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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훈맹정음'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09]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이규일 팀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오늘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는 562돌 한글날인데요 혹시 훈맹정음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우리식 한글점자를 일컫는 말인데요 이 점자를 고안해 낸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 송암 박두성 선생이 올해로 탄생 120돌을 맞는다고 합니다. 선생의 고향인 인천에선 재평가 작업이 한창이라고 하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인천시각장애인 복지관 이규일 팀장을 초대해 송암 박두성 선생의 훈맹정음 창시 등의 업적과 시각장애인들의 손끝으로 보는 세상, 점자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인천시각장애인복지관 이규일 팀장입니다. 이규일 팀장은 1985년 국립서울맹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세종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행정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사단법인 맹인복지선교회와 대한안마사협회인천지부에서 근무했고 현재 인천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천시각장애인연합회 학술이사와 인천맹인복지연합회 컴퓨터 강사로 활동했으며 현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자문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또, 인천시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이 562돌 한글날인데요. 시각장애인들에게 한글이란 어떤 걸까 하는 생각이 들고 해서, 시각장애인으로서 한글날을 맞는 소회가 어떠십니까?

이규일 : 저희는 한글날이면 예전에는 노는 날로 많이 봤고요. 그리고 저희가 주로 관심 갖고 있는 날은 한글날보다도 점자기념일이라고 해서 11월 4일을 한글날 못지않게 기념식을 하고 여러 가지 행사를 합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11월 4일이 점자기념일, 한글 점자의 날입니까?

이규일 : 그렇습니다. 한글점자기념일

박인규 : 이 날이 시각장애인들의 문자가 반포된 날이네요 왜 11월 4일이 됐죠?

이규일 : 세종실록에 보면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발표한 날이 9월 29일이라고 해요. 그걸 양력으로 환산한 날이 11월 4일 같습니다. 그래서 기념일이 11월 4일로 제정돼 있습니다.

박인규 : 훈민정음이라는 건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한글점자는 훈맹정음이라고 하죠. 시각장애인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인데 이 말이 많이 쓰입니까?

이규일 : 예전에는 많이 안 쓰였지만 최근 들어서 훈맹정음이란 말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훈맹정음, 또는 한글점자를 만드신 분이 송암 박두성 선생이라고 하는데 어떤 분인가요?

이규일 : 저희에겐 세종대왕 같은 분이고, 점자를 만드셨을 뿐 아니라 저희를 암흑의 세계로부터 광명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데 일익을 담당하신 훌륭한 지도자이셨다고 보시면 됩니다.

박인규 : 1888년생이시던데, 그래서 올해가 탄생 120주년. 박두성 선생이 어떻게 해서 한글점자를 만들게 됐는지 설명을 해주시죠.

이규일 : 강화 교동이라는 좀 외지에서 태어나셨어요. 그때 한성사범학교라고 서울에 일제시대 때 와서 공부하시고 재생원이라고 하는 지금 국립서울맹학교의 전신인 그곳의 교사로 오시면서 시각장애인들과 인연을 맺게 되셨고, 시각장애인들 교육하시면서 불편한 것들과 필요한 것들을 살피시는 과정에서 점자가 있어서 이 사람들이 문화적 혜택, 알 권리, 읽을 권리를 해줘야겠다는 신념을 가지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자들과 같이 연구하셔서 1926년에 발표하시게 됐습니다.

박인규 : 시각장애인에게도 글이 필요하겠다. 한글점자를 만들어 주자. 1926년 11월 4일. 한글날은 526돌이지만 훈맹정음은 올해가 82돌이네요.
처음 점자를 만드셨을 때는 한글이 아니라 일본어였다고 해요.

이규일 : 그 당시는 일제시대였기 때문에 겉으로는 일본점을 표시하게 돼 있었고 안으로 숨어서, 뒤로는 한글점자를 창안하셨습니다.

박인규 : 주로 시각장애인에게서 명함을 받으면, 또 어떤 분들은 점자로도 명함을 만드시던데 점자의 원리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규일 : 점자가 예전에는 군대에서 밤에 야간에 명령을 하달할 때 점자를 사용했습니다. 오톨도톨하게 표면을 만들어서, 그래서 점으로 암호, 명령체계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시각장애인들에게 12점을 가지고 점자를 만든 게 루이 브라이어라고 하는 사람이 12살 때 만들었습니다. 그 분도 시각장애인이었고. 그런데 만들었긴 했는데 이게 인정을 못 받고 그냥 돌아가셨어요. 일찍 돌아가셨고 그 후 이 점자가 사람들에게 널리 쓰이게 되면서 점자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거고요. 그리고 일제시대 당시에는 미국에선 4점씩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서로들 잘나서 다들 달랐죠. 지금도 사실 세계적으로 통일은 안 되고 있습니다. 4점씩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저희는 6점씩을 채택해서 세로 3점 가로2점 이렇게 해서 한 손가락 안에 쏙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박인규 : 6점 중에 어떤 특정한 위치에 있는 점이 쏙 들어가는 겁니까?

