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정정길 대통령실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이 모여 KBS 사장 선임 문제를 논의한 소위 '8·17 KBS 대책 회의'가 "김인규는 안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열린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23일 국회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확인 국감에서 "KBS 대책 회의 하루 전인 16일 이명박 대통령,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각 언론사 정치부 반장들이 청와대 뒷산 산행을 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KBS 사장 선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인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최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동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단호한 발언을 듣고 놀랐다고 한다"며 "이 대변인이 산행이 끝나고 와서 최시중 위원장에게 전화를 해 '김인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다음날인 17일 오후 2~3시 경에 김은구(전 KBS 이사), 정정길, 유재천 등이 롯데호텔에 모이게 된 것"이라며 "17일 대책회의의 내용은 당시 <경향신문>에 보도된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이동관 대변인과 최시중 위원장은 통화를 통해 '듣고만 있었다'고 입을 맞춘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에게도 전화를 해서 입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위 'KBS 대책 회의'가 그냥 몇 명이 모인 것이 아니라 그 전날 대통령이 청와대 뒷산에서 한 말의 연장선상에서 벌어졌다는 것"이라며 "이동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최시중 위원장에게 "8월 16일 이동관 대변인으로부터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는 전화를 받은 일 없느냐"고 따졌으나 최시중 위원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전화를 받은 적 없다"며 "산행 자체도 몰랐다. 그에 대한 이야기도 지금 이 시점까지 들은 바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KBS 대책 회의'에 대해선 "KBS 정연주 사장의 진퇴 문제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시점이었고, 때문에 후임 문제가 논의되는 상황이었다. 언론계 원로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열렸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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