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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강호동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24] 18살에 여자 복싱 세계챔피언 딘 탈북소녀 최현미 선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몇 년 전, 한 여자 복서의 열정과 복싱을 통한 피보다 진한 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미국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큰 인기를 모았는데요 AP통신에 한국판 밀리언달러베이비로 소개되며 화제가 됐던 18살 소녀 복서가 세계 챔피언이 됐습니다. 특히 이 소녀는 탈북자 출신이어서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세계 챔피언의 주인공인 최현미 선수를 초대해 오직 두 주먹만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복싱의 세계와 18살 소녀의 거침없는 도전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여자 복싱 세계 챔피언 최현미 선숩니다. 최현미 선수는 2004년 가족들과 함께 탈북해 현재 서울 염광여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평양에서부터 했던 복싱을 잊지 못해 2006년 아마추어 무대에 다시 뛰어들었으며 지난해 9월 프로로 전향했습니다. 대한 아마추어 복싱연맹회장배대회 라이트급 60kg과 2006 대통령배전국시도대회 페더급 57kg에서 우승했고 지난 11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WBA 세계복싱협회 여자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했습니다.

박인규 : 우선 축하드립니다. 11일 전북 진안에서 열린 WBA여자 페더급 세계 챔피언에 올랐어요. 기분 어때요?

최현미 : 꿈을 이룬 거잖아요. 한국에 와서 처음 가졌던 꿈인데 그 꿈을 이루게 돼서 너무 기뻐요.

▲ ⓒ프레시안

박인규 :
언론에서는 탈북자 출신이란 점을 많이 부각시켰는데, 제가 보기엔 고등학생이 세계 챔피언이 된 것도 처음인 것 같아요. 지금 나이가 어떻게 돼요?

최현미 : 그렇게 들었어요. 저는 만으로 17살이요. 생일이 안 됐어요. 90년생.

박인규 : 주위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은데, 경기 있던 날 최선수 부모님들이 하염없이 우셨다고 해요. 왜죠? 이긴 다음에 그러셨습니까?

최현미 : 시합을 이겼을 당시에는 웃으셨는데 제가 링 위에 있을 때는 너무 우시는 거예요

박인규 : 맞는 게 안쓰러워서 그런가요?

최현미 :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저보다 우는 엄마가 더 안쓰러웠어요.

박인규 : 이기고 나니 부모님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최현미 : 우리 딸 장하다 수고했다 그러시죠.

박인규 : 학교 친구들도 굉장히 놀랐을 것 같아요

최현미 : 제가 프로 선수로 챔피언이 된 거잖아요. 예전에 아마추어 경력도 있고 해서 친구들은 그냥 멋있다는 말, 많이 부러워하는 것 같아요

박인규 : 혹시 학교가 남녀공학 아닙니까? 남학생들이 최현미 선수 무서워하지는 않아요?

최현미 : 그렇진 않아요. 제가 체육관에서 운동하거든요. 체육관에 들어가면 제 모습이 바뀐대요. 눈빛이. 그런데 학교에서는 그냥 편하게 일반 고등학생

박인규 :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이번에 프로로 데뷔해서 두 번째 경기인데, 굉장히 빠른 거 아닌가요?

최현미 : 빠른 거죠.

박인규 : 어떻게 해서 두 번째 만에 챔피언이 돼요?

최현미 : 저는 선수니까 운동만 하고, 위에 감독님이나 매니저들이 하라는 대로만 했으니까

박인규 : 원래 챔피언은 도전해서 하는 건데 이번에 중국 선수와 결정전을 했어요. 챔피언이 없었던 겁니까?

최현미 : 챔피언이 중국 선수가 있었는데 그 선수가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박탈당했어요.

박인규 : 이번에 결정전에 같이 나온 선수도 중국의 쉬춘옌, 18세 최현미 선수와 나이가 같은데 10라운드까지 가서 판정으로 결정됐잖아요. 이 선수도 상당히 강적이었다고요

최현미 : 생각했던 것만큼 잘했어요. 제가 하기는 까다로운 스타일이었어요. 예를 들어, 신체조건도 저보다 많이 작았고, 하는 스타일이 인파이터였어요.

