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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페일린은 경솔해"…오바마 지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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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페일린은 경솔해"…오바마 지지 선언

대선서 3회 연속 민주당 후보 지지…버지니아 표심에 영향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WP는 이날 사설에서 대선 경선 과정을 통해 매우 재능 있고 자격을 갖춘 2명의 대선 후보를 배출했다면서 "지난 수년간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보다 더 존경한 인물은 거의 없지만 대통령으로는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매케인 당선 되면 부시 시절 인물들 기용할 것"

신문은 특히 매케인의 선거 유세, 그리고 새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에 실망했다며 그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를 들었다. 사설은 "부통령이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경솔하고 충동적인"(rash and impulsive)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은 무책임했다며, 그 때문에 지지 후보 선택이 비교적 쉬웠다고 털어놨다.
▲ 지난 15일 대선 후보 3차 TV 토론회에서 매케인이 익살스런 표정으로 오바마의 뒤를 따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WP는 "그러나 오바마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그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보여준 (대통령으로서의) 인상적인 자질은 오바마 지지를 쉽게 만든 보다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오바마에게는 "융통성 있는 지식, 복잡한 이슈에 대한 이해력, 화해와 합의를 만들어 내는 분명한 능력"이 있다고 치켜세우며 "위대한 대통령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설은 또 오바마가 복잡한 국제 현안과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을 잘 이해하고 있어 미국의 리더십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 오바마는 시장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시장의 기능을 존중하는 균형감각을 갖췄다는 게 WP의 판단이다.

신문은 오바마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경험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오바마에게) 큰 희망을 품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문은 또 오바마에 대해 "신중하지만 우유부단하지 않고, 웅변만 잘하는 게 아니라 사안의 본질과 세부사항을 장악하고 있고, 비상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편의 의견을 열심히 들으려하는" 지도자라고 격찬했다.

매케인에 대해서는 "원칙이 있으면서도 당파성이 없는" 지도자이고,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부시 행정부와 똑같은 정책을 펴지는 않겠지만, 미국을 현재의 상태로 만든 책임이 있는 많은 사람들을 정책결정자로 임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그들(부시 행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은 정치적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부와 이득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WP의 오바마 지지 선언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특히 버지니아주의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의 구독자들이 워싱턴 DC 교외 지역인 버지니아주 북부에 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버지니아는 1964년 이후 2004년 대선까지 40년간 공화당의 텃밭이었으나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가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다.

WP는 공화당 성향의 독자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과거 대선에서 주로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었다. 그러나 2000년 대선에서는 앨 고어, 2004년에는 존 케리를 지지했고, 이번 오바마 지지 선언으로 세 차례 연속 민주당 후보를 밀게 됐다.

우익 성향 신문들도 오바마 지지 가세

보도와 논평 기능을 철저히 분리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대선 때마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사설을 통해 지지 후보를 밝힌다. 또 다른 유력 언론인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는 현재까지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았으나 신문의 성향으로 볼 때 오바마 지지가 확실시된다.

이에 앞서 음악잡지 <롤링스톤스>, 고급 주간지 <뉴요커>, 남성잡지 <에스콰이어> 등도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또한 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이 바뀌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12개 경합주(swing states) 지역 언론들도 오바마 지지 분위기가 강하다. 위스콘신을 비롯해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 등 대표적인 경합주에서 발행되는 신문들은 지난 12일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일제히 선언했다.

특히 이날 발표에는 지난 대선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던 <위스콘신 스태이트 저널>, <선 오브 샌버나디노> 등 우익 성향의 신문사도 참여해 민심의 향방을 보여줬다. 이날 매케인을 지지한 언론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로써 오바마를 지지한 언론사는 20여개를 훌쩍 넘어 섰고, 매케인을 지지하는 언론사는 10개 안팎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적어도 300개가량의 언론사들이 오바마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도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이 될 인격과 지성, 판단력을 보여줬다"면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 신문은 "미국 차기 대통령을 선택하는 것은 미국인의 몫"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 정부의 경제, 외교 정책은 다른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미국이 첫 흑인 대통령을 선출한다면 미국은 '평화롭고 민주적인 투쟁을 통해 억압을 이겨내고 자유를 쟁취하고 관용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그러나 오바마는 위기대응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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