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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매케인, 2차 토론서도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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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매케인, 2차 토론서도 '부진'

'오바마 우세' 평가 높아…대세 기울어지나

28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위한 2차 TV 토론에서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 발(發) 금융위기로 핀치에 몰려 있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1차에 이어 2차 토론에서도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함에 따라 어려운 싸움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CNN>이 7일 저녁(미 중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학에서 열린 2차 토론이 직후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가 잘 했다는 응답은 54%로 메케인이 잘 했다는 답변(30%)보다 14%포인트 높게 나왔다.

<CBS>가 부동층 유권자 516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40%는 오바마가 잘했다고 답했고, 26%는 매케인 후보가 토론의 승자라고 말했다. 이 방송이 지난 1차 토론 후 483명의 부동층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오바마 승리 39%, 매케인 승리 24%로 각각 나타났던 것과 비교해 볼 때 2차 토론 결과는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여론조사에서는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토론 직후 실시한 인터넷 조사에서는 81%대 19%로 오바마가 우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 조사에서는 55대 45로 매케인이 호평을 받았다.
▲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학에서 열린 2차 토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조급한 매케인, 오바마 향해 "저 사람"

이날 토론에서 두 후보들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이로써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 돌출변수)가 없다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6~8% 가량 리드하고 있는 판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회는 미국 대선 TV 토론 역사상 최초로 청중들과 네티즌들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고 즉석에서 답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중으로 참석한 80명의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말을 경청했을 뿐 박수를 치거나 웃음을 보내지 않았고 종종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후보들을 긴장케 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 대신 정책 공방에 집중했다. 특히 최근 오바마가 과거 테러리스트와 관련이 있다고 '색깔론'을 제기했던 매케인 측에서는 그같은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오바마도 자신의 '과거 문제'를 제기한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케인은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해야 했으나 그런 극적인 순간은 없었다"라며 "오히려 과거 의정 활동 기록이나 선거운동에서 나타난 두 후보의 차이를 뚜렷하게 대비시킨 것은 오바마였다"고 평가했다.

그같은 분위기를 느꼈는지 매케인은 에너지 정책을 말하는 대목에서 자신의 조급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석유기업에 수십만 달러의 이득을 주는 에너지 법안을 거론하며 "그 법안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지지했는데, 누가 찬성표를 던진지 알기나 하나?"고 물은 뒤 오바마를 가리키며 "저 사람"(That one)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누가 반대했나? 바로 나다"고 자문자답했다.

"폭탄, 폭탄, 폭탄 노래를 불렀다" vs "대통령 직업훈련 시킬 시간 없다"

<NBC>의 유명 앵커 톰 브로코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은 최근의 금융위기 상황을 반영한 듯 토론 시간의 3분의 2가 경제와 관련된 이슈들로 채워졌다.

오바마는 "미국은 현재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는 지난 8년간 부시 대통령과 그에 동조해온 매케인의 정책에 대한 최후의 심판"이라며 '매케인이 당선되면 부시 3기가 된다'는 기존의 프레임을 적극 활용했다.

오바마는 차기 정부의 재무장관으로 누구를 임명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워런 버핏(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상당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른 분들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위계층보다 중산층을 위하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케인은 "(국책모기지 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 그곳에서 일하는 오바마의 친구들에게 금융위기의 책임이 있다"고 반박하고 "미국은 에너지 독립과 감세, 개혁정책으로 경제를 고쳐나갈 수 있으며, 이런 일에는 진정한 개혁가인 내가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매케인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재무장관을 통해 즉각 불량 주택모기지를 사들이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고, 차기 정부의 재무장관감으로는 이베이의 최고경영자를 지냈던 멕 휘트먼을 꼽았다. "12명의 직원으로 시작해 미국에서 현재 130만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회사를 만들었다"는 게 이유였다.
▲ 이날 토론은 미국 대선 TV 토론 사상 처음으로 청중들로부터 직접 질문을 받고 즉석에서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로이터=뉴시스

외교·국방·분야에서 매케인은 "오바마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병력증파,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과정에서 오판을 했다"면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 판단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바마 처럼) 대통령 '직업훈련'을 할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매케인은 이란의 핵개발 의혹을 언급하면서 "이는 이스라엘은 물론 중동 전역에 걸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고, 핵보유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는 이란의 지도자와 조건없이 만나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오바마는 "매케인은 오늘도 내가 (안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을 부추겨서 이라크전을 벌이도록 했으며, 이로 인해 국가예산에 엄청난 주름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케인이야말로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오바마는 또 "이란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테러리스트의 손에 핵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들의 핵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사용해야 하며, 직접적인 대화를 갖고 이란이 변화하지 않으면 참담한 결과를 맞게된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고도 직접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어 국제무대에서는 상대에게 부드럽게 말해야 한다는 매케인의 언급에 대해 "이란에 '폭탄, 폭탄, 폭탄' 노래를 부르고 북한을 절멸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게 부드럽게 말하는 거냐?"고 공격했다.

반면 매케인은 "오바마는 알카에다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파키스탄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순진함을 드러냈다"고 오바마의 외교적 미숙함을 거듭 거론했으며, 이에 맞서 오바마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북한의 궤멸을 주장했던 사람은 매케인"이라고 매케인의 무모함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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