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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구제금융, 스웨덴 모델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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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구제금융, 스웨덴 모델 따라야"

경제전문가들 "대공황 사례나 일본식은 위험" 경고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내놓은 7000억 달러 구제금융안이 진통 끝에 합의를 본 가운데, 이번 법안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할 뿐 최종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욕타임스>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연구원을 지낸 매사추세츠공대(MIT) 사이먼 존슨 교수는 이번 법안으로 시장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지만 미국의 차기 행정부에 할 일을 많이 남겨 뒀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정부가 이번 구제안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관리하고, 은행 업계의 계약 및 자본재구성을 도와야 하며, 모기지 위기를 맞은 주택소유자들을 보조하는 등의 일을 해야 한다고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이 금융위기와 경제적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금융 산업의 부실 규모를 산출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부실채권이 3500~4000억 달러 가량이라고 알려지고 있지만, 부동산 관련 부채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 대출, 소비자 대출, 학자금 대출, 신용카드 등에 따른 부실까지 포함시킬 경우 부실이 1조 5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끌어안기만 했던 일본, 무작정 기다렸던 대공황

어쨌든 구제금융 투입이 성공할 경우 미 행정부는 전체 손실 규모를 파악할 수 있고, 은행 시스템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정부가 건전한 은행과 제멋대로 행동한 은행을 골라 후자를 솎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구제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이 꺼진 후 부실한 은행을 끌어 앉기만 해 경기침체와 소비 및 취업률 감소만 가져왔던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본 정부의 부적절한 정책은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를 가져왔고, '잃어버린 10년'은 최근에야 끝났다.

하버드대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일본으로부터 얻은 교훈은 은행에 대해 보다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의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부실자산을 도려내 시장이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이지만, 핵심은 구제금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지켜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고프 교수는 이어 "투입된 돈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은행을 살리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위장된 보조금'이 될 경우, 고통만 연장시키는 것일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반면, 박살나버린 은행에 대한 지원을 지연시키기만 했던 1929년 대공황 이전의 상황도 또 하나의 반면교사다. 로고프는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가 없다면 대공황 같은 비상사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막기 위해 부실 은행을 끌어안기만 했던 일본, 무작정 기다기만 했던 대공황의 중간쯤에 있었던 것은 정부가 문제의 은행들을 신속하게 인수했던 1990대 초반 스웨덴의 사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구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은행들의 주주(shareholder)가 되었던 스웨덴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 중요한 만큼 구제금융 감시도 긴요"

최고경영자들의 임금에 상한선을 두는 조치는 구제안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초 경영진의 급여에 대한 세금 공제에 제한을 뒀던 조치는 시간이 가면서 시들해졌고 오히려 스톡옵션 같은 제도를 만드는데 기여해 경영진의 임금이 치솟는 것을 도왔다고 지적한다.

델라웨어 주립대학의 경영 전문가인 찰스 엘슨은 "정부가 입장을 분명히 밝힘으로서 금융기관 경영진들이 임금 하락을 다른 방식으로 보충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규제가 금융 산업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인 만큼 그에 상응하는 규제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콜롬비아대의 자그디시 바그와티 교수는 "금융은 매우 중심적이고 특수하며 긴요하지만 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기도 한다"며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은 금융이 매우 강력한 도구이지만 면밀하게 감시되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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