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근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가 울산에 전통건축학교를 처음 설립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건축문화를 이어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으로 자비를 들여 학교 건물을 세우고 지난 21일부터 본격적인 수업에 들어갔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국전통건축학교 설립의 주인공인 이창림 변호사를 초대해 전통건축학교를 설립하게 된 배경 등 전통문화 보존을 위한 그의 활동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전통건축학교를 세운 이창림 변호삽니다. 이창림 변호사는 1968년 경북 상주 출생으로 95년 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98년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한 후 판사로 임용됐습니다. 이후 대구지방법원과 울산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올해 3월 울산에서 변호사 개업했으며 울산에 '한국전통건축학교'를 설립해 지난 20일 이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지금 이창림 변호사가 KBS 울산국에 나와 계신데요. 울산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인규 : 바쁘신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전통건축학교 설립과 개교 축하드립니다. 정확하게 개교일이 9월 21일인가요?
이창림 : 20일입니다.
박인규 : 이사장님으로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창림 : 이제 첫 삽을 뜬 것에 불과한데 제 주위 아는 분들이나 여러분들이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많은 책임감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의 유명한 한옥학교로 키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인규 : 일단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건, 법조인과 전통건축. 쉽게 말하면 한옥인데, 법조인이 어떻게 한옥 짓는 데 관심을 갖게 됐나. 어떻게 해서 관심을 갖게 되신 겁니까?
이창림 : 제가 원래 막사발이나 한옥에 원래 관심이 있었습니다. 개업하면서 한 곳에 터를 잡고 살게 되니까 한옥을 지어서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한옥을 지으려고 하니까 자재도 그렇고 대목수님들도 그렇고 정보를 얻기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하더라도 가격이 적정한지 알 수도 없고. 저만 그런 게 아니고 주변의 다른 분들에게 물어봐도, 한옥을 짓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황토집을 짓고 싶은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옥 지을 돈으로 주변 분들이 같이 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학교를 만들게 됐습니다.
박인규 : 나 혼자 한옥 짓고 사느니 그 돈 가지고 한옥 짓는 방법을 여럿이 나눠 갖자. 한국전통건축학교라고 하니 한옥 짓는 법을 배우는 곳일 텐데 뭘 어떻게 가르칩니까?
이창림 : 가장 기본적인 이론수업 외에는, 이게 4개월 과정인데 그 중 15주 정도는 거의 전부 실기수업을 하게 됩니다. 실제 학교 부지에서 황토집과 한옥을 지으면서 전 과정을 다 배우게 되는 거죠. 자재 고르는 방법부터 나중에 마지막 구들 놓는 방법까지 전통건축 관련 기술들을 모두 배우게 됩니다. 지난주 같은 경우 처음 실습이 이뤄졌는데 대팻날 가는 것부터 대패질 기초부터 시작했습니다.
박인규 : 한국전통건축학교가 주말에만 수업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4개월 동안 한옥과 황토집 짓는 법 다 배울 수 있나요? 제가 듣기로 대목수 되려면 10년 고생해야 된다는데
이창림 : 어차피 한옥 전문 기술자로 가실 분들 같은 경우는 이미 기술을 가지신 분들이 수강하고 계시고, 그 분들이 단순히 4개월 과정을 배워서 기술자가 되는 건 아니고요. 그 외에 계속적으로 건축경험을 쌓아서 앞으로 우리 훌륭하신 대목장들 같이 전통건축기술자가 될 것 같습니다. 그 외 일반 분들 같은 경우는 4개월 과정만 마쳐도 본인의 흙집 짓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는 정도의 교과과정을 갖추고 있습니다.
박인규 : 실제 한옥 경험이 있으신 분들도 오시는군요
이창림 : 일부 그런 분들이 있는데 8, 90% 되는 분들은 대패도 처음 보시는 분들이죠.
박인규 : 한옥이 요즘 그렇게 짓기 쉬운 게 아니니까 어떤 분들이 교수님으로 참여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이 가르치십니까?
이창림 : 전통건축 관련해서는 자격이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이 있습니다. 교수님들이 다 그 자격을 가진 전통건축기술자인 교수님들. 이진섭 교수님이나, 이신열 교수님.. 이 분은 자문을 위주로 하시지만 이런 분들은 전통건축을 수십년 동안 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게 됩니다.
박인규 : 듣기로는 이진섭이라는 교수님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응수 대목장과 동문수학하셨다는데 맞습니까?
이창림 : 예전에 월정사 건축을 아마 이광규 도편수께서 하셨는데 그때 같이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박인규 : 일요일에 첫 수업을 하셨는데 지금 학생은 몇 명입니까?
이창림 : 46명이 교육받고 있습니다.
박인규 : 주로 어떤 분들이 참여하시나요?