박인규 : 보통 인파이터, 아웃복서 그러는데...
얘기 들어보니 1,2 라운드에는 최선수가 밀렸다고 해요

최현미 : 그랬어요. 그런데 제가 1년 공백이 있었어요. 링에 올라간 지. 그 1년 동안 좀 안 좋은 일들이 있어서 시합에 못 나갔다가 1년 만에 링에 올라가니까 감을 잃었어요.

박인규 : 1년을 쉬었다가 올라갔고, 처음에 몸 푸느라 시간이 걸렸군요.

최현미 : 그렇게 생각하시면 감사합니다.

박인규 : 상대 선수의 강점, 약점은 어떻던가요?

최현미 : 일단 제가 신체조건이 유리하니까 잽으로 거리를 두고 할 수 있어서 편했고요. 단점은 너무 오픈성이 강한 펀치들이었고요.

박인규 : 상대 선수가... 펀치는 많이 날리는데 효과적이지 않았군요.

최현미 : 점수가 되지 않는 펀치들이었고요. 장점은 마지막까지 약하게, 자기의 기술과 쓸 수 있는 것들. 그런 것들이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박인규 : 1,2라운드 거치면서는 조금 초조했겠어요. 지는 게 아닌가...

최현미 : 그렇진 않았어요. 시합이 10라운드까지 있잖아요. 1,2라운드가 시합을 좌우하는 게 아니잖아요. 라운드가 많이 있어서 편했어요.

박인규 : 10라운드까지 가면서 내가 이겼다는 생각이 언제 들던가요?

최현미 : 4라운드. 딱 둘 다, 그 선수의 스타일을 파악했잖아요. 방금 전 말씀드렸다시피 1년 만이라 생각했던 것만큼 몸이 잘 안 움직였는데, 그래도

박인규 : 초반에 적응하느라 조금 고생한 것 빼고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최현미 선수가 이길 수 있었던 건 어떤 것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최현미 : 일단 트레이너... 관장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열심히 운동했고 체력적인 면을 많이 보강해서 여유롭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박인규 : 최선수가 아마추어 때는 17전 16승 1패, 상당히 대단한 기록인 것 같은데, 이번 게임 하기까지 1년 동안 쉬었다는 건 어떤 어려움 때문에

최현미 : 2008년에 베이징올림픽이 있다고 해서 복싱을 시작했어요 제가.

박인규 : 원래는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겠다

최현미 : 마음은 그랬는데 이번에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가 정식 종목이 안됐잖아요. 그런 걸 작년에 알게 돼서 이제는 아마추어로서는, 그리고 아직 한국에서도 전국체전 정식종목이 아니에요. 그런 면에서, 아마추어에서는 앞이 좀 어둡잖아요. 차라리 이럴 바에는 빨리 프로를 넘어 챔피언이 되는 게 낫겠다, 챔피언이 되고 싶어서 전향했어요.

박인규 : 어차피 올림픽은 안 되니까 프로에서 챔피언이 돼 보자.

최현미 : 네. 그래서 프로를 넘었는데 넘자마자 안 좋은 일이라는 게, 매니저 계약이 잘못됐어요. 저희는 북한에서 와서 뭘 모르고 당한... 계약 문제가 잘못돼서 제 나이로서는 가지 말아야 할 곳도 가보고 너무 많이 힘들어서 그 당이 복싱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어요. 그런 힘든 과정을 거쳐서 챔피언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돼서 기뻐요

박인규 : 그럼 이번 세계 챔피언 결정전을 언제부터 준비한 거예요

최현미 : 준비는 프로 넘자 마자부터, 운동선수는 항상 준비가 돼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1년여 공백이 생겼고 바로 시합이 잡혔는데, 새 매니저 분을 만났잖아요. 그게, 만나서 한 달 반 만에 시합이 이뤄졌어요. 그 한 달 반 만에 1년 동안의 공백을 채우느라 저는 정말 운동이 너무 힘든 거예요. 아마추어에서는 2분 3라운드인데 프로는 2분 10라운드잖아요. 3라운드에서 10라운드로 오버시켜야 되는데 그 체력을 보강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거든요.

