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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야 죽음도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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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잘 살아야 죽음도 아름답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06] '웰다잉 운동본부' 이은영 외대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즘 우리사회 자살률이 OECD 국가 가운데 최고라고 합니다. 하루 평균 3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IMF 때보다 2배나 더 된다고 하는데요 이런 사회상을 반영하는 듯 또 다른 한편에선 잘사는 것만큼이나 성숙한 죽음에 이르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웰다잉 운동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유서쓰기나 입관 체험 등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체험 프로그램들도 많아졌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최근 웰다잉 운동본부를 결성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은영 교수를 초대해 성숙한 죽음을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진정한 웰다잉의 의미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외국어대 이은영 교숩니다. 이은영 교수는 1973년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77년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80년부터 외국어대 법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여성, 노동, 소비자, 부패추방, 환경, 언론 등 여러 부문의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제17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지난달 불교여성개발원 산하에 <웰다잉(well-dying)운동본부>를 창설하고 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민법총칙> 등 민법교과서 시리즈 이외에 <부패추방의 사회학>, <법여성학강의>, <관습의 정치>, <로스쿨을 꿈꾸다> 등이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초까지 국회의원이셨죠?

이은영 : 네. 국회의원 그만 둔 지 몇 달 안 됐는데 허탈감에서 간신히 벗어났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정치판을 떠나서 학교로 돌아가시니 어떻습니까? 시원섭섭하신지..좋으십니까?

이은영 : 처음엔 다시 적응하는 게 힘들었는데, 이제는 정치인이었던 게 까마득하게 옛날인 것 같은 생각이 들고, 학교는 학교판이라고 안 하는데 정치는 정치판이라고 하는가 알 것 같아요.

박인규 : 판이라는 게 좋은 의미도 있고 아니기도 한데 학교로 가시니까 조용하긴 하죠?

이은영 : 네. 정치판이 정말 힘들고 어지러웠습니다.

박인규 : 학교로 돌아가시자 마자 웰다잉 운동본부라는 걸 만드셨어요. 잘 죽기 위한 운동본부. 어떤 단체입니까?

이은영 : 잘 죽는 게 잘 사는 거죠. 우리가 중년을 넘어서면 남은 여생은 어떻게 살까, 우리 부모님들은 어떻게 곱게 보내드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 생각을 서로 어우러져서 같이 명상하고 생활공동체를 만들고, 또 웰다잉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 뭐가 있는가 찾아봐서 공동사업도 하고. 그런 것이 웰다잉 운동본부입니다.

박인규 : 요즘 많은 사람들은 잘 먹고 잘 살자. 이른바 '웰빙'에 관심이 많은데 웰다잉에 관심을 갖게 되신 건, 이은영 교수께서도 뭔가 죽음에 대해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신 건가요?

이은영 : 네. 개인적으로 관심이 쏠려서 물론 웰다잉 운동본부를 결성하게 됐고요. 제가 주위에서 그동안 서민층 노인의 복지 문제를 죽 다뤄봤습니다. 그런데 물론 많은 부분 복지가 진전됐지만 너무 물질적인 부분에만 한정되다 보니 그 분들의 정신적인 외로움, 정신적인 안정감 이런 쪽에는 좀 빈약해 있고, 노인 되셔서 질병에 괴로워하실 때 마음의 동반자도 부족하고요. 그리고 제가 전공이 법학이다 보니 가장 부족한 것이 노인들의 살림이라든가 생활을 옆에서 지도해주고 도와주는 후견제도가 부족한 것 같아요.

박인규 : 노인들의 물질적 안정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안정도 중요하다.

이은영 : 그런 걸 종합한, 그런 운동을... 물질과 정신을 다 종합한 노인복지, 노인후견, 그리고 노인정신안정프로그램... 단어를 찾다 보니 웰다잉이 좋은 것 같았습니다.

박인규 : 교수님 자신이 아니라 다른 대한민국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서 웰다잉 운동본부를 만드셨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도 나도 좀 웰다잉을 준비해야겠다, 그런 건 없었습니까?

이은영 : 그럼요. 저도 50넘어서면서 웰다잉에 관심이 많아졌고 조금 더 젊었을 때 복잡다단하던 삶을 가르치게 하고 깨끗하고 정돈된 삶을 통해서 언젠가 올지 모르는 죽음을 준비해나가고 싶었습니다.

박인규 : 이은영 교수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게 잘 죽는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은영 : 우선 경제적으로도 죽을 때까지 주위에 신세지지 않고 제가 생활을 줄여서 할 뿐 아니라, 빚지지 않고 떠나는 거요. 그리고 조금 남는 게 있다면 제가 다른 분들에게 나눠주고 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저는 처음에 웰다잉 운동본부라는 이야기를 듣고, 살고 죽는 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인데 그걸 운동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다면 잘 죽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많이 준비해야겠지만 도와준다고 저는 해석했는데요. 웰다잉 운동본부에서는 잘 죽기 위해서 어떤 운동을 앞으로 하실 계획입니까?