이창림 : 각계각층의 다양한 분들이 계시고, 남성, 여성, 연령층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합니다. 직업도 대기업에 근무하시는 분부터 자영업에 종하사시는 분까지 다양합니다.
박인규 : 21일하고 지난주 27, 28일에 수업하셨는데 두 번째 세 번째 수업 과정에서는 뭘 가르치셨습니까?
이창림 : 첫 주에는 이론수업이었습니다. 전통 한옥의 각 부분별 명칭이나 유명 목조건조물을 보여주는 이론수업이 있었고요. 그 다음주 수업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대패를 다루는 법, 대팻날을 대패에 어떻게 끼우고, 대패를 어떤 각도로 조작하는지 이런 것을 주된 방법으로 배웠습니다.
박인규 : 좀 현실적인 질문으로... 거기 들어가서 배우려면 수강료를 내야 되겠죠? 얼마나 됩니까?
이창림 : 수강료는 흙집짓기과정과 전통기술전문가 과정, 두 파트로 나눠져 있습니다. 흙집짓기과정은 매주 토요일 종일반으로 16주를 하게 되는데 16주 동안 수강료가 120만원입니다. 그리고 전통전문가과정은 토요일 일요일 주말 이틀 동안 배우게 되고 역시 16주 과정으로 240만원을 내게 됩니다.
박인규 : 하루씩을 더 하니까. 요즘 자격증시대라고 하는데 한국전통건축학교를 나오면 자격증 같은 걸 갖게 되나요?
이창림 : 아까 말씀드린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 그게 현실적으로는 유일하게 눈으로 보이는 자격입니다. 그걸 따기 위해서는, 학굑에서 진학반을 만들려고 하는데 별도로 이론수업을 받으셔야 합니다. 실기능력에 이론수업을 받으시면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에도 도전해 보실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문화재수리기능사 말고 한옥건축사 자격증은 없습니까 우리나라에?
이창림 : 안 그래도 그 부분이 문제가 있습니다. 의료 쪽은 한의사와 일반 의사로 자격이 구분돼 있는데 한옥 건축 부분은 계속 옛날부터 도제교육 형태로 돼 있다 보니 국가가 거기에 자격을 부여하는 부분이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약 한옥을 건축해도 실제로 건축설계나 그런 부분은 일반 건축사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부분은 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실제 상당한 경험을 축적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설계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거든요. 그런데도 반드시 그쪽을 통해야만 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그 부분은 좀 법제적으로 한옥에 특화된 건축사 자격이 부여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옥 관련해서는 문화재수리기능사라는 자격밖에 없다면 한옥을 새로 짓지는 말고 계속 수리만 하라는 얘기 아닙니까.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은데요
이창림 : 그 외에는 우리 전통한옥 원형에 대한 기술을 가지신 분들을 인간문화재,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이 전부로 돼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한옥건축을 제대로 배우려면 실제로 대패나 톱을 써봐야 되고 실제로 집도 지어 봐야 될 텐데 그럴 만한 부지랄까 시설이 다 마련돼 있습니까 이 학교에는?
이창림 : 학교 부지가 1500평 규모입니다.
박인규 : 방송용으로는 한 5천평방제곱미터
이창림 : 네. 행정동 한 채 외에는 다 부지가 실습장으로 꾸며져 있어서 실제 실습을 하면서 학교 부지에서 황토집과 한옥을 다 실제로 그 자리에 건축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 문제는 전혀 없죠.
박인규 : 5천평방제곱미터 규모의 학교와 교수분들... 이런 환경을 만들려면 상당히 많은 자금이 들어갈 것 같은데 실례지만 얼마나 드셨는지. 또 아직 경력이나 이런 걸로 그렇게 돈이 많으신 것 같지 않은데 어떻게 충당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이창림 : 대구에 구입한 아파트가 있었는데 울산에 한옥을 지을 생각으로 그 아파트를 처분했습니다. 그 돈도 일부 투입하고 지인들에게 이걸 설명했더니 두 사람의 지인들이 도와주겠다 해서 그 도움도 좀 받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하시는 것만큼 그렇게 아주 토지구입비와 실습장이나 행정동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축한 건물 외에는 그다지 큰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박인규 : 이창림 변호사가 원래는 한옥을 짓고 살고 싶다. 해서 한국전통건축학교를 만드셨는데 이사장이지만 학생으로 참여하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창림 : 저도 가능하면 주말에 시간 내서 수업도 듣고 현장서 행정적인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한 2주 동안 교육을 했는데 참여하시는 분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이창림 : 대개 본인들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참여하시기 때문에 대단히 열성적으로 수업을 들으시려고 하고 강의도 열심히 듣고 실습 과정에서 계속 질문하고 교육을 받고. 대단히 열의 있으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의 전통건축 또는 한옥 짓는 법을 가르치는 학교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창림 : 아마 도마다 하나 정도는 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한국전통건축학교와 기존 전통건축학교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이창림 : 차이점이라면 일단 도심에서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 현재 전국에 있는 한옥을 가르치는 학교들이 좀 도심에서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학교 자체에서 숙식을 해결하지 않으면 좀 배우기 힘들고 완전히 전문가적 과정에 있기 때문에 자기 집을 지으면서도 전통기술자에게 배우겠다. 이런 분들이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곳에 위치해 있고 학교 성격들도 그렇습니다. 울산에 있는 한국전통건축학교는 전문가과정뿐만 아니라 본인의 집을 짓는 분들도 도심에서 10분에서 20분 시간 내면 학교에 접근할 수 있고. 그런 점이 가장 큰 장점이고 그러면서도 교수진들이 문화재 수리기능사를 가지면서도 오랜 기간 동안 종사했던 전문가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혹시 기존에 있는 다른 학교와 교류할 계획은 없으십니까?
