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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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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82>


단풍들은
일제히 손을 들어
제 몸처럼 뜨거운 노을을 가리키고 있네

도대체 무슨 사연이냐고 묻는 나에게
단풍들은 대답하네
이런 것이 삶이라고
그냥 이렇게 화르르 사는 일이 삶이라고

조태일 시인의 시「단풍」입니다. 초록 어린잎들은 봄이면 남쪽에서부터 북상해 올라오지만 단풍은 북쪽에서 내려옵니다. 윗녘에서부터 나뭇잎들이 붉게 타오르며 내려오고 있습니다. 시월 한 달 내내 차례차례 빠짐없이 나뭇잎들을 불태우며 남으로 남으로 내려갈 것입니다.

노을 속에서 붉게 타오르는 단풍을 보며 시인은 이런 것이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냥 이렇게 화르르 사는 일이 삶이라고" 화르르 화르르 타오르다가 꺼지는 것이 삶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뜨겁게 타오르다가 사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생에 한 번 뜨겁게 불타오르며 산 하나를 물들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미련 없이 생을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가을입니다.

단풍 붉게 물드는 가을 저녁, 나의 열정,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 세상을 저렇게 아름답게 물들이다 사라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맙게 절하겠습니다, 가을 산에도, 단풍잎 하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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