이규일 : 나옵니다. 들어가는 건 없고 나온 것만 가지고 글자를 만드는 겁니다.

박인규 :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한글점자를 한국 문자의 일종으로 공식 인정한 게 97년도라고 해요.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이규일 : 별다른, 피부로 와서 닿는 건 없습니다. 불행하고 없고

박인규 : 정부에서 우리나라 문자의 일종으로 인정했는데 따라오는 혜택은 없고

이규일 : 없습니다. 그냥 인정했다는 상징에 불과한 상황이고요

박인규 : 우선 박두성 선생님이 훈맹정음, 한글점자를 만드셨는데 이외에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서 박두성 선생이 하신 일이 많다고 하는데 어떤 일입니까?

이규일 :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는데요, 점자를 만들어서 책을 읽게 해준 것도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예절교육이나 인성교육, 그들의 앞으로의 나아갈 길, 이런 부분들에 많이 집중해서 교육하셨고요. 그 외에도 시각장애인들의 직업에 관련해서도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셨고, 그래서 너희들이 그냥 구걸하거나 이러지 말고 떳떳하게 자립해서 돈 벌 수 있고, 자립하게끔 신념을 많이 심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한 마디로 시각장애인들의 권익향상을 위해서 노력하셨다. 그런데 탄생일은 지났다면서요?

이규일 : 탄생일은 음력으로 3월이어서 저희는 주로 4월경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지금도 아직 선생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고 하는데 혹시 어떤 행사가 열리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이규일 : 저희가 매년 3,4월에 탄신예배 겸 행사를 하고, 8월경 저희가 추도, 돌아가신 날을 기리는 예배를 드리고 있고. 올해는 인천의 문화인으로 선정되셔서 10월 11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인천 종합예술회관에서, 전시관에서 송암 박두성 기념관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송암 박두성 기념관이라는 건물이 따로 있습니까?

이규일 : 아담하게 인천 시각장애인복지관 안에 너무도 허름하게 초라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니까, 송암 선생이 계신 묘지도 좀 찾기도 어렵고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어요. 왜 그렇게 됐습니까?

이규일 : 사실 그 정도의 점자가 문자로서 등재되고 그런 부분들에 뒤따랐으면 무덤이라든가 생가, 이런 것들이 많이 가꿔지고 관리가 돼야 되는데, 지금 수산동에 묘지가 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매년 가보면 그냥 일개, 그 동네 사시는 분의 무덤 같이 덩그마니 있고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올해가 탄신 120주년이니까 그나마 관심을 갖고 있는데 올해가 지나면 또 관심이 떨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송암 박두성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서 인천시든 정부든 이런 걸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게 있으십니까?

이규일 : 저희 복지관하고 서울에 오면 송암기념사업회라는 단체가 하나 있습니다. 그 두 곳에서 주로 박두성 선생님 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실 어떤 한 개의 일개 단체에서 이런 것들을 주도해나가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점이 많이 있고, 인적 자원에서도 어렵고 물적 자원..예산이죠. 그런 부분에서도 상당히 어려운 점이 많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레벨에 맞도록 국가에서, 또 정부 차원에서 인적, 물적, 지원을 좀 아끼지 않아 주시면... 제 바람은 그거고. 아마 저뿐만 아니고 전국에 있는 시각장애인들의 바람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점자 얘기로 돌아가 보죠. 미국은 4점 우린 6점을 쓴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인이 영어로 된 책을 점자로 읽으려면 영어점자를 따로 배워야 되나요?

이규일 : 예전이나 지금이나 따로 배워야 됩니다. 미국도 지금은 4점식에서 6점식으로 넘어왔고요, 가장 최근에는 8점식으로 다시 가고 있습니다. 워낙 컴퓨터가 요즘 많이 활성화돼 있다 보니 컴퓨터에 있는 기호를 다 점자로 만들다 보니 6점으로는 부족한 게 있습니다. 2의 배수 해서 6점씩이면 공집합까지 빼면 63개의 조합이 나오는데요. 컴퓨터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기호들이 있어서 8점식으로 조금씩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점자가 계속 진화하고 있군요. 한글이나 영어나 말도 점자로 할 수 있지만 수학공식이나 과학..이런 것도 따로 점자가 있다고 하던데요.

이규일 : 모든 건 다 점자가 있습니다. 컴퓨터 기호, 수학, 음악, 과학.. 다 있습니다.

박인규 : 악보도 점자로 만드나요?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네요.