이은영 : 저는 개인의 결정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순전히 개인적 취향이기보다는 사회적 취향이라고 봐요. 그래서 문화운동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종전에 저희 부모님 세대 보면 자식을 위해서 정말 희생하고 자신의 노후는 거의 생각지 못하다가 죽음을 맞고. 또 어떤 경우에는 자식들에게 서운함도 좀 갖고 떠나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저희 세대들은 소위 낀세대라고 해서 부모님에게는 잘 봉양해 드렸는데 자식들에게는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억울한 세대라고 이야기도 하는데요. 그런 것들이 그동안 너무 젊은 시절의 삶에만 치중하다 보니 노년의 삶에 대한 마음의 준비나 경제적 준비가 부족했던 것 같고, 그건 사회 전체적인 흐름이 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그래서 문화운동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박인규 : 문화운동이라면 강연을 하시는 건가요?

이은영 : 강연도 하고 같이 모여서 명상, 다도, 건강한 음식 만들기. 건강한 생활은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것들에 대해서 공동체적인 삶의 정보를 주고받는 거죠.

박인규 : 운동이라고 하면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운동본부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이 계시나요?

이은영 : 웰다잉 운동본부를 창설한 지 한 달 됐는데요. 우선 불교여성개발원에 관여하시는 분들은 다 정말 두 손 들고 환영하고 계시고요. 불교계 전체에서도 상당히 호응이 높을뿐 아니라, 웰다잉은 종교보다는 그냥 일반인들의 중년 이후의 삶의 양식이라고 봐서, 꼭 종교에 국한하기보다는 개인의 정신적 안정을 추구하는 철학이랄까, 문화에 가까운 운동이라고 봐요. 그래서 점점 더 그런 걸 넓혀나가려고 생각해요. 생각을 공유하고 어떻게 하면 웰다잉할 수 있는가 얘기해볼 거리를 갖는 거죠.

박인규 : 이제 창립된 지 한 달 밖에 안 됐으니까 본격적인 준비를 해가시겠습니다만 첫 번째 사업으로는 이걸 하겠다. 구상이 있으신가요?

이은영 : 첫 번째는 웰다잉을 위한 생활양식을 발견하기 위해서 11월 5일에 웰다잉 문화공동체사업을 위한 실천대회를 갖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각계에서 지금 웰다잉운동을 하시는 분이 많거든요. 그 분들의 아이디어를 모아서 우리 생활에 필요한 용품들도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어 보고, 또 제일 필요한 게 노인들을 돌봐주는 분들인데요. 그동안은 너무 자원봉사에만 의존한 부분도 있고 병원 간병인 분들이 너무 사무적이랄까 그렇게 대하고 있는데 많은 노인들이 좀 정신적인 친구도 될 수 있는 간병인, 또 교육을 받아서 깨끗한 노년생활에 도움을 주는 간병인이랄까, 호스피스를 겸한. 그런 분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런 웰다잉 도우미 교육을 시켜서 각 병원이나 또는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파견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한 번 기대해보겠습니다. 요즘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실제로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주로 아마 기업체에서들에서 있는 것 같은데 웰다잉 체험이라고, 유서도 써보고 관에 10분쯤 있다가 나와보기도 하고, 시킨다고 하는데, 이른바 죽음체험이죠. 어떻게 보세요? 바람직합니까?

이은영 : 한 번씩 경험하는 건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꼭 웰다잉으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어요. 웰다잉도 습관이고 문화거든요. 1회적인 것만 가지고는 안 되고요, 그 생활습관을, 그것이 일종의 경험을 통해서 마음을 비우는 훈련 아니겠어요. 마음에 때가 차게 되면 정기적으로 비워내는 생활, 또 음식이라든가 의복, 주거생활, 사회활동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깨끗하게 정돈된 생활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친구들과 그런 얘기를 하고요. 그러면서 자기 생활을 정리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성인교육프로그램 중에는 웰다잉 체험 얘기를 나눈다거나 웰다잉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하는 테마가 관심사가 될 것 같아요.

박인규 : 일각에선 죽음체험 같은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행에 민감하잖아요. 유행에 휩쓸려가는 게 아니냐. 또 하나는 그런 입관체험 같은 행사들이 잘못하면 오히려 죽음을 미화하고 죽음에 대한 집착 같은 것을 유발하는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하세요.

