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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실에 들어갈 수 있다면 뭐든 못할까"

구본홍 "업무수행 어려워 징계…<돌발영상> 포기 안해"

국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진행한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최근의 'YTN 사태'를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날 국감장에는 구본홍 YTN 사장과 노종면 언론노조 YTN 지부장이 함께 출석해 낙하산 사장 논란, 불법주주총회 논란 등을 두고 다퉜다.

구본홍 사장은 이날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함께 한박자 늦은 대답과 불성실한 태도로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그는 특유의 못마땅한 표정으로 '사퇴하라'는 촉구가 나올때마다 답을 하지 않거나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검토해보도록 하겠다"는 식으로 답했다.

특히 그는 '최근 5개월 간 최시중 위원장을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답하다 같은 질문을 받은 최 위원장이 "한두번 만난적 있는 것 같다"고 답하자 시급히 "날짜 이런 것이 안 떠올랐다. 만났을 수도 있겠다"고 수정해 "그런 기억력으로 보도전문 채널의 사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구본홍 "징계는 불가피한 선택" 합리화 급급

이날 구 사장은 징계의 불가피성을 강변하면서 노조가 출근저지 투쟁을 중단해야 징계를 철회할 것이라는 고압적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그간 불법적인 노조의 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질서 유지와 정상적 업무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징계한 것"이라며 "그간 80여 일간 대화하고 인내해 왔다"고 주장했다.
▲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구본홍 YTN 사장이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의 뒤쪽을 지나 자리로 가고 있다. ⓒ뉴시스

구 사장은 '해임 징계를 강행한 데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책에는 마지못한 표정으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고, 징계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처럼 사장실에 들어가지 못하는 불법적인 상황이 해소된다는 담보가 이뤄진다면 뭐든 못하겠느냐. 언제나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그는 '왜 국정감사 직전에 대규모 징계 조치를 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한 사유는 없다"면서 "내규상 인사위원회 결정을 통보해야 하는 시한이 오늘이라 국감증인으로 나올 것을 알면서 징계 결과를 통보할 수는 없었다"며 "그래서 정해진 시기 중 첫날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돌발영상>이 사실상 폐지 위기에 놓인 데 대해 "<돌발영상>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중요성을 인정하서도 '<돌발영상>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미루며 머뭇거렸다. 그는 질문이 거듭되자 "누군지 알고 있다"는 식으로 말을 돌리다 "창시자라고 해야할지 모르나 주도적으로 해왔던 사람은 노종면 위원장이라고 들었다"고 마지못해 답했다.

노종면 "징계 철회 및 사과한다면…" 기류 변화?

한편 언론노조 YTN 지부 노종면 위원장은 구본홍 사장을 선임한 주주총회 자체가 불법임을 주장하며 '구본홍 출근저지투쟁'의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구본홍 사장의 즉각 사퇴를 주장하기 보다 징계 철회를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워 전술 변화를 시사했다.

노 위원장은 '구본홍 사장 퇴진 이외의 대안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량해고 직전까지 물밑 접촉이 있었고 대화의 여지가 있었다"며 "그러나 대량 해고로 저의 대화 요구에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같은 질문이 거듭되자 "대량해고를 하는 사람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왜 그 시점에 무지막지한 징계를 내렸는지에 대해 사과와 해명과 설명과 그에 합당한 조치가 있다면 그때 비로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의원들 '억지 논리' 릴레이

한편 이날 국정감사장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 'YTN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 뚜렷히 갈렸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구본홍 사장을 두둔하면서 YTN 노조가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구본홍 사장은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면서 사퇴를 종용했다.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은 "대선캠프에 참석한 것이 큰 잘못이고 이로 인해 중요한 자리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은 참 이상한 논리이며 사이비"라며 "캠프에서 일한 사람들이 일을 맡는 것은 당연하다. 내 사무실의 모든 사람은 다 내 선거를 도왔던 사람"이라고 했다.

또 전날 성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은 노종면 위원장에게 "인정하지 않는 사장이 지급하는 월급은 받느냐"고 비꼬면서 "주주총회가 선임한 사안을 노조가 결정해야 하느냐. 주주총회는 돈에 의해 의결 되는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같은 당 소속인 이정현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구본홍 사장과 노종면 위원장에게 악수를 시키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 한번 하라"는 이 의원의 '열정적인' 설득에 구본홍 사장은 머뭇거리며 일어났으나 노종면 위원장은 "본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거부한다. 이런 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잘랐다. 이에 당황한 이 의원은 "이런 식으로 고쳐나가면서 국민들에게 사랑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상황을 수습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구본홍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전병헌 의원은 "최대의 언론 인재를 학살한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며 "20년간 YTN을 신뢰도 2위로 키워놓은 인재들을 징계 전력자들을 앞잡이로 내세워 몰아낼 수 있느냐"고 규탄했다.

또 천정배 의원은 "왜 YTN에 집착하느냐"며 "구본홍 사장의 집착으로 인해 언론이 이토록 떠들썩하고 오늘도 하루종일 국감을 벌여야 했다. 국력의 소모가 너무나 크다. 대승적으로 결정할 생각은 없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구본홍 사장은 "이제까지 충분히 말씀드렸다.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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