박인규 : 작년에 프로로 전향했지만 여러 문제로 연습은 못했고 한 달 반 전에서야 연습을 했다. 그야 말로 지옥훈련을 했겠네요.

최현미 : 너무 힘들어서 계속 눈물이 나는 걸 참고 참고, 1년 동안 참았다, 이제 한 달 반만 참으면 된다. 포기하면 너무 억울하다, 그런 식으로 악으로 버텼어요.

박인규 : 매일 남산을 20km씩 뛰고 그랬다던데

최현미 : 네. 저희 체육관 옆에 남산도 있고 한강도 있어요. 그게 만날 똑같은 코스를 뛰면 지루하니까 한강 뛸 때는 20km정도 뛰고 남산은 8km정도 뛰고, 스피드 계단... 남산 계단에서 인터벌 하고 끝 난 다음에 또 100m 인터벌 10개 정도 하고 그런 식으로 했어요.

박인규 : 힘들지 않았어요?

최현미 : 너무 힘들었죠. 다리가 제 다리 같지 않고 제 몸이 제 몸 같지 않았어요

박인규 : 얼굴 보면, 17전, 프로 두 번 20전을 했는데 복싱선수 같지 않아요. 약간 울그락불그락 하던데. 페더급이면 몇 kg 이하죠?

최현미 : 아마추어는 57kg 미만이고 프로는 57kg 150이요.

박인규 : 지금 숙녀의 체중을 물어보면 그렇지만, 어때요? 몸무게가 거기서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까?

최현미 : 괜찮아요. 1년 공백이 있을 때는 많이 불었어요. 거의 6kg정도 뺐거든요. 지금은 시합 끝나고 체중을 유지하고 있어요.

박인규 : 원래 평양에 있을 때부터 권투를 했다고요. 몇 살 때부터에요?

최현미 : 13살 때부터요

박인규 : 여자가 권투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게 됐어요?

최현미 : 학교에서 체육대회가 있었어요. 그 체육대회에서 제가 달리기 같은걸 잘했거든요. 막 나가는 것마다 제가 1등을 했거든요. 그래서 체육선생님께서 복싱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복싱장에 가봤는데 너무 재밌어 보였어요. 언니 오빠들 운동하는데, 그래서 아빠 엄마 몰래 3개월 동안 다녔어요.

박인규 : 처음에 안 좋아하셨나보죠?

최현미 : 아빠 엄마 아시면 큰일 날 일이죠.

박인규 : 굉장히 실력이 좋아서 특별관리선수였다고 하던데, 어떤 의미에요?

▲ ⓒ프레시안

최현미 :
제가 방금 말씀드렸는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때도 있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거기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나가기 위해서 어린 선수들, 재능 있어 보이는 선수들을 모아서 운동을 시키는 곳이 있어요. 거기 스카우트돼서 들어갔거든요. 꿈나무 키우는 곳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10년이면 10년, 8년이면 8년, 정해진 시간 동안 키워서 마지막에 시합을 해요. 라이벌 친구들이 많아요. 그 선수들과 시합해서 이기는 사람이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선발전. 그런 데에 들어가 있다가 한 6개월 있었나, 그러고 바로 한국에 왔죠.

박인규 : 그럼 같은 급에도 이른바 꿈나무들이 많이 있었겠네요.

최현미 : 그렇죠. 제 체급이 많았죠

박인규 : 특별관리선수라면 우리로 치면 태릉선수촌 같은 데서 합숙하고 그럽니까?

최현미 : 그렇죠. 기숙사생활을 하는데 태릉선수촌은 국가대표 선수들이잖아요. 상비군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박인규 : 거기 6개월 있다가 넘어왔다. 그런데 와서는 한 동안 안 했다면서요?

