 일본 시사만화의 특징이 상황설명이에요. 어떤 기사가 있으면 거기에 대해서 일러스트 형식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도 제가 보기엔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의 신문 만화는 그래도 통렬한 풍자, 비판정신이 아직 많이, 강하게 남아있죠

박인규 : 정인경씨가 그린 만화 중에서는, 신사참배를 풍자한 만화 같은 것도 있던데 제가 듣기론 일본 우익들이 상당히 간단치 않다는데, 어떻습니까?

정인경 : 얼마 전에도 일본의 공군 참모가 부적절한 논문을 발표해서 물의를 빚었죠. 식민지 지배, 침략전쟁을 정당화한 논문을 써서 지금 비판받고 있는데요. 우익이 사실 있긴 있는데 그 우익세력보다 식견있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수적으로는. 그런데 강하게 자기 주장을 어필을 안 하는 거지

박인규 : 목소리가 클 뿐이지 숫자가 많은 건 아니다

정인경 : 반대의견을 가진 온화한 분들이 수적으로는 많습니다. 공격당하거나 그런 건 별로 없죠.

박인규 : 본인의 만화활동 때문에 물리적인 피해를 입으신 적은 없고요.

정인경 : 아직 없습니다.

박인규 :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도 만화가 저력이 있다. 만화과도 많이 생겼고 애니메이션도 발전시키자고 하는데 실제로는 아직까지는 우리가 하청공장 수준을 못 넘어서고 있다고 하거든요. 일본 애니메이션이 그렇게 발달한 저력, 이유, 배경 뭐라고 보십니까?

정인경 :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코믹, 순정만화 다 합쳐서 일본의 만화가 제가 듣기에는 서양, 미국, 프랑스, 유럽에서도 굉장히 인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일본 사람들의... 일본말로 오타쿠라고 하는데요, 한 가지에 미치는 그런 게 굉장히 강해요. 아무도 관심을 안 두는 세세한 분야에 굉장히 몰두해서 파고드는 그런 장인정신이라고 해야 될까 그게 굉장히 강하거든요. 거기서 오는 독특한 소재 발견. 그리고 만화산업 역사가 기니까 분업이 굉장히 잘 돼 있고. 또 그걸 팔기 위한 산업도 굉장히 우리나라보다는 더 발달돼 있죠. 그게 다 합쳐져서 많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고, 또 한편으론 세계적으로 일본 국내도 그렇지만 문자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 게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 비주얼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세대들이 많이 지금 커가고 있잖아요. 그런 세대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비례적으로 일본만화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박인규 : 장인정신은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사람보다 모자란 것 같지는 않은데, 장인정신에 대한 사회적인 보답이나 지원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말씀도 있어요. 우리나라 만화가들의 재능 문제가 아니라 사회 분위기...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만화를 발전시키려면 어떤 시스템 또는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세요?

정인경 : 우선 저는 만화를 산업으로 보는 것 자체에 조금 개인적으로는 저항감을 느낍니다.

박인규 : 산업이 아니라 예술이다.

정인경 : 그렇죠. 정부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한다, 그런 것도 정부가 지원을 해서 발전될까... 그 위에서 정부기관의 지원이 있으면 발전이 되는가 예술분야가.

박인규 : 정부 지원이 중요한 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에서 만화만 그려서 먹고 살기는 힘들다고 하셔서, 진짜 재능있으면서 좋은 만화를 그리는 분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은 뭐냐, 그런 게 궁금해요

정인경 : 그건 일본도 마찬가지거든요. 특히 한컷만화 같은 건 한컷만화를 발표할 수 있는 스페이스도 정해져 있고. 특히 전국지 같은 경우는 한 분이 계속 하는 경우가 많아서 굉장히 힘들거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만화가 돈을 벌 수 있다 만화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관념에서 벗어나야 되지 않나 그래야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박인규 : 산업적 측면만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안 되는 수가 있다. 만화는 만화로 보고 하는 것이 낫겠다.

정인경 :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 제가 그렇게 한국 만화계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서점에 가면 거의 일본만화가 굉장히 많이 들어왔어요. 그리고 항상 일본이 모델이 되고 있고 만화산업의....그런데 일본을 추종하기만 하면 항상 일본 밑에 있는 것이고

박인규 : 아류밖에 안 된다. 한국적인 정체성이나 방향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
개인적인 질문도 드려볼까 합니다. 숙명여대에서 사학과를 나오셨는데 일본으로 가서 만화를 공부했어요. 갑자기 바꾼 겁니까 원래부터 만화를 그리셨던 겁니까?