이은영 : 글쎄요. 저는 심리학자가 아니니까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처음 그걸 대했을 때 섬뜩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웰다잉운동은 사실 우리가 속으로 죽음을 생각하면서도 외면하려고 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잖아요. 특히 노년, 죽음이 가까워올수록. 그런데 그냥 그걸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그런 1회적인 쇼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박인규 :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또 지금 웰다잉 열풍이란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가 OECD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다. 하루 평균 34명이다. 두 시간 마다 세 명 꼴로 자살하는 건데, 어떤 분의 책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죽음이 자살이라고 하는데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어요. 왜 그렇다고 보세요?

▲ ⓒ프레시안

이은영 :
저도 국회의원 하면서 통계를 많이 접해보니 초등학생부터 자살률이 높더라고요. 그래서 삶과 죽음에 대한 자세도 우리가 교육이랄까, 서로 얘기를 나눌 필요가 있지 않은가. 어린 시절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자살에 대해서는 저희가 적극적으로 막으려고 합니다. 자살하시는 분 또는 자살 생각하시는 분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오류가, 육체가 끝나면 모든 삶이 끝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영혼은 육체의 종말과 함께 죽지 않는다고 저는 봅니다. 그래서 우리 살아있는 동안 해야 될 일 중 하나가 영혼을 순화시켜서 다음 세계가 온다 해도 깨끗한 영혼으로 남는 거거든요. 그런데 자살은 그 영혼을 가장 나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그런 종말이 있으려면 그건 자살로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해요.

박인규 : 자살은 불행한 죽음이고, 끝나는 게 아니다

이은영 : 끝나는 게 아니라 업보만 더 만든다고 봐요.

박인규 : 하지만 우리 사회 세태를 보면 인터넷을 통해서 동반자살을 한다거나 자살을 조장한달까요. 그런 부추기는 것들이 많이 보이는데 효과적인 대책은 나오기 어려운가요?

이은영 : 자살도 물론 물질적으로 궁지에 몰리신 분들이 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정신적으로 거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기 때문에 자살을 하는 거거든요. 웰다잉운동은 우선 삶과 죽음을 연결하면서 자살 방지 쪽으로도 많은 상담활동과 함께 그 분들을 끌어안는 활동을 하려고 해요. 중요한 사업 중 하납니다.

박인규 : 웰다잉과 관련해서 또 하나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이른바 존엄사 문제. 예전에는 안락사라고 했죠. 식물인간이라든가 도저히 정상인으로 회생될 가능성 없는 분들을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 본인은 이 상태에서 고통을 더 연장하느니 죽고 싶다. 이 존엄사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떤 것이 가장 적절한 해법입니까?

이은영 : 가장 민감한 문제인데요, 우리 육체가 살아있는 한 생명은 존엄한 거라고 보기 때문에 웰다잉운동이라고 해서 안락사를 조장하거나 이런 건 아닙니다. 아직 안락사에 대해서 우리 웰다잉 운동본부가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은데요. 저는 인간의 존엄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락사라고 하는 건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최후의 순간까지 아름답게 살다 돌아가시도록 주위에서 도와주는 게 웰다잉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안락사도 소극적 안락사, 적극적 안락사, 이래가지고 미국의 어떤 의사는 환자가 원하면 독극물을 넣어서 말하자면 죽음을 빨리 오도록... 적극적 안락사고. 예를 들면 산소호흡기 같은 걸 뺀다, 어떤 조치를 안 한다... 소극적 안락사 정도는 허용해야 되는 건 아니냐 해서 전 세계적인 추세는 허용한다고 해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은영 : 우리나라에서는 안락사를 그렇게 강하게 거부하는 전통은 없었습니다 사실. 외국의 뉴스들이 들어오면서 우리도 안락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는데요. 너무 쉽게 안락사를 결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면 삶의 존엄성이 깨지리라고 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투병하면서 내 삶에서 의미는 무엇이었는가 뒤돌아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또 주위에 떠나보내시는 가족들도 너무 쉽게 그런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같이하면서 부모님께서 살아계시면서 우리에게 베풀었던 게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고요. 좀 민감한 문젭니다.

박인규 : 민감한 문제지만 일단은 살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정리할 수 있겠군요. 또 하나, 안락사와 관련되는 문제가 호스피스 문제인데, 아주 연세가 많거나 아주 치유 불가능한 병에 걸렸을 때 죽음을 좀 더 안락하고 편안하게 맞을 수 있게 하는 게 호스피스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호스피스제도 현황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잘 되고 있나요?

