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구본홍과 주구들' 빼고 YTN으로 다 모여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구본홍과 주구들' 빼고 YTN으로 다 모여라"

['구본홍 출근저지 투쟁 91일째' 촛불 집회] "반드시 이긴다"

언론노조 YTN 지부(위원장 노종면)는 구본홍 사장 출근 저지 투쟁 91일째인 16일 밤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앞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축제와 같은 즐거운 분위기가 넘쳐 '이길 수 있다'는 YTN 노조의 확신을 과시하는 듯했다.

"종이학 1만 마리, 진정성 있는 싸움으로 보답하겠다"

이날 문화제 현장에서는 YTN 사태에 대한 시민들의 높아진 관심과 지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문화제에는 1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으며 오가던 시민도 시위장 주변에 서서 관심있게 지켜봐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점점 늘어났다.

이날 농성장에는 YTN 노조원들을 지지하는 성원 물품도 줄지어 답지했다. 서울 영등포에 사는 한 여성 분이 전국언론노조 사무실로 짧은 편지와 물티슈, 각종 차 등을 보냈다. 전국언론노조 권철 사무국장이 대독한 이 편지에는 "YTN 노조분들 힘드시죠. 물티슈를 보내드리니 유용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야외에서 생활하시는데 유용할 것 같아 보냅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몇몇 시민들은 이날 YTN 사옥 앞을 지키며 접은 종이학 1만 마리도 전달했다. 시민들은 사원 33명에 대한 중징계 처분이 난 지난 6일부터 YTN 사옥 앞을 지키며 '종이학 1만 마리 접기' 운동을 해왔다. '래시'라는 이름으로 다음 아고라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시민은 "오늘 이 자리에서 1만 마리를 전달하기 위해 다른 시민들과 밤을 새며 종이학을 접었다"면서 "마지막에 1000마리 정도가 부족했는데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접은 학 1000여 마리를 보내줘서 1만 마리를 채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전달받은 YTN 노조원들은 감동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노종면 위원장은 "며칠 전부터 몇몇 시민들께서 사옥 앞에 옹기종기 앉아 뭘하고 있나 했었는데 나중에야 종이학을 접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같이 못해서 죄송했다"면서 "저희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답하도록 하겠다. 이 싸움 잘 해서 앞으로는 1인당 5000마리도 접어달라고 할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 종이학 1만 마리를 접어 준비해온 시민들. ⓒ프레시안

▲ 종이학을 건네받은 조승호 기자가 시민과 악수하고 있다. ⓒ프레시안

▲ 한 시민이 YTN 노조원에게 성원물품과 함께 보내온 편지. ⓒ프레시안

또 온라인에서는 '<돌발영상> 살리기' 청원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는 지난 8일부터 "방영중단된 YTN 돌발영상을 살려주세요"(☞바로가기)라는 청원이 진행중이다. 이 청원은 동참자가 1000명을 돌파했다.

누리꾼은 "이명박 캠프에서 활동한 낙하산은 완전히 YTN에서 스스로 떠나라. YTN은 국민의 방송이다", "YTN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게 돌발영상인데 설마 MB가 이정도로 할줄 몰랐다", "돌발영상 보면 참 한심한 국회의원들 많더니 그 꼴 보이기 싫다는 거겠지", "YTN 노동자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독립투사나 다름없다. 끝까지 언론을 사수해달라"는 등의 의견을 올리고 있다.
▲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는 '방영중단된 돌발영상을 살려주세요' 청원이 진행중이다. ⓒ프레시안

역시 해고 처분을 받은 정유신 <돌발영상> PD는 "징계보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자부심 가지고 제작해왔던 <돌발영상>이 사실상 폐지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었다"며 "처음 온라인 서명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언제까지 갈지 궁금했는데 오늘 1만 명을 돌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00명이 기도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쉽지 않은 숫자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아르빌에서도, 평양에서도 "공정방송 사수"

YTN 기자들은 이날 '낙하산 반대' 배지와 '공정방송' 리본을 달고 온마이크 리포트를 한 비공개 영상을 공개했다. 이 동영상은 YTN 사측이 일방적으로 삭제해 실제 방송에는 나가지 못한 모습들이다. 자이툰 부대를 취재한 이대건 기자는 이라크 아르빌에서 촬영하면서 방탄조끼 위에 배지와 리본을 달았고 평양을 취재한 염경민 기자도 '공정방송' 리본을 달았다.

이외에도 서울시청, 증권거래소, 금융감독원, 산 정상, 흑염소 목장 등 각지에서 '공정방송' 리본과 배지를 단 채 마이크를 잡은 YTN 기자들의 모습이 줄지어 나타났다.
▲ YTN 노조가 공개한 기자들의 '공정방송' 리포트 화면. YTN 노조가 공개한 화면을 촬영한 것. ⓒ프레시안

시민들은 YTN 기자들이 오랜 기간 투쟁을 이어온데 대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날은 YTN 정치부 국회 반장을 맡고 있다 해고당한 조승호 기자의 절친한 친구가 찾아와 YTN 조합원들을 격려해 분위기를 한껏 돋궜다.