▲ ⓒ프레시안

이규일 :
아시다시피 조합이라는 게 뻔한 개수에서 모든 걸 하기 때문에 겹치는 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도가 1,4,5점을 찍으면 도인데 이게 한글에서는 ㅍ과 같습니다. 영어에서 d와 같고. 그래서 전치기호를 사용해서 지금부터는 영어다, 악보다, 다시 한글이다 이런 기호들을 사용해서 전환하면서 보는 상황입니다.

박인규 : 한글점자가 있어서 시각장애인들이 한글을 읽을 수 있다고 해도 얼마나 많이 보급되느냐가 중요한 거 아닙니까? 우선 제가 궁금한 건, 지금 우리나라에 시각장애인이 몇 분이나 된다고 말합니까?

이규일 : 보통 통계상 나와 있는 수치로 보면 전국적으로 약 25만 명에서 한 30만 명 정도. 자꾸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니까, 그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분들이 다 한글점자를 다 읽으실 수 있나요?

이규일 : 그렇진 않고요, 주로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입어서 특수학교 정규과정 마치신 분들하고, 중도실명을 하셔서 복지관이나 교육기관을 통해서 점자를 배우신 분들에 한해서는 읽을 수 있다고 보고요

박인규 : 맹학교를 다니면서 별도로 배워야 되는군요. 어느 정도 배우면 점자를 자유스럽게 읽나요?

이규일 : 제가 점자교육을 하다 보니 정말 다양해요. 쓰는 건 대체적으로 빨리들 배우십니다. 쓰는 건 점필이라는 뾰족한 꼬챙이가 있어요. 그것으로 점관이라고 하는, 미리 홈이 파져 있는 홈에 꼭꼭 눌러서 점을 찍는 건데요 쓰는 건 잘 배우십니다. 한 달 내지는 두 달이면 어느 정도 천천히 찍으시고. 그런데 읽는 건 정말 1년, 2년, 3년 걸리시는 분도 계시고. 한 2,3달에 읽으시는 분도 계십니다. 너무 다양합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선천장애인들, 어렸을 때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을 받으신 분들이 점자 읽는 데는 유리하겠네요

이규일 :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촉각을 가지고 활용하다 보니 그쪽에 많이 발달하게 되겠지요

박인규 : 지금 선천적 시각장애인과 중도시각장애인 비율이 어느 쪽이 더 많습니까?

이규일 : 지금은 중도시각장애인 수가 훨씬 많고, 예전에 의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선천적으로 시력을 잃은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반대 같습니다.

박인규 : 문제는, 점자책이 있으면 예를 들면 일반인들이 보는 책이 있으면 그걸 시각장애인들이 읽으려면 점자로 바꿔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걸 점역이라고 한다는데, 점역이 많이 되고 있습니까?

이규일 : 점역이라고 간단히 말씀드리지만 그 과정은 상당히 여러 단계가 필요합니다. 보는 책을 가져다가 타이핑을 컴퓨터로 워드로 입력해서 다시 그걸 편집과정을 통해서 점자에 맞도록 편집하고 그걸 다시 점자로 인쇄하는 과정을 통해야 되는데, 이 과정에 걸리는 소요시간이 짧게는 약 2,3달, 길게는 6개월까지도 걸립니다. 이런 부분이 빨리빨리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인적 자원이 부족해서 빠른 시일에 처리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박인규 : 비장애인을 위한 책을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점자책으로 바꾸려면 최소 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이 걸린다.

이규일 : 지금 실정이 그렇고 정상적으로 빨리 처리되면 한 일주일이면 나와야 되는 게 맞는데

박인규 : 어떻게 하면 빨리 나올 수 있습니까?

이규일 : 인적자원을 많이 활용하거나 아니면 아예 요즘 출판하시는 분들 다, DTP라고 하나요? 전자로 출판하잖아요. 그 파일을 받을 수만 있으면 입력하는 과정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좀, 법적이나 아니면 의무 비슷하게... 그게 아마 저작권에 걸리는 부분들도 있긴 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재밌는 책이 나왔다, 그 책을 갖다가 전부 점역하시는 분이 입력하신 다음에 바꾸는 거군요. 예를 들면 해당 출판사에 가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역을 위해서 필요한 건데 파일을 좀 공짜로 제공해 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면 어떤 반응들이 나옵니까?

이규일 : 예전에 한 번 해본 적이 있습니다. 공문을 들고 가기도 하고 보내기도 했는데, 한 20군데 정도 연락하면 한 군데 정도에서, 해주겠다가 아니고 긍정적으로 검토를 좀 해보겠다는 반응입니다.

박인규 : 실제로 제공받은 적은 없습니까?

이규일 : 현재로는 없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점역을 적어도 시각장애인이 전국적으로 25만 명이 있다면 국가기관이든 어디서건 조직적으로 점역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지금 어디서 하는 겁니까?