이창림 : 그런 것까지는 생각을 미처 못해봤는데, 결국 이게 지역적인 특색이 있는 건 아니고 전통한옥들이 대개 비슷하기 때문에 각 도에 있는 학교들과 교류도 앞으로 활발히 해볼 생각입니다.
박인규 : 이 변호사님, 울산국과의 회선 사정으로 인해서 지금부터는 전화로 바꿔서 대화를 계속하겠습니다. 학교가 개교한 지 열흘 정도 밖에 안 됐는데 주중에, 어차피 학교의 취지가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는 거라면 학교의 여러 가지 시설들을 한옥박물관, 이런 식으로 활용하실 계획은 없으십니까?
이창림 : 박물관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한옥의 부분의 모형들을 설치해둘 예정입니다. 부석사 무량수전이나,.. 그런 모형을 분해 조립 가능하도록 만들어서 수강생들이나 시민들이 와서 관심을 갖고 만져보거나 손에 접촉할 수 있도록 모형을 설치해둘 예정이고요. 그리고 울산에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한옥이나 전통문화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서 부모와 함께하는 한옥체험교실이라고 해서 한 20분의 1정도의 모형으로 한옥을, 공방과 협정을 해서 모형을 만들어 놓을 예정입니다. 그래서 구입하시면 교수님들과 함께 그 모형을 만들면서 학생들이 한옥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한옥체험교실도 운영하고. 그 일대가 황토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황토를 만지면서 더 어린 영유아들 같은 경우 황토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교실도 운영할 예정입니다.
박인규 : 그런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언제 시작됩니까?
이창림 : 올해는 좀 힘들 것이고 졸업생이 배출되고 나서 내년 봄쯤에 시작할 예정입니다
박인규 : 기대해보겠습니다. 우리 전통문화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전통문화의 체계적 계승이 좀 어렵다고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한국전통건축학교 설립이 중요하다고 생각돼요. 실제로 전통건축학교를 만드시면서 어려웠던 점 같은 건 없었습니까?
이창림 : 행정적인 부분에서 큰 부지를 활용해서 학교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체계화돼 있지 않습니다. 이걸 인가받고 허가받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울주군에서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울주군에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주셔서 쉽게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라면 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전통건축학교를 만든다고 하니까 혹시 도편수라든가 전통건축 관련되신 분들이 어떤 반응들을 보이시던가요?
이창림 :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시고, 지역이 아무래도 서울과 많이 떨어져 있다 보니 직접 참여를 원하시면서도 못 오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장기적으로 전통한옥이라는 맥락에서 같은 쪽에 종사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많은 교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1기생이 9월 20일에 입학하셨는데 4개월 과정이면 이 분들이 1월 말이면 졸업하시겠네요? 2기생은 언제부터 뽑으십니까?
이창림 : 2기생은 아무래도 2월은 많이 추우니까, 건축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중간에 겨울이 오는 건 상관없지만 처음에 대패부터 기초과정부터 배우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기수 개강 일정은 3월 초로 예정돼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럼 2기생으로 입학하시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이창림 : 학교 교육행정부로 연락하셔도 되고 한국전통건축학교를 인터넷으로 치시면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그 홈페이지에 들어오셔서 문의하셔도 되고, 아니면 전화번호가 052 269 5334번으로 전화해 주시면 담당 직원이 안내해주실 겁니다.
박인규 : 이거 경쟁률이 높아지면 시험도 보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이창림 : 현재도 수강 원하시는 분들 중에 저희가 반 정도도 다 수용을 못했습니다. 여건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게 예컨대 단순히 학원 개념이 아니라 이론이 아니라 실습교육을 받기 때문에 실습현장에서 대패 정도만 해도 괜찮은데 톱을 사용하게 됩니다. 톱 같은 걸 사용하니까 40명만 돼도 톱이 40개가 한꺼번에 돌아가는 공간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이상 인원을 수강하게 하려면 엄청나게 큰 실습장이 필요해서 당분간 힘들 것 같고, 수요가 많으면 실습장을 확대해서 받아볼 예정입니다.