정인경 : 원래부터 만화를 굉장히 좋아했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만화가가 되겠다고 결심은 계속 하고 있었는데, 제가 한편으론 역사도 좋아하거든요. 만화가가 되기 위해선 그림도 그렇지만 특히 교양, 특히 역사... 그걸 먼저 쌓아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으로 대학교는 한국에서 숙명여대 사학과를 들어갔고요. 그 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것 같이 계속 한국에서 만화가를 하려고 했는데 유학을 가게 된 거죠 부모님 권유로

박인규 : 대학 다니면서도 만화잡지 같은 걸 만드시고 그랬습니까?

정인경 : 아마추어 활동을 했어요. 동인지 참가하거나

박인규 : 원래는 순정만화를 그리고 싶어하셨는데 시사만화로 전공이 바뀌었어요.

정인경 : 일본 가서 바뀌었죠. 교토 세이카대학교 들어가서 시사만화라는 게 제가 평소 시사적인 문제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고. 이걸 한 장의 만화로 모든 메시지를 담는다. 풍자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박인규 : 시사만화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건가요?

정인경 : 제가 생각하기에는, 많은 예술장르가 있는데 제 작품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과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것이 굉장히 큰 매력 아닐까 합니다.

박인규 : 소통의 아주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다

정인경 : 그렇죠. 다른 예술분야도 굉장히 훌륭하긴 한데 이 작가가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작품을 만들었나, 조금 난해한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데 사사만화의 경우는 알기 쉽게, 그렇기 때문에 그게 굉장히 저한테는 즐겁습니다.

박인규 : 일부에서는 국내 시사만화도 요즘은 침체기, 쇠퇴기 아니냐는 평가를 하시던데 어떻게 보세요?

▲ ⓒ프레시안

정인경 :
저도 가끔 한국에 나올 때 신문 사보고 하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특히 네컷만화는 전무하고. 그리고 한컷만화도 없는 신문도 있고. 옛날엔 대개 신문이 싣고 있었는데, 그런 경향이 많이 강한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특히 지금 인터넷이나, 많은 정보가 신문이나 시사만화를 안 보고도 얻을 수 있잖아요. 그런 것도 영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박인규 : 지금 일본에서 세이카 대학에서 강의도 하시고 만화학 학자로서, 만화가로서 만화도 그리시는데 발표는 어디에 주로 하십니까?

정인경 : 발표는 전시회도 있고요. 아직 전국적으로는 발표를 안 하고 있는데요 관서지방... 간사이지방이라고 하는데 일본 서쪽지방, 오사카, 교토, 고베 그쪽을 중심으로 해서, 이건 판매되는 건 아닌데 비매지가 있는데요. 아사히신문에서 만드는 잡지에 한 달에 한 번씩 만화를 싣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 동안은 계속 일본에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일본 시사만화계가 굉장히 침체돼 있는데 오히려 외국인인 제가 그런 지금 만화계의 분위기를 타파하고 싶은 도전정신, 그런 것도 좀 있기 때문에 얼마 동안은 일본에서 활동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외국인으로서 일본만화계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별로 없나보죠

정인경 : 별로 없죠. 특히 시사만화에 관해서는 없죠.

박인규 : 어떻게 보면 이제 만화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실 때인 것 같은데, 앞으로 당분간 일본에 계신다고 하니까, 활동계획이나 못다하신 말씀 있으시면 정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인경 : 지금과 똑같이 꾸준히 그림 그리고 싶고요. 궁극적으로는 제 그림이 100년 200년 후에도 사람들이 보고 웃고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그림이 되길...

박인규 : 박사학위논문주제가 될 수 있도록. 아까 일본에는 우익보다도 양식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하셨는데, 정인경씨의 그림이 일본의 양식있는 사람들과 한국인들의 의사소통에도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정인경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제8회 '고바우 만화상' 특별상을 수상한 정인경씨를 초대해 만화 한 컷에 세상을 담아온 시사만화의 매력과 일본 만화와 우리 만화의 차이점 등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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