이규일 : 각 지자체에서 소속돼 있는 복지관들에서 자체적으로 인력을 가지고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이 팀장 계신 인천장애인복지관에서는 1년에 몇 건이나 점역을 만들어내세요?

이규일 : 부끄럽습니다. 많이 해야 되는데 저희도 지금 1년에 약 100권 가량 하고 있고요 한 달 해봐야 8권...

박인규 : 얼마 안 되는군요. 그럼 전국적으로 몇 권이나 되고 있어요 1년에?

이규일 : 통계는 안 나오는데 대충 있는 기관 곱하기를 해보면 1년에 나오는 게 약... 많아 봐야 1000권. 그 정도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중복되는 것들도 많습니다. 중앙망이 아니라서 서로 만들다 보면 중복되고

박인규 : 우리나라가 출판대국이라고 해서 1년에 수십만 권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1%도 안 된다는 거네요.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공부를 위해서 책을 봐야 될 텐데 책을 어떻게 조달하나요?

이규일 : 학교에서는 자체 인쇄실에서 교과서 정도만 찍는 실정이고요. 예를 들어 대학을 간다, 이렇게 해서 나름대로 정규과정이 아닌 개인의 필요에 의해 가는 학교 같은 경우는 본인이 알아서 해야 되는 경우가 많고. 아직 대학교에서 점역을 해서 준다는 건 전혀 들어본 적이 없고요

박인규 :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훈맹정음은 있는데 그걸 보편적으로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은 안 돼 있는 거군요. 어떻게 시각장애인들 입장에서 한글의 혜택을 점자로 많이 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이규일 : 말씀하신 부분인데 개인 단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이런 데처럼 중앙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고요

박인규 : 미국 같은 데는 정부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점자책을 만들어낸다는 건가요?

이규일 : 네. 정부기관, 주로 주립에서 관리를 많이 하고요. 거기는 점역을 하거나 녹음해주거나 하는 기관들이 서로 잘 뭉쳐있어요. 나름대로 전국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서 중복돼서 점역이나 녹음을 하는 경우가 없도록 하고. 너희 기관에서 녹음하면 우리 기관에서 점역을 하겠다. 분업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부분은... 그런 것도 정리가 돼야 할 것 같고요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서, 점자가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서 책을 녹음하시는 경우도 많던데 체계적으로 안 되고 있는 모양이죠?

이규일 : 한두 기관 정도는 나름대로 장고한 역사를 가지고 녹음을 하는 기관도 있고요. 그 외에는 그냥 보여주기에 의한, 실적을 내기 위해서 운영되는 곳도 좀 있고. 아직까지도 그런 녹음봉사에 대한 시스템이나 봉사, 이런 것이 많이 활성화돼 있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박인규 : 실례되는 질문인지 모르지만 이팀장님은 선천적장애인입니까 중도장애인입니까?

이규일 : 선천입니다.

박인규 : 그럼 책에 대한 갈증이 있습니까? 한글점자책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이규일 : 저는 유독 그런 것 같아요. 녹음테이프로 들으면 그때는 듣는데 오른쪽 귀로 들어왔다 왼쪽 귀로 사라지는지 듣고 나면 내용이 가버리고 없더라고요. 점자책을 통해 보고 나면 머리나 마음속에 많이 남아있는데 그런 게 없더라고요

▲ ⓒ프레시안

박인규 :
그런 입장에서, 점자를 이용한 책이 적다면 참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시각장애인들 점자교육, 보급을 위해서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 마무리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규일 : 일단은 점자가 좀 많이 홍보가 돼야 될 것 같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박두성 선생님부터 레벨을 좀 올려야 될 것 같고. 묘지 같은 것도... 사실 국가의 위대하신 분이라고 봐야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묘지부터도 관리가 안 됐고. 요즘들은 국립묘지에 안장을 계속 요청하고 있고. 그렇게 레벨을 올리고 홍보를 통해서 점자의 인식을 좀 국가 전역으로 확대해야 될 것 같고요. 그걸 통해서 시각장애인들의 문화, 이런 쪽에 정안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할 것 같고. 그 다음에 국가적으로 이런 부분들은 좀 관리가 돼서 물적 인적 자원을 좀 풍부하게 지원을 아끼지 않아 주시면 저희는 더욱 열심히 앞서서 일을 해나갈 수 있을 것 같고

박인규 : ·10월 9일은 562돌 한글날, 11월 4일은 한글점자의 날인데, 기념만 할 게 아니라 한글점자의 혜택을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누릴 수 있도록 사회적 국가적 지원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규일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인천시각장애인 복지관 이규일 팀장을 초대해 송암 박두성 선생의 훈맹정음 창시 등의 업적과 시각장애인들의 손끝으로 보는 세상, 점자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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