박인규 : 그런데 40명 정원인데 한 100명 200명이 입학하겠다고 하면 선발해야 할 거 아닙니까. 기준 같은 게 있습니까
이창림 : 선착순이고요. 의지를 가지고 배우시려는 분들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나이나 직업을 가지고 선별할 수는 업서=선착순으로 받고 있습니다.
박인규 : 선착순이면 입학원서를 언제부터 받는지가 제일 중요하겠군요.
이창림 : 지금도 예약 형태로 수강생을 받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변호사님 모시고 법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한옥에 관한 이야기를 하니 이상하다는 느낌도 드는데, 지금 전통건축학교 이사장이시지만 울산학춤보존회와 결연을 맺으셨다고요?
이창림 : 그건 제가 개인적으로 결연을 맺은 건 아니고, 울산시에서 메세나운동이라고 울산시 쪽에서 문화예술분야가 후진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박인규 : 메세나운동이라는 게 기업이나 재력있는 분들이 예술활동을 후원하는 걸 말씀하시는 거죠?
이창림 : 네. 그것을 울산시가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저희 사무실에서 울산학춤보존연구회와 결연을 맺어서 후원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저는 동래학춤이 유명하다는 말은 들어봤는데, 울산 학춤은 어떤 춤인가요?
이창림 : 울산 학춤은, 말이 어려운데 계변천신 강림이라고 신라의 전통 설화가 있습니다. 설화에서 경주와 울산이 인접해 있다니까 설화를 바탕으로 울산에 학춤이 유래됐고요. 학이 울산에만 있었던 게 아니고 우리나라 전역에 살던 것이고 바닷가 관련해서 울산이나 양산, 부산 동래 지역이 전부 바닷가에... 암벽에 살고 있는 학을 주제로 한 학춤들이 많이 전래됐던 것 같습니다. 울산 학춤뿐만 아니라 부산 동래, 경남 양산 학춤들이 있고 울산 학춤은 울산에서 유래한 학춤을 여러 분이 복원해서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쳅니다.
박인규 : 울산 하면 저희가 조선소 해서 굉장히 공업도시로 알려져 있는데 거기도 전통문화를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이창림 : 울산에 자동차, 조선소가 들어오면서 급격히 도시가 팽창돼서 인구 110만이 넘는 대도시가 돼 있는데, 대도시로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적 여건은, 특히 전통문화 관련해서는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한옥이나 물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들도 많이 부족하고 학생들이 직접 가서 관람하거나 볼 수 있는 것들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전통건축학교가 건축을 하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상당히 필요하고요
박인규 : 전통건축학교를 세우고 운영하시고 울산 학춤을 후원하시고, 어렸을 때부터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까? 집안에 어떤 배경이 있으신가요?
이창림 : 고향이 경북 안동 도산입니다. 도산서원 옆이 바로 집인데 그러다 보니 어릴 때부터 도산서원이나 봉정사 극락전이라든가 부석사 무량수전으로 소풍을 가거나 놀러 가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걸 보다가 외지로 나가 보니까 다른 지역에 의외로 사찰을 제외하고는 전통가옥 보기가 상당히 힘들고요. 또 서울에 남산 한옥촌 정도는 있지만 그 외에는 문화재로 보호되는 정도에 불과하지 일반 사람들의 살림집 형태의 한옥들을 참 구경하기 힘든 면이 있더라고요. 그런 것 때문에 이게 좀 집단적으로 한옥 한 채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한옥이 군락을 형성해서 한옥단지가 형성돼 있으면 상당히 보기 좋습니다. 살림집 형태의 한옥 울산에도 모여서 사람들의 하나의 명소가 되는 곳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좀 있었습니다.
박인규 : 전통문화에 관해서 많은 말씀을 나눴는데 앞으로 혹시 전통문화 보존 관련해서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창림 : 사실 정부가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될 부분은 한옥이나 도자기보다는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들. 어찌 보면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로 밀려나서 사람들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전통문화에 대해서 국가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그런 전통문화를 보존해 두는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각고의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인규 : 한국전통건축학교 잘 되시기 빌고요, 정부에서도 전통문화를 살리기 위해서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창림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울산에 한국전통건축학교를 설립한 이창림 변호사를 초대해 전통건축학교를 설립하게 된 배경 등 전통문화 보존을 위한 그의 활동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대담 중 회선 사정으로 인해 후반부를 전화로 연결한 점,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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