최현미 : 안 한 게 아니고요, 한국에 왔는데 오는 기간이 있잖아요. 오는 기간이 저희가 한 5개월 걸려서, 와서 오자마자 한국에 적응기간이 있잖아요. 그 기간 거치다 보니 또 공백이 생긴 거죠. 그러고 학교생활 하면서 제가 녹천중학교를 들어가게 됐는데요, 들어가서 그때부터 바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박인규 : 북한에서는 여성들도 복싱을 많이 하는 모양이죠?

최현미 : 네. 한국보다는 많이 활성화돼있어요.

박인규 : 더 많습니까

최현미 : 많아요.

박인규 : 오히려 남한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안 그런가보죠

최현미 : 네. 그건 왜 그런지 저도 모르겠네요.

박인규 : 북에서도 권투를 배웠고 남에 와서도 배웠는데 약간 차이가 있지 않나요?

최현미 : 없어요. 왜냐면 복싱기술이 다 기본은 다 똑같은 거니까, 그런데 제가 지금 프로잖아요. 북한 있을 당시는 아마추어 선수였고. 아마추어 스타일과 프로 스타일이 다른 거죠

박인규 : 아마추어, 프로가 다를 뿐 똑같다. 10월11일에 세계 챔피언이 됐는데, 챔피언은 그냥 갖고만 있는 거 아니잖아요. 방어전도 해야 되는데 계획이 어떻게 돼요?

최현미 : 일단 매니저 분이 알아서 해주시겠지만, 아마 12월이나 1월달 쯤 방어전을 할 것 같아요. 확실히 아직 정해진 건 없고 일본 선수 아닐까 싶어요.

박인규 : 바로 연습 들어가야 되네요.

최현미 : 어제부터 다시 운동 시작했어요.

박인규 : 운동 다시 하려면 힘들지 않아요.

최현미 :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 방어전 하려면 챔피언 준비할 때만큼 운동을 해야겠지

박인규 : 프로로 전향해서 세계 챔피언이 됐으니까 앞으로 계속 권투를 하는 겁니까? 프로가 되면 대학도 안 가고 그러던데

최현미 : 저는 대학 가고 싶어요. 그런데 이번에 세계 타이틀매치를 준비하느라 수시를 놓쳤어요. 너무 아쉬워요 지금. 어떻게 하든 대학은 가고 싶어요.

박인규 : 대학도 가고 프로 챔피언도 계속하고 굉장히 욕심이 많네요.
대학은 지금 3학년이니까 올해 가야 되잖아요

최현미 : 그렇죠. 그런데 아마 재수해야 될 것 같은데요

박인규 : 하긴, 두 가지 다 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최현미 : 그리고 좀 그런 게요. 아무리 세계 챔피언이라고 해도 대학들이 구기 종목 위주로 많이 뽑더라고요. 너무 아쉬워요. 체육특기자라면 어느 분야에서 최고인 사람들이면 되잖아요.

박인규 : 골고루 뽑아줘야 되는데 이른바 인기스포츠만...

최현미 : 그렇죠. 저 같은 경우는 너무 아쉬운 거예요. 체육특기자면 특기자 자격이 있잖아요. 그런데 못 가잖아요. 너무 아쉬워요

박인규 : 대학에서 무슨 전공 하고 싶어요?

최현미 : 사회체육이나 체육교육학과요.

박인규 : 일단 방어전 잘 치르시고 대학도 좋은 데로 가기를 기원해보겠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13살 때 권투를 시작했고 6개월 만에 북한을 나와서 한국에 왔어요. 어떻게 해서 북한을 떠나게 됐어요?

최현미 : 네. 제가 부모님과 같이 갔잖아요. 그냥 중국으로 여행을 가는 줄 알았어요. 저 같은 경우는 부모님과 같이 왜 가는지 모르고, 엄마아빠와 같이 따라왔으니까 확실하게는 잘 몰라요

박인규 : 중국에서 한국으로 얼마 만에 들어오게 됐어요.