이은영 : 종교단체에서 호스피스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계셔서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호스피스의 노력에 훌륭한 일이라고 경의를 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나라 호스피스운동이 너무 짧아요. 거의 임종이 임박한 분들에게 찾아가는데, 사실 솔직히 생각해보면 죽음은 중년 이후에는 늘 우리 마음속에 깊이 들어있는 화두입니다. 나름대로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데 다만 그걸 얘기하지 않을 뿐이거든요. 뒤에 분들과 그런 얘기도 해보고 준비도 해보면 마지막에 지금 같이 준비되지 않은 분들을 위한 호스피스 활동보다는 훨씬 가벼운 친구 같은 호스피스 활동이 되겠고. 또 하나는 저는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데요, 간병인하고 호스피스가 구분돼 있어서 간병인은 의료나 생활 관련된 걸 도와드리고 호스피스는 정신적인 것만 관여하는, 완전히 분리돼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노인이 되면 외롭거든요. 자식이 찾아와 준다고 해도 잠시 있다 가고 간병인과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데, 정신적으로 그런 자기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친구 역할도 해주는 간병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저희는 그런 정신적인 친구도 되어 주면서 간병활동도 할 수 있는 트레이닝된 웰다잉트레이닝이 된 간병인을 양성해서 파견할 계획입니다.

박인규 :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병상에 누워계시는 노인들도 많아질 테고, 말씀하신 것처럼 간병인이 단순히 보수를 위한 일이 아니라 벗이 되는 간병인이 필요하다는 건데, 노인들의 복지를 위한 간병인들을 양성하는 것이 하나의 민간단체에서 하기보다는 정부에서도 상당히 많이 힘을 기울여야 할 텐데 정부의 지원이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은영 : 아직은 거기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는 편인데 앞으로는 노인복지를 위해서 필요한 건, 노인을 도와주는 도우미를 많이 양성하는 거고요. 또 노인에게 직접 경제적인 지원, 기초생활노령보조금도 많이 나오는데 그런 보조금이나 연금을 정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후견제도, 그리고 그런 후견인들이 혹여 부정한, 본인에게 별 도움 안 되는 행동을 하는 것도 굉장히 얘기들이 많거든요. 그런 걸 좀 감독해서 정말 노인들을 도와주고 벗이 될 수 있는 후견제도를 정착시키는 것이 저는 법학 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이에요.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웰다잉을 위한 새로운 직업도 많이 창출될 수 있겠네요

이은영 : 네. 사업이 필요해요. 마지막에 노인들이 병상에 있을 때 드실 수 있는 유동식도 지금 아이들 유동식만 병에 넣어서 팔고 있는데요, 그런 것도 좀 팔고. 또 노인들이 쉽게 가서 가볍게 식사할 수 있는 깔끔하고 저렴한 식당도 좀 많았으면 좋겠고. 의복 보면 젊은 사람 위주로 과시용 의상이 많은데요, 노인들은 좀 편하면서 깔끔하고 또 자기 모습도 아름답고 품위있게 보이길 바라거든요. 그런 옷, 의식주 면에서도 좀 노인들을 편안하게 하는 지금 그런 자연친화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상품이나 사업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조금 더 활성화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말씀 듣고 보니 저는 웰다잉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사회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많군요.

이은영 : 네. 비즈니스 분야도 꽤 생길 겁니다.

박인규 : 또 한 가지는 웰다잉 운동본부 만드시면서 함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중장년층의 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어떤 의미입니까?

이은영 : 같이 명상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처음에는 중년 여성이나 남성분들이 피트니스센터나 체력단련실에도 좀 나가 봤는데 조금 무리가 오고 장기적으로 하기에 그렇게 편치 않아서 서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모여서 호흡운동이라든가 그런 것도 하면서 다도도 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생활정보도 주고받고. 또 앞으로의 가족들이나 본인들의 장례를 위해서 장례도우미 방문하기, 또 할인해서 장례용품 구입하기. 지금 장례도 너무 거품이 많습니다. 가격이나 행사 자체가 너무 거품이 많은데 간소하고 깨끗하고 저렴하게

▲ ⓒ프레시안

박인규 :
이제 출발하는 웰다잉 운동본부가 잘 되기를 빌고요. 혹시 웰다잉운동과 관련해서 못다하신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은영 : 웰다잉을 생각할 때 웰빙이 좀 더 깊어지고, 살아있을 때 정말 잘 해야 죽음도 아름답게 연결되는. 그동안 우리 삶에 군더더기가 뭐가 있었는가 좀 보고요. 조금씩 벗어내리는 마음자세, 생활습관 가지도록 함께 손잡고 웰다잉을 생각해보기로 해요

박인규 : 잘 사는 게 잘 죽는 것이고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이다. 앞으로 웰다잉운동 잘 되기를 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은영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최근 웰다잉 운동본부를 결성한 한국외대 이은영 교수를 초대해 성숙한 죽음을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진정한 웰다잉의 의미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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