경기도 용인에서 역사 교사를 하고 있다는 고재원 씨는 "24년 전 만난 친구 조승호 기자는 내성적이고 온순한 사람"이라며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 50여 명과 함께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기 위해 수요집회에 참석했을 때 조 기자가 기꺼이 나와 박봉으로 아이들에게 맛있는 된장찌개를 사줬던 기억이 선하다"고 에피소드를 말했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 YTN 사태에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는데 박소정, 황혜경 기자가 실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나 왕선택 기자가 간부들에게 '이 친구들이 회사를 키웠다'고 호소했다는 이야기 등을 보며 왜 이들이 사지로 내몰려야 하는지 눈물을 흘렸다"며 "내 친구 조승호 때문이 아니라 이 땅의 공영방송을 위해 고생하는 여러분을 위한 눈물"이라고 했다.
▲ 가장 오른쪽 끝에 앉은 사람이 조승호 기자, 그 옆이 고재원 씨. 가장 왼쪽에 있는 이승훈 기자와도 친구다. ⓒ프레시안

숙명여대 언론정보학과를 다닌다는 전혜령 씨는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언론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배우고 싶어서 달려왔다"며 "구본홍 씨가 굳이 출근을 하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언론을 장악한다고 해서 경제가 살아나거나 국민이 원하는 정부가 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의 영향력을 안다면 자기 문제점부터 고칠줄 알아야 할 것"이라며 "YTN 선배들의 투쟁이 반드시 승리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기자도 YTN 징계 비판 성명 동참

한편, 석 달 가까이 끌어온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에도 YTN 내부의 단결도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YTN 기자협회를 비롯한 내부 직능단체는 16일 감봉 이상의 징계가 내려진 노조원 20명을 지원하기 위해 '희망 펀드'를 만들었는데, 모금액이 하루 만에 2000만원을 달성했다.

이날 사회를 본 박진수 YTN 영상취재팀 기자는 "수익률 0%를 자랑하는 유일무이한 펀드"라며 "해고자나 징계자들이 원상복귀하면 돌려받을 계획이기 때문에 수익률 0%"라고 말해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외부에서도 성금을 내겠다는 연락이 오고 있지만 일단 저희들끼리 해보려 한다. 마음만 고맙게 받겠다"고 했다.
▲ 이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YTN 기자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유신 <돌발영상> PD, 임장혁 <돌발영상> PD, 권석재 노조 사무국장, 박진수 영상취재팀 기자, 노종면 노조위원장, 박소정 정치부 기자. ⓒ프레시안

국무총리실을 출입하는 김태현 기자는 국무총리실을 출입하는 40개 언론사 출입기자 40명이 이날 낸 성명을 낭독했다. 이들의 성명의 특징이라면 <조선일보> 안용현 기자가 이름을 올렸고 KBS 기자는 동참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김태현 기자는 "조선일보 기자가 동참한 것은 소신이고 KBS 기자가 빠진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총리실에 가지 않아 자세한 내역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연유를 물어봐야겠다"고 했다.

그는 "총리실을 출입하며 놀라운 것중 하나는 중앙부처의 공무원들이 YTN의 투쟁 상황을 물어보면서 '끝까지 투쟁하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생각해보면 구본홍 씨가 YTN 사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그는 "'죽 쒀서 개준다'는 말이 있는데 구본홍 씨 주변에는 한무리의 주구들이 있다"며 "이렇게 키워낸 회사를 쓰레기 구본홍과 그 주구들에게 줄수는 없다. 죽쒀서 개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총리실 출입기자들이 낸 성명 전문.

YTN 징계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

국무총리실을 출입하는 기자들은 그동안 YTN 사태를 지켜보면서 합리적인 조정을 통한 사태 해결과 YTN 정상화를 기대해왔다.

하지만 구본홍 사장은 공정보도를 요구하는 YTN 동료기자 6명을 해고하는 등 33명에 달하는 YTN 기자들에게 징계처분을 내렸다.

총리실 출입기자들은 무엇보다 YTN 동료기자들에 대한 징계 처분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현장 취재가 생명인 기자들에게서 펜을 빼앗는 것은 YTN 정상화를 위한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며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총리실 출입기자들은 구본홍 사장이 YTN 기자들에 대한 해고 등 징계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언론계 선배로서 현명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 YTN 정상화 방안을 모색해주기를 기대한다.

2008년 10월 16일 총리실 출입기자 40개사 40명 일동

(강원일보 송주현, 경향신문 안홍욱, 국민일보 양진영, 국법일보 심용식, 국제신문 정유선, 내일신문 장병호, 뉴시스 박주연, 데일리서프라이즈 최한성, 매일경제 전정홍, 매일신문 권성훈, 머니투데이 송선옥, 불교방송 이용환, 서울경제 홍병문, 서울신문 임창용, 서울일보 백수현, 세계일보 황계식, CBS 정재훈, 아리랑TV 안지수, 아시아경제 조영주, 아시아일보 박동희, 아시아투데이 신대원, 아이뉴스 김영욱, OBS 이정엽, YTN 김태현, 연합뉴스 정윤섭, SBS 권태훈, MBC 이상호, 이데일리 온혜선, 일간대한뉴스 김남규, 제민일보 김철웅, 조선일보 안용현, 조세일보 이상원, 코리아타임스 나정주, 코리아헤럴드 송상호, 파이낸셜뉴스 김시영, 평화방송 김영규, 한겨레신문 최익림, 한국경제 박수진, 한국국정일보 박남수, 헤럴드경제 최재원)

또 '사내 커플'로 12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는 YTN 뉴스3팀 이선아 기자는 "구본홍 씨가 괜히 결혼식에 화환을 보내면 어떻게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한 후배가 '차라리 결혼 축하 화환 화형식을 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해 그럴까 생각중"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결혼 준비를 하며 많이 싸운다고들 하던데 우리는 워낙 큰 외환이 닥친 터라 똘똘 뭉쳐서 결혼 준비 잘 하고 있다"며 "결혼하기까지 두 달 정도 남았는데 그 전에 이 상황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