최현미 : 중국에서 한 2주, 베트남에 한 4개월 있다가 한국에 도착했어요.

박인규 : 그 당시면 한 중학생 나이였을 텐데, 사실 전학만 가도 적응하기 쉽지 않은데 중국과 베트남 거쳐서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 상당히 힘들지 않았어요?

최현미 : 제가 성격이 좋아서 그런지 적응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어요. 학교 가서 친구들과 어울리면 되는 거잖아요.

박인규 : 그래도 탈북자 출신으로 오게 되면 따돌림도 당했다고 하는데, 최선수는 전혀 그런 게 없었던 모양이죠?

최현미 : 저는 전혀 없었어요.

박인규 : 친구들도 잘 사귀고. 학교생활은 어떻던가요? 북한과 남한을 비교해보면 뭐가 다른가요?

최현미 : 일단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 북한 같은 경우는 선생님이 하늘이에요. 선생님 앞에서 말대꾸는 꿈도 못 꿔요. 그런데 한국에 왔는데 선생님과 너무 편한 거예요. 그게 너무 도를 지나칠 때도 있고, 그래서 처음에 많이 놀랐어요. 그런데 또 며칠 지나니 바로 적응이 되던데요

박인규 : 굉장히 적응력이 좋은 가봐요.

최현미 : 그런가봐요.

박인규 : 한국에 온 게 2004년, 다시 권투를 시작한 게?

최현미 : 2004년 8월에 왔거든요. 적응기간 하면서 한 2005년에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박인규 : 그래가지고 아마추어에서 17전 16승 1패. 그 1패는 어떻게 당했어요?

최현미 : 그 1패가 좀 아쉬웠던 게요. 시합 준비를 하는데 무릎 인대가 안 좋았어요. 그래서 시합을 못 나가고 수술해야 되고 그런 얘기도 있었는데 그냥 감독님께서 다음주 시합인데 뭔 소리냐, 잘 해보자는 얘기를 하셔서. 몸이 안 좋았어요.

박인규 : 몸 상태가 안 좋은 상태에서 하는 바람에 1패가 생겼군요.

최현미 : 저 같은 경우는 다 16 KO잖아요. 1패는 판정패거든요

박인규 : 16승이 다 KO에요? 대단하군요. 밀리언달러베이비라고 할 만하네요 진짜.
프로에서는 2승이죠? 한 번이 KO, 이번이 판정인가요?

최현미 : 네.

박인규 : 혹시 앞으로 세계 페더급 여자 챔피언으로서 언제까지 하겠다. 방어전을 10회는 하겠다, 그런 식의 목표가 있나요?

최현미 : 그건 확실히 말할 수 없는 게, 복싱이 너무 거친 운동이잖아요. 혹시나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제 몸이 할 수 있는 한 가능할 때까지 할 거예요

박인규 : 처음에는 엄마 아빠한테 권투한다는 얘기도 숨겼는데, 지금은 어떠세요?

최현미 : 지금은 너무 하라고 해서 좀 힘들어요.

박인규 : 이제 좋아하시는군요 아주

최현미 : 네. 아빠는 그것인 것 같아요. 일단 시작했으면 링에 올라가서 제가 부실하게 운동하면 맞잖아요. 그건 못 본다, 할 거면 확실하게 해라.

박인규 : 확실하게 승리를 챙겨라. 혹시 아빠도 운동선수 아니신가요?

최현미 : 그렇지는 않아요.

박인규 : 복싱을 한 5,6년 이상 해온 건데 권투의 매력은 어떤 건가요?

최현미 : 일단 화려한 것 같아요. 음악의 리듬에 맞춰서 춤추듯이 몸을 놀리고 그런 게 너무 멋있잖아요. 일단 그런 게 너무 멋있고 여자로서 파워풀한 것도 맘에 들고. 그런 것보다 더 매력있는 건 그렇게 힘든 고비를 넘기고 그러다가 링에 올라가서 이겼을 때의 쾌감. 그냥 그거 보고 하는 것 같아요 운동을

박인규 : 혹시 권투선수 중에 최현미 선수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있나요?

최현미 : 있어요. 라일라 알리요.

박인규 : 혹시 라일라 알리라는 선수의 부모님이 유명한 선수 아닌가요?

최현미 : 네. 무하마드 알리 딸

박인규 : 무하마드 알리도 그렇고 딸도 그렇고 굉장히 스타일이 화려하죠.

최현미 : 네.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박인규 : 잘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현미 : 열심히 하면 되겠지요.

박인규 : 지금 키가 어느 정도죠?

최현미 : 170이요.

▲ ⓒ프레시안

박인규 :
신체조건이 좋은 것 같은데 본인이 권투선수로서 볼 때 나의 강점은 이거다, 단점은 이거다, 고쳐야겠다. 이런 거 있습니까?

최현미 : 장점은 일단 주어진 모든 운동을 제가 소화를 잘 하는 것 같고요. 신체조건상도 제 체급에서 저보다 큰 선수들이... 있겠지만 많이는 없어요. 항상 보면 저보다 작은 선수들과 하고, 그런 신체조건이 되게 유리한 것 같아요

박인규 : 반면에 이 점은 좀 약점이다.

최현미 : 단점은 일단 뭔가 기회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되는데, 단타라고 하죠. 연결타가 안 되고 그런 게 있어요. 지금 그런 점을 보완하려고

박인규 : 기회를 포착하는 근성이랄까 집요함이 부족하다

최현미 : 그렇죠. 아직까지. 아마추어와 프로가 다른 점이 그거 같아요. 아마추어는 포인트식, 프로는 파워잖아요. 아마추어 생활을 하다가 프로 넘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 그런 면이 부족한 것 같아요.

박인규 : 제가 본 중에는 옛날에 슈가레이 레너드라는 선수가 아주 그런 기회 포착이 대단한 것 같더라고요. 한국에 온 지 4년 됐는데, 아까 말씀하신 중에 북한은 윗분들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이랄까, 여기는 그런 게 자유스럽다고 했는데. 한국이 좋은 점도 있지만 조금 불편하달까. 특히 탈북자 입장에서는 차별 같은 것도 느낄 수 있는데 혹시 그런 건 없었어요?

최현미 : 저 같은 경우는 차별 그런 건 없었어요.

박인규 : 너무 적응력이 좋은 모양이네요. 지금 너무 일찍 꿈을 이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아직 살 날이 많잖아요. 최현미 선수의 꿈은 어떤 거예요?

최현미 : 일단 한국에 왔을 때 처음 가진 꿈은 챔피언이었어요. 이뤘으니까 더 큰 꿈을 가져야 되잖아요. 저는 강호동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박인규 : 무슨 방송인 그런 건가요?

최현미 : 방송인을 떠나서 MC도 잘 하시고 운동도 잘 하셨고. 꼭 연예계나 그런 걸 떠나서 운동선수로서 성공하신 분이잖아요. 한국에서 강호동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박인규 : 혹시 강호동씨 만나본 적이 있습니까?

최현미 : 만나 뵈면 좋죠, 아직까진 만나뵌 적이 없어요.

박인규 : 기회가 오겠지요. 세계 챔피언 된 것 축하드리고, 대학도 원하는 데 가기를 기원하고. 혹시 학교 친구들이나 청취자들에게 못한 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시죠.

최현미 : 만날 바쁜 척하고 운동한다고 시간 잘 안 지키고... 보고 싶은데 볼 수도 없고, 운동하니까 그런 점은 많이 이해해줬으면...

박인규 : 바쁘다는 이유로 친구들과 약속을 잘 못 지켰군요. 앞으로도 세계 챔피언 하려면 쉽지 않을 텐데

최현미 : 그래도 왕따야 되겠어요?

박인규 : 챔피언으로 롱런하고 남한에서 즐거운 생활 즐기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최현미 :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WBA 세계복싱협회 여자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 최현미 선수를 초대해 오직 두 주먹만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복싱의 세계와 18살 소녀의 거침없는 도전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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